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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號, 계파 갈등에 출항 2주만에 '좌초 위기'

송고시간2016-05-17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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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 지원'에 원내대표 선출→'친박 보이콧'에 비대위원장 불발"막장 새누리…차라리 폭삭 망하고 재출발하자"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단과 오찬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단과 오찬

(서울=연합뉴스) 배재만 기자 =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가 17일 낮 서울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원내대표단과 회의를 겸한 오찬을 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신영 현혜란 기자 = 20대 총선에서 대참패한 새누리당의 새 출발을 다짐하며 의욕적으로 출항했던 정진석호(號)가 결국 당의 고질병인 계파 갈등으로 2주만에 '좌초' 위기에 놓였다.

특히 친박(친박근혜)계의 '물밑 지원'에 힘입어 원내대표 경선에서 대승을 거뒀던 정 원내대표가 친박계의 '보이콧'이라는 장애물에 걸려 비상대책위원회를 출범시키지 못하면서 충격과 후유증은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

새누리당 출범 이후 첫 원외 당선인 신분의 신임 원내대표에 선출된 정 원내대표의 출발은 비교적 순탄했다.

원내대표 경선에서 박빙의 승부를 펼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비박(비박근혜)계 나경원 의원과 친박계 유기준 의원을 모두 여유있게 제치고 결선 없이 1차 투표에서 당선되면서 '순항'의 기대감을 높였다.

취임 직후에는 여야 원내대표들을 잇따라 찾아 20대 국회의 '협치'에 공감대를 형성한 데 이어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3당 원내 지도부 회동까지 성사되면서 집권여당의 원내사령탑으로서 입자를 다져나갔다.

그러나 원 원내대표가 '포스트 4ㆍ13 체제'를 일반 당무 및 차기 전당대회 준비를 위한 비대위와 당 쇄신 방안을 논의할 혁신위원회 등 투트랙으로 결정하자 논란이 불거졌다.

비대위를 친박계가 차지한 채 실권 없는 혁신위를 내세워 '면피'하려 한다는 비판이 비박계를 중심으로 당내 일각에서 제기됐고, 이에 대해 정 원내대표는 "가소로운 얘기"라며 일축했다.

자신의 반박에도 불구하고 이런 논란이 계속되자 정 원내대표는 당헌을 개정해 혁신위의 독립성을 보장하는 동시에 당 쇄신 활동과 관련한 사실상의 전권을 부여하겠다고 약속했다.

뒤이어 비대위원 명단에 비박계 의원·당선인을 대거 포함시키면서 비박계의 반발을 무마시키려는 시도가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됐고, 이번에는 친박계가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특히 비박계 가운데서도 '반박(반(反) 박근혜)'이라는 평가까지 받는 김용태 의원을 혁신위원장으로 내정하자 친박계에서는 "더이상 참을 수 없다"며 조직적인 반발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친박계를 중심으로 한 초·재선 당선인 20명은 정 원내대표의 비대위원 및 혁신위원장 인선에 대해 '우물 안 개구리식'이라면서 원점 재검토를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급기야 '정진석 비상대책위'와 '김용태 혁신위'를 동시에 출범시키기 위해 17일 소집된 상임 전국위원회와 전국위원회가 모두 친박계의 '보이콧'으로 개의조차 하지 못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당 핵심 관계자는 "정 원내대표가 당내 의견을 두루 수렴하지 않은 책임도 있지만 새누리당이 지난 총선 패배의 최대 원인이었던 계파 갈등에서 벗어나지 못했음을 확인시킨 사태"라면서 "국민의 심판을 받고도 정신을 못 차리는 새누리당은 막장을 선택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특히 "이럴 바에야 완전히 폭삭 망해서 다시 출발하는 게 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마저 든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비대위원장 선출이 무산됨에 따라 사실상 당 임시지도부는 와해된 셈"이라며 "공식적인 논의·의결 기구가 없어졌기 때문에 정당 기능은 중단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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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ma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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