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르디를 기리며'…伊 람페두사섬서 난민 추모 전시회
송고시간2016-05-26 17:52
지중해 연안도시 미술관, 카라바조 '잠자는 큐피드' 등 그림 대여
지중해 연안도시 미술관, 카라바조 '잠자는 큐피드' 등 그림 대여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작년 터키 해변에 얼굴을 묻은 채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돼 지구촌을 울린 세 살 배기 시리아 난민 아일란 쿠르디 등 난민들을 기리는 전시회가 이탈리아 람페두사섬에 마련된다.
26일 이탈리아 안사통신에 따르면 내달 3일 이탈리아 최남단 람페두사에 있는 '지중해 신뢰와 대화 박물관'에서 난민 추모 전시회가 개막한다. 전시회에는 이탈리아와 튀니지 등 지중해 연안 국가의 주요 박물관들이 대여한 그림 수 십 점이 준비돼 관객을 만난다.
이 가운데 피렌체 우피치 미술관은 시리아 내전을 피해 난민선을 탔다가 터키 해변에서 숨진 꼬마 쿠르디를 위해 특별히 초기 바로크 거장 미켈란젤로 디 카라바조의 그림 '잠자는 큐피드'(1608년)를 보내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깊은 잠에 빠진 아기 천사의 모습을 담은 이 그림은 잠자듯이 지중해 해변에 엎드려 있던 쿠르디의 모습을 떠오르게 하며 많은 관객들의 심금을 울릴 것으로 주최측은 예상하고 있다.
이 그림은 비단 쿠르디 뿐 아니라 희망을 찾아 바다를 건너다 목숨을 잃은 모든 어린이들과 간신히 구조돼 살아남은 난민 아이들을 기억하자는 취지로 선택됐다고 전시회 관계자는 설명했다.
한편, 다음 달 개막식에는 세르조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 다리오 프란체스키니 이탈리아 문화부 장관, 람페두사섬의 난민 지원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주시 니콜리니 람페두사 시장, 그림을 대여한 박물관 관계자 등이 대거 참석할 예정이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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