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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문혁 유행가' 등장 홍색가요제에 '격노'"

송고 2016년05월13일 11시15분

좌파의 '문혁 망령 부활'움직임 관련 정치적 음모 조사 지시

(서울=연합뉴스) 조성대 기자 = 중국 공산당이 지난 2일 주최한 가요제에서 그동안 금기시돼온 '문화대혁명(이하 문혁)' 찬양가들이 등장한 데 대해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이 크게 분노했다고 미국에 서버를 둔 중화권 매체 보쉰(博迅)이 13일 보도했다.

중난하이(中南海·중국 지도부의 집단거주지) 소식통들은 시 주석이 자신의 비서실 격인 당 중앙판공청에 이번 사건에 대해 철저한 조사를 지시했다고 전했다.

"시진핑,'문혁 유행가' 등장 홍색가요제에 '격노'" - 2

이에 따라 중앙판공청은 이번 사건을 반당(反黨) 행위로 규정하고 홍색가요제 관련자에 대한 조사 이외에 배후에 정치적 음모가 있는지 등을 캐낼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시 주석은 특히 마오쩌둥(毛澤東·1893∼1976) 전 국가 주석을 추종하고 문혁 한 대한 긍정적 평가를 요구해온 좌파가 홍색가요제를 통해 자신을 그들의 '배후 지원 세력'으로 이용하려 한데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공산당 중앙선전부 주최로 2일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홍색가요제에서 막이 오른 후 마오 전 주석을 찬양하는 '지도자를 의지하며 큰 바다로 나아가자(大海航行고<告+非>舵手)'와 시 주석을 염두에 둔 '중국꿈이 가장 아름답다(中國夢最美麗)'의 두 곡이 차례로 나왔다.

이는 좌파들이 오는 16일의 문혁 50주년을 앞두고 시 주석을 마오쩌둥과 동일 선상에 올려놓으려는 의도로 보였다는 관측이 제기됐고, 우파들이 크게 반발했다.

시 주석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당내에서 좌파와 우파 간에 어떤 노선을 취할지 분수령을 맞게 됐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그는 그동안 좌파를 선호하지 않았으나 죄를 추궁할 의도를 보이지 않았으며 좌파와 우파 간에 난 애매한 중도 노선을 표방해왔다.

시 주석은 또 불필요한 논란을 촉발하지 않기 위해 최근 정치국 회의에서 문혁 50주년과 관련해 일체의 기념행사를 개최하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좌파 세력은 문제의 홍색 가요제에 문혁 유행가를 등장시킨데 이어 시 주석의 고향인 산시(陝西)성 성도 시안(西安)에서 문혁 50주년기념행사를 개최하면서 문혁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키고 있다.

앞서 프랑스 공영 라디오 방송 RFI는 중국의 극좌파가 당국과 문혁 비판 세력을 의식, 마오쩌둥 사망 40주년 또는 탕산(唐山) 대지진 40주년 추모식 등으로 포장해 문혁 기념식 개최를 계획하고 있다고 보도해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sd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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