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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성향' 대만 차이잉원호 출범…'먹구름' 드리우는 양안관계

송고시간2016-05-20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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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잉원 '하나의 중국' 언급 안해…"미국, 일본 등과 전방위 협력"

美 지렛대로 中영향력 탈피 시도할듯…中, 압박카드 '만지작'

중국언론 "양안관계, 불확실성 시대 돌입…환상을 깨트려야"

(타이베이·베이징=연합뉴스) 정주호 이준삼 특파원 = '독립노선'을 추구하는 대만 민진당의 차이잉원(蔡英文) 주석이 20일 14대 총통으로 취임함에 따라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관계에 다시 한 번 '먹구름'이 드리우게 됐다.

차이 신임 총통은 이날 취임사에서 예상대로 '하나의 중국' 원칙을 담은 '92공식'(九二共識)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음으로써 양안 관계의 '현상 유지', 중국 영향력으로부터의 탈피 쪽에 방점을 찍었다.

'92공식'은 지난 1992년 중국의 해협양안관계협회(海協會)와 대만의 해협교류기금회(海基會)가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중화인민공화국과 중화민국 각자의 해석에 따른 명칭을 사용하기로 한 합의를 일컫는다.

중국정부는 이 '92공식'에 대한 인정과 계승 여부를 양안 관계의 '정치적 기초'라고 부를 정도로 큰 의미를 부여해왔다.

차이 신임 총통의 이 같은 행보는 '친중노선'을 유지해온 전임 마잉주(馬英九) 정권과는 확연히 다른 길을 걸어가겠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취임식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대만 민주화와 독립을 염원하는 저항 가요 '메이리다오'(美麗島)도 합창했다.

물론, 비교적 온건한 독립노선을 추구한다는 평가를 받는 차이 신임 총통이 그동안 굳어진 양안 관계의 기초를 근본적으로 해체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평가가 많다.

'현상 유지', 평화안정 등을 양안 정책의 골자로 제시해온 그는 취임사에서도 '92공식'을 탄생시킨 1992년 회담을 '역사적 사실'로 지칭하며 이를 "존중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는 비록 '하나의 중국' 원칙을 계승하지는 않더라도 대화와 협력을 통해 양안 갈등을 해결하려 한 양안 회담의 취지를 적극 수용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차이잉원 정권 입장에서도 전체 수출에서 26%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과의 협력은 절실한 문제다.

지난해 대만의 경제성장률은 0.75%로 2009년 금융위기(1.57%) 이후 가장 저조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대만이 올해 경기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전년 대비 30%P 이상 상승한 55%로 전망했다.

중국은 그러나 '독립노선'을 추구하는 차이잉원 정권의 출범으로, 그동안 순조롭게 추진돼온 양안간 정치·경제 협력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에 크다고 보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번 정권 교체를 계기로 대만 내 독립 여론이 고조되고 있는 점도 주목된다.

일부 민진당 인사들을 포함한 독립성향 인사들은 이미 국민투표의 발의·의결 정족수를 크게 낮추는 것을 골자로 한 '국민투표법' 개정 작업에 돌입했다.

이 법이 개정되면 과거 천수이볜(陳水扁) 전 총통이 시도했던 대만의 공식 독립을 위한 국민투표 등이 현실화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중국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는 최근 사설에서 이를 "분리주의자들이 위험한 게임을 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더욱 주목되는 것은 차이잉원 정권이 미국, 일본과 정치·경제적으로 밀착할 가능성이다.

차이 신임 총통은 취임사에서 "우리는 계속해서 미국, 일본, 유럽을 포함한 우호적인 민주국가들관의 관계를 심화하고 공통의 가치관 위해서 전방위적인 협력을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미국 하원은 지난 16일(현지시간) '대만 관계법'과 '6항보증'(六項保證)이 미국과 대만 관계의 중요한 기반이라고 확인하는 내용의 동일 결의안(Concurrent Resolution)을 통과시키며 대만 체제에 대한 지지 의사를 확인했다.

이는 1982년 당시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이 대만 지원에 대한 구두상 묵계로 제시한 '6항보증'을 처음으로 서면 형태로 공식화한 것이다.

그동안 '로우키' 기조를 유지하며 탐색전을 벌여온 중국도 '하나의 중국' 원칙을 무력화하고 중국의 영향력에서 탈피하려는 차이 신임 총통과 민진당의 행보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신호를 발신하고 있다.

특히 대만과 마주 보는 푸젠(福建)성 샤먼(廈門)시에 주둔 중인 중국 제31집단군이 차이잉원의 취임식을 며칠 앞두고 대규모 상륙훈련에 돌입한 것은 노골적인 무력시위로 해석된다.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環球時報)는 이날 사설에서 차이잉원의 취임으로 양안관계가 '불확실성 시대'에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또 재집권한 민진당이 양안 관계를 '역전'시키는 것을 방관한다면 "우리가 다년 간 기울여온 노력은 물거품이 될 것"이라며 "(중국은) 민진당의 '유연한 대만독립(추진)'이라는 환상을 깨는 동시에 대만 해협의 긴장이 고조되는 것을 제어해야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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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s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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