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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인도 위작' 논란 속 또 말 바꾸기…어느 말이 맞나

송고시간2016-04-28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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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 당사자 권춘식, 그렸다→안 그렸다→그렸다 번복

영상 기사 '미인도' 논란 재점화…"감정서 총체적 부실"
'미인도' 논란 재점화…"감정서 총체적 부실"

[앵커] 지난해 세상을 떠난 고 천경자 화백의 '미인도'를 자신이 그렸다고 했다가 말을 뒤집었던 권춘식 씨가 또 다시 입장을 번복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천 화백의 유족 측은 국립현대미술관 등을 고소ㆍ고발했는데, 감정서에도 총체적 부실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신새롬 기자입니다. [기자] 작품 '미인도' 위작 논란의 중심에 섰던 위작범 권춘식 씨. 자신이 위조했다는 진술을 꾸준히 해온 그는 돌연 지난달 초 "여러 위작을 만들어 확신이 없었다"며 말을 번복했습니다. 하지만 1999년 당시 자료 등을 본 권 씨는 또다시 "자신이 그렸다"고 말을 바꿨습니다. 그러면서 "전ㆍ현직 화랑협회 고위 임원들의 회유에 압박을 느껴 진술을 바꿨다"는 폭로도 했습니다. <권춘식 / 미술품 위조범> "변호인단 측에서 연락이 와서 방송 촬영할 당시, 화랑협회 사람들로부터 항의를 좀 많이 받았거든요. 항의 받은 것 때문에 압박을 좀 느껴서 그런 것도 있고 번복을 하게 됐는데…" 마지막으로 입장을 정리했다는 권 씨는 당시 압박을 받은 증거 녹음파일과 함께 자필 진술서를 냈습니다. 천 화백의 차녀인 김정희 씨와 공동변호인단은 국립현대미술관 바르토메우 마리 관장과 학예실장 등 관계자 6명을 고소 고발했습니다. 저작권법 위반과 허위공문서 작성, 사자 명예훼손 혐의 등입니다. 무엇보다 그림의 위작 여부를 판별한 화랑협회의 감정 자체에 문제가 있었다는 사실을 증명할 예정입니다. <배금자 / 공동변호인단> "감정서에 적힌 감정위원들이 감정했다는 작품 크기와 국립현대미술관이 당시 보도자료로 발표한 그림의 크기가 완전히 달라요. 얼마나 감정이 엉터리였고, 현대미술관이 날조된 사실을 만들어 냈는지…" 앞서 바르토메우 마리 국립현대미술관장은 "모든 이해관계자가 만족할 수 있는 방식으로 해결하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으며, 일련의 의혹에 대해 "특별한 입장은 없고, 관련 부서에서 검토하겠다"는 답변을 내놨습니다. 연합뉴스TV 신새롬입니다. 연합뉴스TV : 02-398-4409(제보) 4441(기사문의), 카톡/라인 jebo23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진위 논란이 인 천경자의 '미인도'를 그렸다고 주장하다 지난 3월 입장을 번복한 권춘식 씨가 또다시 말을 바꿨다.

천 화백의 차녀 김정희 씨를 대리하는 '위작 미인도 폐기와 작가 인권 옹호를 위한 공동변호인단'은 지난 27일 국립현대미술관 전·현직 관계자들을 고소·고발하면서 권씨의 새로운 진술서를 검찰에 전달했다.

변호인단은 "권씨가 (지난 3월) 진술 번복은 화랑협회 관계자의 강권 때문에 압박을 느껴 이뤄진 것이며, 국립현대미술관의 미인도는 자신이 그린 것이라는 의견에 변함이 없다는 인증 진술서를 제출했다"고 말했다.

공동변호인단의 배금자 변호사는 28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권씨가 지난 2월 방송 프로그램의 취재에 응할 때 화랑협회 사람들로부터 압박과 회유를 받았다"면서 "권씨와 화랑협회 관계자의 통화를 녹음한 파일도 확보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권씨가 지난달에 그림을 그리지 않았다고 했다가 불과 한 달여 만에 그림을 그렸다고 진술을 번복함에 따라 미인도 문제의 진실은 더욱 알 수 없게 됐다.

앞서 권씨는 지난달 초 "1978년 위작 의뢰자에게 세 점을 그려줬는데, 검찰 수사 과정에서 나 스스로 미인도와 착각해서 말한 것 같다"며 그림을 그린 기억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방송에 위조범으로만 나오니 부담이 됐다"면서 "그간 논란에 시달렸는데, 이제는 (논란을) 떠나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애초 권씨가 미인도에 대해 언급한 시기는 1999년으로, 당시 고서화 위작 사건으로 검찰 수사를 받는 과정에서 화랑을 운영하는 친구의 요청을 받고 미인도를 그렸다고 진술한 바 있다.

미술계에서는 자꾸만 말을 바꾸는 권씨의 주장을 곧이곧대로 믿기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

미술계 관계자는 "가짜를 만드는 사람이 대중 앞에서 이랬다저랬다 하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참회하는 마음으로 자중해야 하는데, 상식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천 화백의 유족과 국립현대미술관 사이의 소송전이 불거지면서 권씨는 물론 미술계 전체가 비난을 받을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다른 미술계 관계자는 "많은 미술 전문가들이 국립현대미술관 수장고에 있다는 미인도를 본 적이 없다"며 "미술계 안에서 충분히 공론화하고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법정에서 다루게 돼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미인도 위작' 논란 속 또 말 바꾸기…어느 말이 맞나 - 2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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