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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가족들 "2.6㎞ 떨어진 바다 밑에 진실 가라앉아"

송고시간2016-04-12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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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거차도 가족캠프의 세월호 유족 "믿을 것은 오로지 선체라는 진실뿐"

'저 바다 아래 진실이'
'저 바다 아래 진실이'

12일 전남 진도 동거차도에서 세월호 유가족들이 세월호 침몰 해역에 정박된 중국 상하이 샐비지 바지를 바라보고 있다. 2016.4.12

(진도=연합뉴스) 정회성 기자 = 세월호 사고 해역에서 불과 2.6㎞ 떨어진 전남 진도군 조도면 동거차도.

단원고 2학년 5반 '큰 건우' 군의 아빠 김광배(51)씨는 세월호 참사 2주기를 나흘 앞둔 12일 이 섬의 해발 140m 남짓한 언덕에 올라 짧은 탄식을 내뱉었다.

김씨는 "사람 사는 섬에서 이렇게 가까운데, 배에서 탈출만 했어도 우리 아이들이 살 수 있었다"며 세월호 선체 인양을 위해 정박한 상하이 샐비지 바지에서 시선을 거두지 못했다.

김씨는 이날 선체 인양 현장 실지조사에 나선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와 함께 사고 해역을 찾았지만, 4월의 거센 맹골수도는 이들의 접근을 허락하지 않았다.

오전 9시께 진도 서망항을 출항한 낚싯배는 김씨 등 세월호 가족 4명과 특조위 관계자 8명을 태우고 사고 해역을 찾았다가 높은 파고와 강한 조류로 뱃머리를 동거차도 세월호 가족캠프로 돌렸다.

'윤민이 아빠' 최성용(55)씨, '예슬이 아빠' 박종범(50)씨, '소연이 아빠' 김진철(55)씨 등 3명이 지키고 있는 가족캠프는 이날까지 세월호 가족들이 1주일 단위로 교대하며 8개월째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세월호 가족들은 제대로 서 있기조차 어려울 만큼 강한 바닷바람이 부는 언덕 꼭대기에서 나날을 이어가는 이유가 '선체라는 진실 외에는 믿을 것이 없기 때문'이라고 한목소리로 말했다.

12일 전남 진도 동거차도에서 세월호 유가족이 세월호 선체 인양작업 관찰을 위해 설치한 천막을 추스르고 있다.

12일 전남 진도 동거차도에서 세월호 유가족이 세월호 선체 인양작업 관찰을 위해 설치한 천막을 추스르고 있다.

최성용씨는 "매주 금요일마다 아이들 부모 3∼4명이 동거차도를 찾아 사고해역을 감시하고 있다"며 "인양 바지선에 머물며 진행 상황을 지켜보고 싶다는 가족들의 요구가 거부당하면서 캠프가 꾸려졌다"고 말했다.

최씨는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작업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다"며 "가족들이 온 뒤로 바지가 방향을 돌리고 밤에만 본격적인 작업을 시작하고 있어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고 토로했다.

그는 "인양작업의 마지막 순간까지도 감시를 이어갈 것"이라며 "선체를 어디로 옮길지 모르겠지만 가능하면 배 안쪽 수색까지도 참관하고 싶다"고 밝혔다.

단원고 2학년 7반 동수군의 아버지 정성욱(46)씨는 "현재 세월호 선체에 부력탱크 등을 설치하기 위한 90개의 구멍이 뚫려 있다"며 "해수부가 당초 발표한 인양계획에 없던 것들"이라고 강조했다.

정씨는 "공정이 일지에 맞게 진행되고 있는지, 인양이 정말 가능한지가 가장 우려된다"며 "그래도 감시하는 것과 안 하는 것은 차이가 크기 때문에 부디 인양이 잘 되게 하려고 가족들이 지켜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2시간 정도 동거차도에 머문 세월호 가족들과 특조위 관계자들은 가족캠프를 지키는 최씨 등을 위로하고 말없이 사고해역을 바라본 뒤 서망항으로 귀항했다.

세월호 가족들은 2주기 행사를 마친 17일 다시 사고 해역으로 향할 예정이다.

h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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