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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온 크루즈관광객, 남포동 대신 용궁사 가는 이유

송고시간2016-05-02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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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크루즈 225회, 45만명 입국…"부족한 주차장·긴 수속시간 개선돼야"

(부산=연합뉴스) 이영희 김선호 기자 = 2일 오전 7시 40분께 부산 남구 감만부두에 중국인 관광객 3천680여명을 태운 이탈리아 국적의 코스타 세레나호(11만4천t급)가 접안했다.

유커들은 차례로 입국 수속을 마친 뒤 부두에 대기하던 전세버스 수십 대를 나눠타고 시내 관광을 떠났다.

인원수가 많다 보니 입국 수속에만 2시간 이상 소요돼 승객 전원이 모두 하선한 시간은 오전 10시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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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몇 유커들은 배에서 내리는 시간이 오래 걸리자 불평을 쏟아냈다.

크루즈 전용부두가 아닌 컨테이너 전용부두인 감만부두는 사실상 관광객을 위한 편의시설이 없어 일부 관광객은 실망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현재 부산항대교보다 높은 대형 크루즈선이 입항할 경우 지난해 문을 연 부산국제여객터미널 대신 감만부두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

유커를 태운 관광버스가 가장 먼저 도착한 곳은 부산 기장군의 해동용궁사.

버스에서 우르르 내린 여행객은 용궁사를 돌아본 뒤 바로 버스에 올랐다.

이어 도착한 곳은 신세계 면세점.

월요일 오전 한산했던 면세점은 금세 유커들로 북적댔다. 빨간색 바탕에 금색으로 '특별활동'(특별할인)이라고 중국어로 쓴 수많은 광고판은 중국의 한 백화점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였다.

백화점 측은 중국어 통역요원도 곳곳에 배치해 관광객을 맞았다.

크루즈 ID 카드 목걸이를 맨 유커들은 주로 화장품, 주류, 건강식품 코너에서 붐볐다. 상대적으로 명품 코너는 한산했다.

쇼핑을 마친 유커들은 가족 또는 연인 단위로 뿔뿔이 흩어져 개별적으로 식사하거나 여행사가 마련한 한 뷔페에서 번갈아 점심을 먹었다.

오후가 되자 유커들은 APEC 누리마루 하우스와 해운대해수욕장 등을 돌아보고 오후 5시께 다시 크루즈선이 있는 감만부두로 돌아갔다.

실제 출항시간은 오후 7시이지만 3천명이 몰리는 출국 수속에 2시간여가 소요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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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관광객은 용두산공원과 남포동 등을 돌아봤지만 소수였다.

일본의 골든위크와 중국의 노동절 연휴가 겹쳐 관광객이 많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국제시장, 부평시장 등에 크루즈 관광객 특수를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였다.

정오께는 일본인 관광객 2천500여명 등을 태운 영국 국적의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15만5천t급), 200여명의 승객을 태운 프랑스 국적의 M.V.소레알로호(1만900t급)가 각각 영도크루즈터미널과 부산국제여객터미널에 접안했다.

중국인 승객 중 거의 대다수가 여행사의 투어코스로 시내 관광을 즐긴 세레나호와 달리 프린세스호 일본인 관광객은 절반 이상이 개별 관광을 즐겼다.

나머지 1천100여명의 관광객만 여행사의 투어관광을 신청했는데 출항시간이 오후 7시로 4∼5시간의 짧은 기항시간에 면세점, 프리미엄 아웃렛 등 쇼핑이 주를 이뤘다.

올해 부산항의 외국 크루즈선 기항횟수는 총 225회, 45만여명의 관광객이 방문하지만 여전히 개선해야 할 점이 많다는 지적이다.

가장 큰 문제점은 주차시설이다.

수십 대의 대형버스가 동시 주차할 수 있는 관광지를 찾다 보니 여행사는 해동용궁사나 대형 쇼핑몰, 면세점 등으로 관광객을 인도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원도심 재래시장인 국제시장 등이나 감천문화마을 등지로 가고 싶어도 주차공간이 없어 엄두를 내지 못한다.

용두산공원과 연안여객터미널을 버스주차장으로 사용하고 있지만 원도심 관광을 하기에는 여전히 불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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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기항시간이 반나절에서 길어야 12시간에 불과한 크루즈 관광의 특성상 출입국 수속시간을 더 당겨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의 시스템으로 입국과 출국에 최대 4시간을 허비하는 셈이어서 상대적으로 체류하는 시간이 적어 결국 갈 수 있는 관광지가 한정돼 있다는 것이 여행업계의 전언이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중국인의 경우 제주는 무비자지만 부산과 인천은 비자가 있어야 해 출입국수속 시간 더 많이 걸린다"며 "체류시간이 좀 더 길다면 다양한 여행코스를 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양한 쇼핑시설이 없고 관광지와 쇼핑지가 연계돼 있지 않은 점도 문제로 꼽힌다.

중국인 관광객 주이징(35)씨는 "크루즈 출항시간이 정해져 있는데 관광 따로 쇼핑 따로 해야 하는 것이 불편하다"고 말했다.

win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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