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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후' 용두사미지만…"송송커플은 너무 예뻤지 말입니다"

송고시간2016-04-15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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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회도 PPL의 향연으로 몰입 방해…해변의 키스신은 압권

'달콤한 밀당 연애의 정석' 보여주며 시청자 홀려…멜로 외 부분은 아쉬워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다시 찾아간 우르크 해변의 키스신은 압권이었고, '송송커플'의 미모와 케미는 시청자의 가슴에 별똥별을 떨어뜨렸다.

유시진과 강모연이 '고난의 행군'을 견뎌내고 마침내 사랑의 안정권에 접어든 모습은 모닥불 피워놓고 마주앉아서 부르는 노래처럼 보는 이의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었고 또다시 광대뼈를 비실비실 승천하게 만들었다. 완벽한 해피엔딩이다.

이것이 주어진 미션이었고 추구하고자 했던 지향점이었다면 드라마는 성공했다. '송송커플'은 처음부터 끝까지 너무 예뻤고, 둘이 빚어내는 하모니는 예술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쉬운 것은 아쉬운 것이다. KBS 2TV 수목극 '태양의 후예'가 마침내 지난 14일 막을 내렸다.

드라마는 호기롭게 벌려놓은 판을 수습하는 데 역부족을 드러냈고, 인류애와 애국심을 표현하는 방식은 초등학교 교과서와 같아 당황스러웠으며, 과도한 간접광고(PPL)는 마디마디 몰입을 방해해 꽤나 큰허점으로 도드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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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시진-강모연에 홀린 두달…"서사는 빈약"

방송에 앞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송중기는 "전쟁 중인 데다 지진도 나고 의사도 나오고 다양한 설정들 때문에 장르가 무엇이냐고 묻는 분들이 많은데 저는 멜로 드라마라고 생각한다. 시진과 모연의 사랑을 위해 헬기도 뜨고 지진도 나고 전쟁도 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말이 딱 맞았다.

'재난 휴먼 멜로 블록버스터'라는 설명과 함께 큰 스케일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며 출발한 '태양의 후예'는 결국 멜로였다. 그리고 '그냥' 멜로일 뿐이기도 했다.

이로 인해 "심장을 뛰게 하는 최고의 멜로"라는 찬사를 받기도 하지만, "서사가 없고 유치하다"는 비난도 동시에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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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회, 유시진과 강모연이 돌고돌아 다시 찾은 우르크 해변에서 연출한 아름다운 키스신을 보여주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고, 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또 그렇게 울었던 것이다.

유시진과 강모연의 드라마틱한 사랑을 위해 납치, 추락, 실종, 총격, 응급수술이 벌어졌고 심지어 남북회담도 그 때문에 펼쳐졌는데, 그런 '고난의 행군'에서 피어난 운명적인 사랑은 송중기와 송혜교가 실어나른 덕분에 '너무도' 말이 됐다.

지난 두달 송중기가 연기한 유시진, 송혜교가 연기한 강모연은 시청자를 홀렸다.

◇ 달콤한 밀당 연애의 정석…"15~16회는 잉여" 지적도

남녀가 리드미컬하게 톡톡 주고받는 대사와 감정의 '밀당', 애간장을 녹이는 애절하고 '달달한' 상황은 김은숙 작가의 전매특허. 물론 재치와 순발력이 살아있는 코미디도 빼놓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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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의 후예'에서도 이 전매특허는 유감없이 실력을 발휘했고, 특히 이보다 멋질 수 없게 설정된 유시진이라는 캐릭터의 매력이 대폭발을 이루면서 '김은숙 표 멜로'는 또다시 그 상품성을 만천하에 인정받았다.

마지막회에서도 김 작가는 유시진과 강모연이 '눈물 펑펑'과 '웃음 깔깔'의 극단을 오가는 상황에 놓이도록 했는데, 이들의 멜로에 완벽하게 홀린 시청자는 어떤 상황이 펼쳐져도 둘의 감정을 따라갈 수 있었다. 오글거리는 장면부터 절절한 장면까지 김 작가는 자유자재로 그려내며 꿈에서도 만나고 싶은 달콤한 밀당 연애의 정석을 보여줬다.

하지만 멜로 외에는 허점이 많았다. 심지어 "15~16회는 잉여"라는 뼈아픈 소리도 나왔는데, 무엇보다 유시진과 서대영의 기나긴 실종과 극적인 생환이 너무 어설프게 그려졌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3개월의 비밀 작전과 9개월의 실종이라는 긴 시간이 흐른 것으로 설정됐지만, 이 엄청난 사건이 제작비 탓인지 생략법으로 처리되면서 15회에서 극을 감싸던 비장미는 순식간에 사라지고 16회에서 갑자기 코미디로 장르가 급전환돼 황당하게 만들었다.

물론 새드 엔딩이 될까봐 노심초사했던 멜로 팬들에게는 해피 엔딩이 마냥 반갑고 고마운 일이지만,전체적인 틀에서 이 드라마는 처음에 내세웠던 '재난과 분쟁의 현장'을 그려냈다고 하기엔 부족한 점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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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도한 광고에 주객 전도…"애국심 고취 드라마?"

많은 드라마가 피해가지 못하는 '용두사미'의 덫에 '태양의 후예'도 걸려들고 말았다.

1~2회에서는 세상에 이런 재미있는 게 또 어디있나 싶게 혼을 빼버렸던 이야기는 아쉽게도 끝으로 갈수록 '닥치고 만화'가 되면서 실망감을 안겨줬고, 과도한 PPL이 이러한 흐름에 숟가락을 제대로 얹으면서 멜로에 대한 몰입마저 방해했다.

마지막회 유시진-강모연의 낚시 데이트에서도 무려 5개의 PPL이 노골적으로 이어졌다는 지적이 나왔고, 다니엘의 캐나다 결혼식도 스마트폰 결제를 광고하기 위한 장치로 전락한 느낌이었다. 광고를 위해 이야기를 억지로 만들어낸 것 같아 불쾌감마저 들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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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부터 아몬드까지 실로 다양한 품목이 PPL로 등장했는데, 주인공들이 우르크에서 서울로 돌아온 이유가 PPL을 위해서였다는 지적마저 나올 만큼 서울 신에서는 PPL이 그야말로 쉴틈없이 화면을 메웠다.

또 참으로 정직하고 단순하게 애국심, 군인의 사명감과 투철한 국가관 등을 계속 강조해서 당황하게 만들기도 했다.

마지막회에서 "어딘지도 모를 지하에 갇혀서 살이 찢기고 뼈가 부러지는데도 군인이 된 게 후회되지 않았습니다. 조국은 저같은 군인을 잃어선 안된다고 생각합니다"라는 서대영의 말은 '배달의 기수'가 부활했나 싶을 정도였다.

남북 군인의 의리와 우정, 조국과 민족을 위해 목숨을 거는 군인의 모습은 멋지고 뭉클하지만, 이 드라마의 노골적인 표현방식은 세련되지 못했고 논란을 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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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태양의 후예'는 '해를 품은 달' 이후 4년 만에 30%를 넘은 미니시리즈 드라마가 됐고, 한류를 대대적으로 되살렸으며, 마지막회에서는 전국 38.8%, 수도권 41.6%, 서울 44.2%라는 엄청난 '업적'을 거두며 한국 드라마사에 뚜렷한 족적을 남긴 작품이 됐다.

prett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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