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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 4번타자' 이대호, 제한된 기회에서 '영웅으로 우뚝'

송고시간2016-05-05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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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타석 홈런으로 팀에 역전승 선물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추격의 시동을 걸고 역전승을 완성한 주인공은 모두 이대호(34·시애틀 매리너스)였다.

한국과 일본프로야구 무대를 평정하고 미국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국가대표 4번 타자' 이대호가 연타석 홈런으로 팀에 짜릿한 역전승을 선물해 팀의 영웅으로 우뚝 섰다.

이대호는 5일(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코 콜리세움에서 열린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 메이저리그 방문 경기에 8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오클랜드가 왼손 투수인 숀 마나에아를 선발로 내세우자 시애틀은 좌투수에 약한 주전 1루수 애덤 린드 대신 백업 1루수 이대호를 선발 라인업에 올렸다.

이대호는 백업과 하위 타순의 설움을 떨쳐내려는 듯 우완 불펜투수들을 상대로 연타석 홈런을 폭발했다.

그는 4-8로 뒤진 6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바뀐 투수 라이언 덜의 초구 시속 147㎞ 포심 패스트볼에 방망이를 휘둘러 우중간 담을 살짝 넘기는 솔로 아치를 그렸다.

이대호의 방망이는 7회초에도 식지 않았다.

7-8로 추격한 7회초 2사 2루에서 이대호는 바뀐 투수 우완 존 액스포드의 5구째 시속 153㎞ 포심 패스트볼을 잡아당겨 왼쪽 담을 넘기는 역전 투런포를 터뜨렸다.

시즌 3, 4호 연타석 홈런이다.

이대호는 4타수 2안타(2홈런) 1볼넷 3타점 2득점으로 경기를 마쳤다. 시즌 성적은 타율 0.281 4홈런 6타점 6득점이다.

이대호의 홈런은 우완 투수를 상대로 나왔다는 점에서 더 의미가 있다.

시애틀 매리너스 스콧 서비스 감독은 1루수 자리에 철저한 플래툰 시스템(상대 투수에 따라 타자를 달리 기용하는 작전)을 적용한다.

시애틀은 린드를 주전 1루수로 영입하면서 스프링캠프에서 좌완 투수를 공략할 백업 1루수로 물색했다.

치열한 경쟁 끝에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이름을 올린 선수가 이대호다.

지난 2월 시애틀과 스플릿 계약을 맺고 마이너리그 초청 신분 자격으로 미국 땅을 밟은 이대호는 그렇게 꿈에 그리던 메이저리거가 됐다.

하지만 정규시즌 들어 백업의 제한된 기회에서 타격감을 스스로 유지해야 했다.

이날까지 이대호는 15경기에 나와 32타수만 소화했다. 반면 린드는 23경기에서 74타수의 기회를 얻었다.

이대호
이대호

[AP=연합뉴스]

린드는 이처럼 주전의 이점을 안고도 올 시즌 타율 0.230 1홈런 5타점 8득점의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거두고 있다.

이날 연타석 홈런으로 이대호가 곧바로 주전으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그러나 이대호가 자신이 결코 좌투수만 상대할 백업 수준의 선수가 아니라는 점을 확실히 각인시키면서 앞으로 더욱 많은 기회를 얻을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대호는 이날 9-8로 앞선 9회초 무사 2, 3루에서 마지막 타석에 들어섰다.

오클랜드의 우완 마무리투수 라이언 매드슨은 만루가 되는 것을 감수하며 이대호에게 고의 볼넷을 내줬다.

그 순간 서비스 감독이 아쉬워하는 모습이 중계 화면에 잡혔다.

이대호의 넓어진 입지와 관련해 많은 것을 암시하는 듯한 표정이었다.

결국 9-8의 역전승으로 경기가 끝나자 서비스 감독은 더그아웃으로 돌아오는 이대호를 가볍게 안아주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ksw0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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