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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승려들 "로힝야 표현 쓰지말라" 美 대사관서 시위

송고시간2016-04-29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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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미얀마의 극우 불교단체가 자국 내 이슬람교도들을 '로힝야족'이라고 부르지 말라며 미국을 상대로 시위를 벌였다고 현지 언론이 28일 보도했다.

극우성향의 불교단체인 '마 바 타'(Ma Ba Tha, 민족종교 보호를 위한 애국연합) 소속 승려 등 300여 명은 이날 양곤 시내 미 대사관 앞에서 집회를 열고 '로힝야'라는 명칭 대신 방글라데시 불법 이민자를 뜻하는 '벵갈리'를 쓰라고 촉구했다.

집회를 주도한 승려인 파르마욱카는 "우리는 오늘 이곳에서 미얀마를 비롯해 모든 국가에 파견된 미국 대사관과 대사에게 이 나라에는 로힝야족이 없다는 것을 선언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이 로힝야라는 표현을 수용한다면, 그들을 데려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집회는 최근 서부 라카인주(州)에서 발생한 로힝야 난민 선박 전복 사고에 대한 주미얀마 미국 대사관의 성명을 문제 삼는 차원에서 열렸다.

미국 대사관은 전복 사고로 난민 20여 명이 숨진 데 대해 성명을 내고 "로힝야족 희생자들에 대해 조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인구의 90% 가 불교를 믿는 불교국가 미얀마에서 로힝야족은 사실상 방글라데시계 불법 이민자 취급을 받고 있다.

특히 지난 2012년 서부 라카인주(州)에서 무슬림 남성들이 27세 여성을 성폭행 살해한 사건이 벌어지고, 이를 계기로 불교도와 무슬림간의 집단 폭력사건이 발생해 200여 명이 사망한 뒤로는 로힝야족에 대한 차별이 훨씬 심해졌다.

이 사건 이후 로힝야족은 차별과 폭력을 피해 태국 등 인근 국가로 목숨을 건 탈출을 시도하거나 난민 캠프에 수용돼 생활하고 있다.

지난해 총선을 통해 집권한 아웅산 수치도 소수민족 간 분쟁 해소를 새 정부의 최우선 과제로 제시하고 있지만, 유독 로힝야족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하고 있다.

수치가 주도하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은 지난해 총선에서 로힝야족 후보를 단 한명도 내세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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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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