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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막말' 대선주자 질주…'대권 잡느냐, 막판 뒤집기냐'

송고시간2016-05-06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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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두 두테르테 시장 저지 위한 2∼3위 후보 단일화론 부상

부통령 선거는 독재자 마르코스 아들-여당 후보 2파전

(하노이=연합뉴스) 김문성 특파원 = '강한 남자냐, 안정된 지도자냐."

필리핀 대통령 선거전이 오는 9일 투표일을 앞두고 막바지에 이르고 있다. '필리핀판 트럼프'로 불리는 대선 주자가 여론조사 결과처럼 대권을 움켜쥘지, 다른 후보자가 막판 역전극을 펼칠지 관심을 끈다.

6일 현지 여론조사업체 SWS에 따르면 지난 1∼3일 유권자 4천500명을 대상으로 지지율을 조사한 결과 로드리고 두테르테(71) 시장이 33%로 1위를 지켰다.

그 다음으로 그레이스 포(47) 여성 상원의원 22%, 마누엘 로하스(58) 전 내무장관 20%, 제조마르 비나이(73) 부통령 13% 순이었다.

이는 다른 여론조사업체 펄스아시아가 4월 26∼29일 실시한 조사에서 두테르테 시장 33%, 로하스 전 장관 22%, 포 의원 21%, 비나이 부통령 17%의 지지율을 기록한 것과 큰 차이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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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비하 발언과 욕설 등 잇단 막말로 구설에 오른 두테르테 시장이 최근 재산 은닉 논란에도 지지율이 2위 후보보다 두 자릿수 앞서고 있다.

모든 범죄자를 처형해 취임 6개월 안에 범죄를 종식하겠다는 그의 공약과 강한 카리스마가 범죄와 가난에 염증을 느낀 유권자를 사로잡고 있다.

그러나 베니그노 아키노 대통령과 다른 후보들은 두테르테 시장이 헌법과 사법체계를 무시하는 '독재자' '폭군'과 다를 바 없다며 국정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지도자를 선택할 것을 유권자에게 호소하고 있다.

안토니오 트릴라네스 상원의원은 두테르테 시장이 공산 반군과의 협력 의사를 갖고 있어 그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군부의 반발과 쿠데타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을 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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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 의원은 "국민이 정부를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며 두테르테 시장이 '주먹'을 앞세운다고 비판했다. 포 의원은 범죄의 근원인 빈곤 퇴치를 약속했다.

아기 때 버려져 유명 영화배우인 고 페르난도 포 부부에게 입양된 포 의원은 양부모의 인기에 힘입어 2013년 상원에 입성했다.

로하스 전 장관은 집권 자유당(LP) 후보로, 경제 개발과 부정부패 척결을 위한 국정 운영의 연속성을 내세우고 있다.

그는 필리핀 독립 이후 초대 대통령으로 이름이 같은 마누엘 로하스 전 대통령의 손자이자 게리 로하스 전 상원의원의 아들이다.

여론조사에서 다른 후보보다 10%포인트 이상 앞서는 두테르테 시장의 당선을 막기 위해 포 의원과 로하스 전 장관의 후보 단일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일부 네티즌은 두 후보 중 한 명이 사퇴해야 한다는 인터넷 청원 운동을 벌이고 있다. 포 의원은 자신의 사퇴 소문이 돌자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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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통령 선거는 독재자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아들인 마르코스 주니어(58) 상원의원과 집권당 후보인 레니 로브레도(52) 상원의원이 격전을 벌이는 양상이다.

SWS의 여론조사에서 마르코스 주니어 의원과 로브레도 의원의 지지율이 각각 29%, 28%를 기록했다.

마르코스 주니어 의원은 아버지 독재 시절의 인권 탄압에 대한 사과를 거부하며 오히려 황금기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계엄 시절을 겪지 못한 젊은층과 개발 독재에 향수를 느낀 장년층이 마르코스 주니어 의원을 지지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 부동표가 전체 유권자의 20%를 넘어 여론조사 결과만 갖고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필리핀은 대선과 총선, 지방선거 등 3개 선거를 동시에 실시해 정·부통령, 상·하원 의원, 지방자치단체장 등 공직자와 의원 총 1만8천여 명을 선출할 예정이다.

kms123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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