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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많이 섭취하면 뇌가 굶는다"

송고시간2016-04-30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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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지방을 지나치게 섭취하면 뇌가 굶게 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독일 막스 플랑크 대사연구소의 옌스 브뤼닝 박사는 고지방식이 뇌의 에너지원인 포도당의 감소를 가져온다는 쥐실험 결과를 발표했다고 메디컬 익스프레스가 29일 보도했다.

쥐에 고지방 먹이를 주자 불과 3일만에 뇌 혈관의 포도당 흡수량이 줄어들었으며 이는 칼로리 섭취량이 많아도 뇌는 굶고 있다는 증거라고 브뤼닝 박사는 지적했다.

포도당이 부족하면 뇌는 근육 등 다른 조직으로 가는 포도당을 빼앗아 부족한 에너지원을 보충하는 비상시스템을 작동시키는데 이 시스템을 통해 뇌 혈관의 포도당 수치가 정상으로 돌아오는 데는 무려 4주가 걸렸다고 그는 밝혔다.

지방 과다섭취 때 뇌에 포도당이 부족해지는 것은 혈뇌장벽(blood-brain barrier)에서 포도당 운반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GLUT-1 단백질이 줄어들기 때문이라는 것이 브뤼닝 박사의 설명이다.

혈뇌장벽을 구성하는 세포에 독성효과를 미치는 유리포화지방산이 GLUT-1 단백질의 감소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혈뇌장벽이란 아주 작은 모세혈관으로 이루어진 특수혈관조직으로 혈류에 섞여 있는 해로운 물질이 뇌로 들어가지 못하게 선택적으로 차단하는 뇌의 '검문소'다.

브뤼닝 박사에 따르면 GLUT-1 단백질이 줄어들면 온몸의 대사를 조절하는 시상하부와 사고, 언어, 정보처리, 기억 등 뇌의 고등기능을 담당하는 대뇌피질 등 뇌의 상당 부위에 포도당이 부족하게 된다.

비상이 걸린 뇌는 에너지 부족을 보상하기 위한 행동에 나서게 된다.

면역세포의 일종인 대식세포(macrophage)가 GLUT-1 단백질의 생산과 기능을 촉진하는 혈관내피성장인자(VEGF)를 혈뇌장벽에 있는 혈관내피세포에 직접 방출한다. 이를 통해 뇌는 부족한 포도당을 다시 회복하게 된다.

쥐실험에서 뇌의 포도당 회복까지 4주가 걸렸다는 것은 쥐가 고지방 먹이를 계속해서 먹었을 경우다.

VEGF가 결핍된 쥐는 뇌의 포도당 흡수가 줄어든 상태로 머물렀고 학습과 기억력이 떨어졌다.

뇌가 포도당을 보충하기 위해 비상시스템을 작동시키면 그로 인해 몸의 다른 조직들이 피해를 떠안게 된다. 단 음식에 대한 욕구가 강해지면서 근육과 지방의 포도당 흡수가 차단된다.

이 때문에 근육세포들이 인슐린 저항을 일으키고 결국에는 당뇨병이 발생하게 된다.

뇌가 이처럼 몸의 다른 조직을 희생시키면서 포도당을 빼앗아가는 현상을 '이기적인 뇌'(selfish brain) 이론이라고 부른다.

이 연구결과는 과학전문지 '셀'(Cell) 최신호(5월5일자)에 실렸다.

s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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