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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만 오간 새누리 전국위…"정신 좀 차려라!"

송고시간2016-05-17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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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파갈등 속 '정족수 미달'로 무산…당원 수백명 헛걸음 정진석 "내가 비대위원장직 던져야 하나" 격앙

새누리당 전국위, 무산소식 전하는 홍문표 사무총장 대행
새누리당 전국위, 무산소식 전하는 홍문표 사무총장 대행

(서울=연합뉴스) 배재만 기자 = 새누리당 홍문표 사무총장 대행이 17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릴 예정이던 전국위원회에서 의결 정족수 부족으로 회의가 무산 되었음을 설명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상임전국위원회와 전국위원회를 잇따라 열어 비상대책위 체제로 전환하고, 혁신특별위원회를 구성하려 했으나 의결 정족수 부족으로 회의 개최가 무산됨에 따라 불발됐다.

(서울=연합뉴스) 류미나 현혜란 기자 = "이건 정당이 아니라 패거리 집단이다" "당이 걷잡을 수 없는 내홍으로 빠져들고 있다"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새누리당이 또다시 계파갈등의 속살을 고스란히 내보였다.

4·13 총선 이후 지도부 체제 정비를 위한 비대위 선출과 당헌·당규 개정 등의 안건을 처리하기 위해 17일 국회에서 소집된 첫 상임 전국위원회와 전국위가 사상 유례없는 '정족수 미달'로 잇따라 무산됐고, 전국 각지에서 모인 당원 수백명이 빈손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비대위를 통해 지도부 공백을 수습하고 차기 전당대회를 준비하는 동시에 별도의 혁신위를 구성해 당의 쇄신 작업에 박차를 가하겠다던 정 원내대표 체제의 구상이 허공으로 날아가 버린 셈이다.

총선 참패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 계파 간 갈등과 그에 따른 공천파동에 대해 국민 앞에 '사죄한다'며 머리를 조아린지 한 달여 만의 일이다.

이번에는 각각 정진석 원내대표와 김용태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비상대책위원회와 혁신위원회 인선이 도화선이 됐다.

일부 친박(친 박근혜)계 초재선 의원들이 전날 공개적으로 비박(비 박근혜)계가 주를 이룬 비대위원 구성과 김 의원의 혁신위원장 선임에 대해 공개 반발 성명을 발표한 가운데 이날 회의장에도 친박계로 분류되는 의원들 다수가 불참해 친박계의 조직적인 '보이콧'이 이뤄진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오후 1시20분 개의 예정이었던 상임전국위는 오후 2시를 넘길 때까지 정족수인 27명을 채우지 못해 개의가 무한정 지연됐다.

이어 오후 2시 30분 정 원내대표가 회의장 문을 박차고 나올 때까지 회의장에는 전체 52명의 참석 대상자 가운데 18명 안팎이 있었던 것으로 추산된다.

굳은 표정의 정 원내대표는 쏟아지는 기자들의 질문에 입을 꾹 닫은 채 회의장이 있는 국회의원회관을 빠져나와 차를 타고 떠나버렸고, 이어 회의장을 빠져나오는 당직자들은 "상임전국위가 무산됐다"며 고개를 내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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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문표 사무총장 대행은 같은 시간 옆 회의장에서 대기 중이던 전국위원회를 찾아 정족수 미달에 따른 회의 무산 소식을 전하며 "어려우면 서로 도와야 하는 데 돕지 못하는 현실을 어떤 말로도 형용할 수 없다. 헌정 사상 이런 일은 처음인 것 같다. 한스럽다"고 말했다.

이같은 당내 갈등 분위기는 회의장에 참석한 당원들 사이에서도 고스란히 전해졌다.

홍 사무총장의 발언이 진행되는 사이 청중에서는 "이러니까 (선거에) 패하지!", "정신을 좀 차려야지 이게 뭐냐!"라며 내홍을 꾸짖는 반응이 있는가 하면, 또다른 참석자는 "그러니까 왜 청와대를 공격하느냐!"며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이날 전국위 또한 과반 정족수를 채우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800여명의 대상자 가운데 절반에 못 미치는 약 330∼360여명이 참석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혜훈 당선인은 기자들과 만나 이날 전국위 무산의 원인에 대해 "계파갈등 때문"이라고 주장하며 "당이 이제 걷잡을 수 없는 내홍으로 빠져드는 것 같다. 절망스러운 심정이다"라고 말했다.

또다른 비대위원인 김영우 의원도 "국민이 보기에는 도저히 일어날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면서 "새누리당이 얼마나 더 어려움을 겪어야 정신을 차릴지 당원의 한 사람으로서 정말 부끄러워서 말을 못할 정도"라고 말했다.

정두언 의원은 "새누리당은 (보수당이라고 주장하면서) 자유민주주의냐 아니냐를 따지는 게 아니라 특정인에 대한 충성심이 정체성이다"면서 "이건 정당이 아니라 패거리집단"이라고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홍 사무총장 대행 역시 이번 정족수 미달 사태에 계파 논리가 작용한 것이냐는 질문에 "많은 분이 그런 우려와 지적을 한다"면서 "여의도에는 많이 와있는데 여기는 못들어오는 안타까움이…"라고 말끝을 흐렸다.

갈등은 결국 김 의원의 혁신위원장 내정자 사퇴로 이어졌다.

김 의원은 이날 오후 3시 정론관 기자회견을 통해 "오늘 새누리당에서 정당 민주주의는 죽었다"고 일갈하며 혁신위원장직을 맡지 않겠다고 밝혔다.

직전에는 김 의원의 회견 소식을 전해 들은 비박계 김성태 김학용 의원이 회견장 복도로 뛰어들어오면서 김 의원을 만류하며 몸싸움에 가까운 승강이를 하는 광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편, 상임 전국위장을 박차고 나간 이후 정 원내대표의 행방이 묘연한 가운데 일부 비박계와 친박계 의원들이 소규모로 회동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갈등은 일촉즉발의 양상으로 빠져드는 모습이다.

정 원내대표는 앞서 상임전국위 회의장 안에서 "내가 '이걸'(비대위원장직) 던져 버려야 하느냐"며 격앙된 모습을 보이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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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ary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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