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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사무총장은 희생양"…'총장 실패론' 적극 반박

송고시간2016-05-25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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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m 달리기하는 기분으로 10년간 뛰어"…기후협정 등 업적 어필

(서귀포=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국내 언론인들과의 만남에서 유엔 수장으로서 그간 느낀 소회를 밝히면서 스스로 내세울 만한 업적을 열거했다.

반 총장은 25일 방한 후 첫 일정으로 중견언론인 모임인 관훈클럽과 제주 롯데호텔에서 가진 간담회에서 "흔히들 유엔 사무총장직을 '모스트 임파서블 잡'(the most impossible job) 이라고 한다"며 지난 10년간 사무총장직을 수행하며 느낀 점을 털어놨다.

그는 "취임하면서 '이걸 베스트 파서블 잡'(the best possible job), 세계에서 가장 좋은 직업으로 바꾸겠다고 했는데 사실상 참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반 총장은 "세크리터리 제너럴(사무총장)을 희생양(scapegoat)이라고 얘기한다", "10년간을 마라톤을 해야 하는데 100미터 뛰는 기분으로 계속 뛰었다"며 직설적 비유를 들어 유엔 사무총장직 수행의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반 총장은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자신이 그간 기울인 노력과 쌓아올린 업적도 숨기지 않고 당당하게 밝히는 모습도 보였다.

"가능한 한 약자 편에 서서 독재자들에게 쓴소리를 했다"며 미얀마 민주화, 이란 핵협상 타결 등에서 자신의 기여를 강조했다.

지난해 파리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에서 채택한 신(新)기후협정과 70차 유엔총회를 계기로 도출한 '2030 지속가능 개발목표'(SDG)를 대표적 업적으로 꼽으며 과정과 의미를 공들여 설명하기도 했다.

국내 언론과의 만남에서 나온 이같은 발언은 자신을 가리켜 '실패한 총장'이라고 한 영국 이코노미스트 등 최근 일부 서구 언론의 비판에 적극적인 반론을 편 것으로 해석된다.

향후 대선 출마 등 국내정치 참여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유엔 사무총장으로서의 업적을 국내 여론에 적극적으로 설명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한국의 국민총소득(GNI) 대비 공적개발원조(ODA) 비율이 아직 낮다는 점을 언급하며 우리 정부에 '쓴소리'를 한 점도 눈길을 끌었다.

kimhyo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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