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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시 "살균제 사태 전적으로 책임…포괄적 피해보상"(종합2보)

송고시간2016-05-02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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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 사태 5년, 살균제 출시 15년만에 공식사과

'가습기살균제' 옥시 대표 사과
'가습기살균제' 옥시 대표 사과

(서울=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옥시레킷벤키저 한국법인 아타 샤프달 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가습기살균제 피해 관련 사과를 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고유선 기자 = 가습기 살균제 사태로 가장 많은 사망자를 낸 옥시(RB코리아)가 공식으로 사과하고, 독립적인 기구를 만들어 피해자에 대한 '포괄적인 보상'을 하겠다고 밝혔다.

문제의 살균제(제품명: 옥시싹싹 뉴가습기 당번)를 내놓은 지 15년 만이다.

항의하는 피해자 가족들
항의하는 피해자 가족들

(서울=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가족들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옥시 공식 기자회견장에서 옥시레킷벤키저 한국법인 아타 샤프달 대표에게 항의하고 있다.

아타 울라시드 사프달 옥시 대표는 2일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습기 살균제로 폐 손상을 입으신 모든 피해자와 가족들께 머리 숙여 가슴 깊이 사과드린다"며 "옥시 제품이 이 사건과 관련된 점, 신속히 적절한 대책을 내놓지 못한 점에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사프달 대표는 "가습기 살균제로 피해를 입은 모든 분에 대한 책임을 전적으로 지겠다"고 수차례 강조하며 고개를 숙였다.

이번 사과가 영국 본사의 공식 입장인지에 대한 질문에는 "저는 한국법인뿐 아니라 영국 본사도 대표하고 있다"며 "영국 본사 최고경영자(CEO) 역시 자신을 대신해 사과해달라고 요청했고 오늘 발표하는 모든 방안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사프달 대표는 피해자와 가족들에 대한 포괄적인 보상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진행한 1·2차 피해조사(2013∼2015년)에서 1등급(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피해가 거의 확실)과 2등급(가습기 살균제 피해 가능성 높음) 판정을 받은 이들 가운데 옥시 제품을 사용한 이들에게 보상하겠다는 것이다.

3·4등급 판정을 받은 피해자를 위해서는 2013년과 지난달 두 차례에 걸쳐 조성 계획을 밝힌 100억 원 규모의 인도적 기금으로 보상하는 방안을 내놨다.

눈물 닦는 샤프달 대표
눈물 닦는 샤프달 대표

(서울=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 2일 오전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옥시 공식 기자회견장에서 옥시레킷벤키저 한국법인 아타 샤프달 대표가 눈물을 닦고 있다.

세부적인 보상 금액은 옥시가 7월까지 독립 기구(패널)를 만들어 산정한다.

옥시 제품과 타사 브랜드 제품을 함께 사용한 소비자가 적지 않다는 점을 언급한 옥시는 "이런 소비자들도 공평하게 지원받을 수 있어야 한다"며 "업계 차원에서 객관적이고 투명한 절차로 보상하기 위해 다른 제조·판매사들이 동참해달라"고 제안했다.

정부와 국회에 따르면 1·2차 가습기 살균제 피해조사 대상 530명 가운데 옥시 제품만 쓴 사용자는 220명, 옥시와 타사 제품을 함께 쓴 사용자는 184명으로, 조사 대상의 80.3%(404명)에 달한다. 1·2등급 판정 피해자 221명 가운데 옥시 제품 사용자는 178명이다.

항의하는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가족들
항의하는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가족들

(서울=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가족들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옥시 공식 기자회견장에서 옥시레킷벤키저 한국법인 아타 샤프달 대표에게 항의하고 있다.

옥시는 다만, 지난 5년간 사과와 보상 등에 대한 공식 입장발표가 없었고 언론 취재에도 무대응으로 일관한 점에 대해서는 "충분하고 완전한 보상안을 마련하느라 늦어졌다"고 해명했다.

유해성을 알고 팔았는지, 제품 관련 연구결과를 조작했는지, 책임을 축소하고자 유한회사로 전환했는지 등에 대해서는 모두 부인하거나 즉답을 피하며 "잘못된 행동이 검찰 수사에서 밝혀지면 회사 강령에 따라 즉각 시정 조처할 것"이라고 에둘러 말했다.

이날 간담회장을 찾은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와 가족들은 옥시 사과가 '검찰 수사 면피용'이라고 비판하며 옥시의 대응 태도를 강하게 비난했다.

기자회견장 나서는 샤프달 대표
기자회견장 나서는 샤프달 대표

(서울=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옥시레킷벤키저 한국법인 아타 샤프달 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옥시 공식 기자회견을 마친 후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유가족 연대의 최승운 대표는 "아이가 만 1살에 병원에 입원해 8개월 만에 사망했다. 아이를 잘 키워보려고 가습기 살균제를 썼다가 내 손으로 4개월 동안 아이를 서서히 죽인 셈"이라며 눈물을 흘렸다.

산소통에 연결된 호스를 코에 꽂고 앉아있던 한 피해 아동의 어머니는 "2년 전에도 옥시 사무실을 찾아갔지만 아이 산소통에 산소가 다 떨어질 때까지 (책임자를) 만날 수가 없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분노한 피해자 가족들은 2∼3년 근무하다 떠나는 한국법인 대표가 아니라 영국 본사 측과 이야기하게 해달라고 요구하며 거칠게 항의했다.

이에 대해 사프달 대표는 "모든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한국법인을 떠나지 않겠다"고 답하기도 했다.

옥시는 이날 사프달 대표와 따로 면담하게 해달라는 피해자 가족의 요구를 수용하겠다고 밝혔지만, 간담회가 끝나고 1시간이 지나서야 취재진 없이 옥시 사무실로 이동해 이야기하는 것을 조건으로 면담 요청을 수락했다.

옥시는 1996년 출시한 가습기 살균제를 리뉴얼해 2001년부터 폴리헥사메틸렌구아디닌(PHMG) 성분이 든 살균제를 판매해왔다.

2013년 쉐커 라파카 당시 대표가 국정감사에 출석해 이번 사건에 대한 사과의 뜻과 50억 원 규모의 피해자 지원기금 조성 계획을 밝혔고, 검찰 수사가 본격화한 올해 들어서야 공식 입장자료를 내고 공식으로 사과했다.

cind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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