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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학교 근처보다 강 보이는 곳'…아파트 조망권 7억원까지

송고시간2016-05-3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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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들 잇따라 조망권 특화 설계…조망권 가상체험 아파트까지 등장

(전국종합=연합뉴스) '역에서 5분 거리', '초품아(초등학교를 품은 아파트)'

몇 년 전만 해도 신규 분양 아파트를 선택하는 기준은 단연 교통과 학교였다.

하지만 대중교통시스템이 다변화되고, 저출산이 심화되면서 교통이나 교육은 더이상 아파트 분양시장에서 매력적인 요인이 되지 못한다.

대신 '탁 트인 전망', '강·바다·산 조망권'을 갖춘 아파트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힐링 열풍을 타고 거실에서 강을 바라볼 수 있는지, 수변에 산책로는 조성돼 있는지 등이 거주지 선택의 중요한 기준이 됐기 때문이다.

◇ 한강·해운대 조망 아파트 프리미엄 최대 6억∼7억원까지

조망권 아파트의 시초라 할 수 있는 서울 한강변 아파트의 경우, 같은 단지라도 강을 조망할 수 있는지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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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을 볼 수 있는 여의도 대교아파트 전용면적 113㎡는 현재 3.3㎡당 시세가 2천500만원으로 2002년에 비해 두 배 가까이 올랐다.

대교보다 안쪽으로 들어가 한강 조망이 제한되는 한양아파트 전용면적 105㎡가 3.3㎡당 2천339만원으로 같은 기간 76.8% 오른 것에 비해 상승폭 차이가 크다.

2014년 '평당 5천만원' 시대를 연 반포동 이크로리버파크 2차 아파트의 경우, 한강을 조망할 수 있는 30층의 전용면적 112㎡ 분양가가 22억1천100만원이었다.

같은 평형 아파트가 최저 16억3천300만원에 분양된 것을 고려하면, '조망권 프리미엄'만 6억원이 넘는 셈이다.

부산지역 초고층 아파트가 밀집해 있는 해운대 마린시티의 경우 '뷰'(view)가 좋은 아파트와 그렇지 못한 아파트의 가격 차이가 수억원에 달한다.

해운대 일원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마린시티 해변로에 위치한 T 아파트의 광안대교 등을 바라보는 229㎡ 아파트의 거래가격이 14억원 안팎에 형성되어 있다.

반면 광안대교가 보이지 않는 뒷동은 같은 평형이라도 7억원에서 8억원 정도에 거래가 이뤄져 뷰에 따라 거래가격이 배 이상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양 당시 일조량과 조망권 차이에 따라 분양가에 차이를 뒀던 마린시티 내 초고층 아파트인 J 아파트와 I 아파트는 평수와 방향이 다양해 정확히 구분하기는 어렵지만, 분양가를 기준으로 해운대 앞바다와 광안대교를 전망할 수 있는지에 따라 가격 차이가 최고 5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 "없으면 만들어서라도" 인공호수공원 아파트 인기

빽빽한 아파트 숲으로 둘러싸인 신도시일수록 인공 호수공원 주변 아파트의 인기는 하늘을 찌른다.

세종 중앙호수공원 바로 앞에 위치한 포스코 더샵 레이크파크는 2011년 분양 당시 평균 62.97대 1의 청약 경쟁률로 모든 주택형이 1순위 마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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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 후 5년이 지난 현재 호수공원이 조망이 확보된 아파트와 그렇지 않은 아파트는 매매가에서 최대 2억원까지 차이가 난다.

전용 84㎡ 기준으로 호수공원 조망이 힘든 저층은 3억원 중반대에 매매가가 형성돼 있는 반면, 호수공원이 보이는 4층 이상은 4억∼5억원까지 아파트 값이 올랐다.

부동산 업계는 아파트 층수에 따른 호수공원 조망 여부가 매매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도담동 방축천 변에 들어선 웅진 아파트도 같은 층인데 방향에 따라 아파트 가격에 차이가 난다.

남서쪽 방축천 조망이 확보된 아파트는 전용 59㎡ 기준으로 매매가가 3억5천만원인데 비해 같은 층인데 야산 방향의 아파트는 2천만원 낮게 형성돼 있다. 분양가는 1억9천500만원로 같았다.

세종시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분양가는 같더라도 호수와 하천을 볼 수 있는 곳이 분양권 프리미엄도 더 높고, 아파트 값도 더 가파르게 상승했다"고 말했다.

대전에도 도안신도시 갑천변 93만4천㎡ 일원에 호수공원 개발과 아파트 분양이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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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부동산 업계는 호수공원 주변 아파트의 평당 분양가가 지역 아파트 최고 분양가를 경신할 것으로 보고 있다.

◇ 건설사들 앞다퉈 특화설계…조망권 가상체험 아파트까지 등장

이처럼 조망권이 아파트 선택의 새로운 기준으로 떠오르자 건설사들도 앞다퉈 특화된 설계를 내놓고 있다.

지난달 경기 고양시 고양관광문화단지에 분양된 '킨텍스 원시티'에는 테라스와 3면 발코니, 조망권 극대화 평면 등 조망권을 극대화하기 위한 설계 방식이 적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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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과 호수공원, 한류월드 등을 내려다볼 수 있는 입지적 특성을 최대한 살렸다.

조망권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단지는 100% 남향 위주로 배치됐고, 동 간 거리도 넉넉하게 떨어져 있다.

아파트 전 가구는 최소 4베이에서 최대 6베이 평면으로 설계해 거실과 침실, 테라스 등 전면의 넓은 창에서 탁 트인 풍경을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아파트를 분양받기 전에 조망권을 미리 체험해 볼 수 있는 아파트까지 등장했다.

경기 안산시의 한 아파트의 한 홍보관에서는 최고층 높이의 전망을 미리 확인해볼 수 있는 가상현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드론으로 촬영한 입체사진을 통해 단지 내 최고층인 47층 높이에서 바라본 갈대습지공원과 사동공원 조망을 예측할 수 있다.

(박주영 서미숙 신정훈 양영석 박인영 기자)

jyo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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