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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대만 비전통적 통화정책 고심…"별 효과 없을 듯"

송고시간2016-05-03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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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기준금리 내릴듯…제로금리에선 광범위한 QE 취할 수도"


"한국 기준금리 내릴듯…제로금리에선 광범위한 QE 취할 수도"

(서울=연합뉴스) 윤영숙 기자 = 신흥 아시아 국가 중에서 한국과 대만이 주요 선진국이 사용한 비전통적인(unconventional) 통화정책을 사용할 국가로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이들의 새로운 정책이 그다지 효과를 내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3일 영국의 경제리서치 기관인 캐피털 이코노믹스(CE)는 전날 발간한 보고서에서 아시아 국가 중 한국과 대만 등의 성장률이 계속 실망스럽게 나온다면 이들 나라가 비전통적인 통화정책을 검토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한국과 대만은 여전히 정책금리가 1%를 웃돌지만, 신흥 아시아에서 기준금리가 가장 낮다.

CE의 대니얼 마틴 이코노미스트는 '한국판 양적완화(QE)'의 초기 논의 과정에서 나온 방안을 기초로 그 효과를 예상했다. 한은이 주택금융공사의 주택담보대출증권(MBS)과 산업은행의 산업금융채권(산금채)을 직접 인수해 가계부채와 기업구조조정을 돕는 방안이 그것이다.

마틴 이코노미스트는 이에 대해 중앙은행이 자산을 매입한다는 점에서 "다른 나라의 QE와 유사하다"면서도 그 차이를 설명했다. 선진국은 정책금리 조정을 위해 공개시장 조작의 형태로 자산 매입정책을 활용했으며, 금리가 제로 수준에 근접한 이후에 사용했다는 점에서 한국과 다르다는 것이다.

그는 무엇보다 "다른 나라들은 중앙은행의 대차대조표를 확대하는 광범위한 통화 완화 정책을 시행해 경제 전반에 금리를 낮추고 자산 가격을 부양했다"며 "만약 한은이 이를 선택한다면 정책금리를 낮춤으로써 그러한 결과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마틴은 한국은행이 조만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CE는 한국은행이 올해 2분기 중에 기준금리를 더 내릴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마틴은 한국의 선별적 QE 가운데 MBS 매입은 한국의 높은 가계부채를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문제는 모기지 금리가 내려가면 가계의 빚을 더 늘릴 수 있다는 점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산금채 매입은 계획대로라면 "기업 구조조정을 촉진할 재원을 늘려 무수익여신(NPL)의 증가로 타격을 입을 은행의 위험을 줄여주지만, 큰 도움은 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틴은 이러한 것들을 근거로 "새누리당의 현 계획에 이점(merit)이 거의 없다"고 평가했다.

다만 마틴은 한국의 "정책금리가 제로에 근접할 경우 좀 더 광범위한 QE나 혹은 마이너스 금리까지도 검토하지 않을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QE나 마이너스 금리는 자사의 기본적인 시나리오는 아니지만, "한국의 신용 버블이 무질서하게 늘어난다면 중앙은행의 강력한 대응이 필요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韓·대만 비전통적 통화정책 고심…"별 효과 없을 듯" - 2

CE는 대만에 대해서는 앞서 기준금리를 마이너스로 내리는 비전통적 통화정책을 시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한 바 있다.

마틴은 당장 비전통적인 정책을 사용할 나라로 대만이 더 유력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대만의 기준금리가 1.5%이지만, 하루짜리 은행 간 금리는 0.2%라며 은행 대출 금리가 정책금리가 아닌 하루짜리 은행 간 금리에 더 연동해 움직이는 경향을 보인다는 점에서 "정책금리 인하에 따른 효과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마틴은 여기에 대만의 정부 부채가 법정 한도를 넘어서 정부 지출을 크게 늘릴 여력도 없다며 이 때문에 만약 금리 인하로도 경제 전반의 금리를 내리지 못한다면 QE나 마이너스 금리 혹은 환율 목표와 같은 다른 선택지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 세계 QE의 성적을 보면 때때로 자산 가격을 부양하고 통화가치를 낮추는 데 효과를 발휘했으나 경제 성장이나 인플레이션에는 효과가 적었다며, 마이너스 금리에 대해선 "성장을 얼마나 촉진할 수 있는지는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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