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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리결의 3달> ③궁지 몰린 북한 어떤 선택할까(끝)

송고시간2016-05-31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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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연합훈련 전까지 대화공세 가능성…기습 도발에 대비해야

전문가 "中·日 등과도 관계개선…미국과 곧 비공개 접촉"

지난 6∼7일 진행된 7차 당 대회 중앙위원회 사업총화(결산)보고에서 남북관계 개선과 남북 군사회담의 필요성을 언급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지난 6∼7일 진행된 7차 당 대회 중앙위원회 사업총화(결산)보고에서 남북관계 개선과 남북 군사회담의 필요성을 언급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서울=연합뉴스) 이봉석 기자 =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 채택 이후 국제사회의 전방위적 제재가 석 달 가량 이어지는 상황에서 북한은 지난달 초 제7차 당대회 이후 일단 유화 공세를 취하면서 국면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남북 군사당국회담 카드를 꺼내 들어 '제재 그물망'의 틈을 벌려보겠다는 의도를 나타내고 있지만, 유화 공세가 벽에 부닥치면 다시 군사적 도발로 긴장 수위를 높일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 6∼7일 진행된 7차 당 대회 중앙위원회 사업총화(결산) 보고에서 남북관계 개선과 남북 군사회담의 필요성을 언급한 이후 최근 끈질기게 우리 정부에 대화를 요구해오고 있다.

지난 21일에는 군사당국회담 개최를 위한 실무접촉을 이달 말 또는 다음 달 초 편리한 날짜와 장소에서 갖자며 한층 구체적인 제안까지 내놓았다.

당 대회에 앞서 '청와대 불바다', '서울해방작전' 등을 운운하며 대남 위협 수위를 높여온 것과는 완전 딴판이다. 일각에서는 5차 핵실험이나 장거리 미사일 추가 발사 등 그간 예상했던 전략적인 도발 카드마저 일단 거둬들인 것 아니냐는 섣부른 추측마저 하고 있다.

[연합뉴스TV 제공]

[연합뉴스TV 제공]

그러나 최근 북한의 태도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공조에 균열을 노리거나 한반도 긴장의 책임을 한국 정부로 돌리려는 위장된 평화공세일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정부 당국과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지난 27일 북한 어선과 단속정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침범 이후 북한이 NLL 침범이 남측의 도발이라는 억지 주장을 펼치고 "경고 없는 조준사격"까지 거론하며 협박한 것은 이런 분석을 뒷받침한다.

나아가 북한은 30일부터, 지난달 세 차례 발사 실패한 무수단(사거리 3천㎞)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재발사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국방부가 북한의 군사당국회담 실무접촉 제의에 대해 비핵화 조치를 행동으로 보이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며 거부한 점도 북한의 대화제의가 진정성이 없는 위장 평화공세로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우리 정부의 이런 냉담한 반응에도 당분간 끈질기게 대화 제의를 계속할 것이라고 북한 전문가들은 주장하고 있다.

특히 다음 달 15일 6·15선언 16주년과 8월 15일 광복 71주년 등을 계기로 북한이 각 기관 또는 민간단체를 앞세워 다양한 형태로 대화 제의에 나설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31일 "다음 달 우리 국회 개원 이후 남북 국회 회담을 제안하거나 정당·단체 연석회의를 열자고 나서는 등 여러 수단을 동원해 대화를 제안해올 가능성이 크다"면서 "공세적인 대화 요구는 오는 8월 한미 연합군사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전까지는 계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양 교수는 "그러나 한미 연합훈련이 실시될 때마다 과민 반응을 보여온 북한은 을지프리덤가디언 연습 때는 훈련의 내용을 봐가며 위협의 수위를 조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北, 무수단 미사일 발사징후
北, 무수단 미사일 발사징후

(서울=연합뉴스) 북한이 지난달 세 차례 발사 실패한 무수단(사거리 3천㎞)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재발사할 움직임이 포착됐다. 이에 따라 우리 군은 북한의 무수단 미사일 발사징후를 포착하고 예의 주시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30일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징후를 추적 중에 있으며 이에 대한 만반의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2013년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전승절 열병식 중 모습을 드러낸 무수단 미사일. [ 연합뉴스 자료사진 ]


북한이 최근 우리 측에 보낸 일련의 메시지가 대북정책 전환을 촉구하려는 의도가 강하고, 이런 의도에 따라 기습적으로 도발에 나서는 등 냉·온탕을 오가는 태도를 보일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대화 제의를 하면서 우리 측에 핵 문제는 남북 간에 논의할 대상이 아니라고 말하는 것은 궁극적으로는 우리 정부에 정책 전환을 촉구하려는 의도"라면서 "북한이 겉으로는 유화적으로 나오다가도 작년 8월 지뢰 도발 사건 때처럼 남북 대화의 모멘텀을 조장하기 위해 도발을 일으킬 가능성도 있어 이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여기에다 북한은 미국과 중국, 일본 등을 겨냥해 전방위적인 대화공세를 펼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북한이 7차 당 대회 때 김정은의 당 위원장 취임 사실을 중국에 미리 귀띔해준 정황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총서기의 신속한 축전을 통해 포착된 것이나, '김정일의 요리사'로 유명한 후지모토 겐지(藤本建二) 씨를 초청한 사례 등은 중국과 일본에 대해 관계개선 의지를 보여주려는 의도로 보인다는 것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북한의 대남 긴장완화 제안에 중국이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대북제재를 완화할 가능성이 있으며, 일본과는 오는 7월 참의원 선거 결과를 지켜보면서 서서히 북일 접촉에 나서고자 하는 구상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 실장은 "조만간 북한과 미국간 비공개 접촉도 열릴 것"이라면서 "북한이 미국하고는 핵 문제를 논의하고 우리나라하고는 군사적 긴장완화 문제를 논의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anfou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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