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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홍 스님 "미디어 환경에 발맞춘 '불광' 선보일 것"

송고시간2016-05-03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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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불광' 지령 500호 발간 기념 간담회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불교계 월간지가 결호 없이 500호를 내는 것은 역사적으로도 처음 있는 일입니다. 굉장한 자부심을 느끼고 있습니다."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 식당에서 열린 월간 '불광' 지령 500호 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발행인 지홍 스님(조계종 포교원장)은 "종교계가 아닌 일반 잡지에서도 쉽지 않을 일"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1974년 11월 서울 종로 대각사 내 작은 사무실에서 창간호를 낸 '불광'은 오는 6월 불교 잡지 사상 최초로 지령 500호를 맞는다.

한국 불교계를 대표하는 잡지로 42년간 매월 한 호도 빠짐없이 발간을 이어오면서 500호에 이른 역사성 자체가 큰 의미를 지닌다.

지홍 스님 "미디어 환경에 발맞춘 '불광' 선보일 것" - 2

특히 '불광'이 돛을 올린 데는 광덕 스님(1927∼1999)의 헌신적 노력이 있었다. 광덕 스님은 1970년대 초 종단의 주요 소임을 내려놓고 '불광운동'을 시작했다. 진리의 빛으로 우리 자신과 사회를 밝게 비추자는 운동이었다. 이어 1974년 9월 불광회를 출범하고 두 달 뒤 '불광'을 창간했다.

광덕 스님의 상좌인 지홍 스님은 "조선의 배불 정책과 일제 강점기의 불교 왜곡에 이어 미군정이 들어오면서 불교를 비롯한 전통문화는 퇴출과 말살의 위기에 놓인 상태였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이어 "무속화와 기복 신앙에 오염된 불교의 본래 모습을 회복하기 위해 순수 불교 운동을 하게 됐다"며 "그런 노력의 결과물이 '불광'의 창간이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잡지를 만들어본 경험도 물질적 뒷받침도 없던 열악한 상황이었다.

"대각사 뒤 골방에서 시작했어요. 방에 있는 거라곤 벽장 하나, 전화기 한 대뿐이었죠. 그 방에 책상 하나 놓고 일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이내 '불광'은 불교계를 대표하는 잡지로 자리매김한다.

1970년대 성철·경봉·서옹·고암·석주·일타 스님을 비롯한 당대를 대표하는 스님들과 국문학자 양주동, 신학자 변선환 등 지식인들이 필진으로 참여해 잡지의 품격을 높였다.

또 1981년 1월호에 첫 컬러 지면을 도입하고 1984년 1호부터는 가로쓰기를 과감히 채택하는 등 지면 혁신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창간 1년 뒤에는 불광 법회가 창립되며 '불광'의 자금줄도 숨통이 트이게 된다. 법회에 독자들이 모이며 자연스럽게 지원도 늘어 별도 사무실도 마련하게 됐다. 또 법회에 동참한 사람들 사이에서 법당을 만들자는 움직임이 모금활동으로 이어져 1982년 서울의 불광사가 창건되기에 이른다.

개별 사찰이 잡지를 내는 경우는 있지만, '불광'처럼 잡지가 사찰의 모태가 된 경우는 지극히 이례적이다.

'불광' 500호 지령을 맞아 불광미디어는 오는 27일 오후 6시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후원의 밤 행사를 연다. 또 다음 달 11일 정오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는 '붓다 빅퀘스천' 콘퍼런스를 진행한다. 콘퍼런스에는 미산·원영·금강 스님, 조성택 고려대 철학과 교수, 정신과 전문의 전현수 박사가 강연자로 나선다. 이밖에 지령 500호 발간을 기념해 전시회와 도서목록 발간 등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 중이다.

한편 지홍 스님은 "변화한 환경에서 '불광'을 계속 이어가기 위해선 남은 과제들이 많다"며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에 발맞춰 변화하는 '불광'을 세상에 내놓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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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h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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