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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사 이전 둘러싼 지역 간 갈등에 전국 곳곳이 몸살

송고시간2016-04-3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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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고 좁은 청사 이전·신축 불가피…이해 얽혀 지자체 전전긍긍

(전국종합=연합뉴스) 전국 지방자치단체 곳곳이 '청사 이전·신축'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사용 중인 청사가 낡고 협소해 이전 또는 신축이 불가피한 곳이 다수지만 주민 간 이해가 얽혀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전전긍긍하는 것이다.

지자체들은 이 문제가 자칫 지역 갈등으로 번질까 봐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속도 조절에 들어간 곳도 있다.

대구에서는 최근 시 청사 이전 문제가 수면 위로 막 떠올랐다.

시는 중구 동인동에 있는 본청사가 오래되고 비좁아 북구 산격동 옛 경북도청 터(14만2천㎡)로 완전히 옮기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 도청이전특별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자 '청사 이전이 가장 효율적인 활용방안'이라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본 청사 이전과 별도로 시는 오는 6월께 이곳으로 별관을 이전할 계획을 세우고 리모델링하고 있다.

이해가 걸린 지역에서는 시의원들이 제각각 목소리를 내며 찬·반 논란에 불을 지피고 있다.

중구 출신 임인환 시의원은 "시청 별관이 옮겨가는 것만으로도 시청 주변 상권이 타격을 입는다"고 주장하고, 달서구 두류정수장 터에 청사를 유치하려던 한 국회의원도 강력히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옛 경북도청 터가 있는 북구 출신 최길영 시의원은 "대구 지형과 발전 축을 고려할 때 대구 중심부에 자리한 옛 도청 터로 시 청사를 포함한 행정타운이 들어와야 한다"는 논리를 폈다.

배지숙 시의회 기획행정위원장이 "불필요한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하루빨리 공론화해 결론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하자 시 집행부는 "시의회가 전체 의견을 모으면 검토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청사 이전 둘러싼 지역 간 갈등에 전국 곳곳이 몸살 - 2

부산시는 서병수 시장 취임 이후 서부산권 개발을 위한 서부산청사 건립계획을 발표했다.

그러자 서부산권인 강서구, 사하구, 사상구, 북구 등 4개 기초단체가 유치전에 뛰어들어 경쟁하고 있다.

시는 시민 편의성 등을 반영해 입지를 결정할 방침이지만 기초단체 간 입장 차이가 커 갈등이 확산할 전망이다.

인천시도 청사가 비좁아 업무효율이 떨어지자 청사를 재건축하는 방안을 용역 중이다.

그러자 이학재 새누리당 의원(서구갑)이 "청사를 신축한다면 서구 가정동 루원시티로 옮겨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시는 이 의원 주장을 용역에 반영했지만, 기존 청사가 있는 남부권 시민 반발에 직면했다.

전남 여수시는 도교육청이 400여억원을 투입하는 국제교육원을 제3청사인 돌산청사에 설립하기로 한 협약에 따라 내년 6월까지 돌산청사를 비워줘야 한다. 그러자 지방의원 사이에서 돌산청사 공무원들의 대체 근무지를 유치하려는 힘겨루기가 시작됐다.

청사 이전을 추진하다가 극심한 반대에 부딪혀 실패한 곳도 있다.

경기도 고양시는 2001년부터 인구 100만 시대(2008년 말 추정)에 대비해 청사 신축 사업을 추진했다.

당시 시는 그린벨트인 대장동 일대에 조성하는 광역행정타운에 신청사를 짓는 방안 등을 검토했다.

2003년 1억6천여만원을 들여 '신청사 입지선정 연구용역'까지 발주했지만, 기존 청사 지역 주민 반대 등으로 끝내 이전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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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경기도, 울산시 울주군 등 수년 넘게 이어진 지역 갈등을 극복하고 청사 이전을 추진하는 곳도 있다.

50여년간 울산 중·남구에서 더부살이하던 울주군은 2007년 청사를 관할지역으로 옮기기로 했다.

지역 간 신청사 유치 경쟁으로 갈등이 있었으나 진통 끝에 2010년 말 청량면 율리를 최종 입지로 선정했다. 2017년 10월 말 준공을 목표로 현재 터 정지작업을 하고 있다.

경기도는 수원 광교신도시로 청사를 이전하려다가 2010년 재정 악화로 계획을 보류해 광교신도시 주민 반발을 샀다. 주민들은 직무유기·사기분양이라며 김문수 당시 도지사를 고소당하는 등 갈등이 극심했다.

그러나 최근 신청사 융복합개발 마스터플랜이 나왔다. 연말까지 설계를 마무리하고 내년 6월 착공하면 2020년 신청사를 준공할 전망이다.

(김호천, 윤우용, 손상원, 노승혁, 이상학, 김창선, 허광무, 김인유, 김상현, 최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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