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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北 리수용의 전격 訪中, 노림수에 대비해야(종합)

송고시간2016-05-31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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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정권이 최근 종잡을 수 없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7차 노동당 대회 이후 남쪽을 향해 대화하자며 평화공세를 벌이더니 무수단 미사일 발사를 시도하고, 중국에 최근 외교사령탑으로 부상한 리수용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을 비롯한 대규모 대표단을 파견하는 등 매우 변화무쌍한 행보다. 이런 좌충우돌은 북한이 처한 안팎의 난관을 헤쳐 나가기 위한 몸부림이라고 할 수 있다.

북한은 31일 오전 강원도 원산지역에서 무수단 중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를 시도했지만, 이동식 발사대에서 폭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미사일은 사거리 3천㎞ 이상의 무수단(BM-25)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로 추정된다. 일본과 태평양 괌에 있는 미군기지를 사정권에 둔 미사일로 북한이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전략무기다. 북한은 이 미사일 발사에 성공함으로써 미국과 일본에 대한 위협의 실효성을 높이려 한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이 7차 당 대회를 앞두고 세 차례나 발사에 실패한 데 이어 이번에도 성공하지 못해 기술 결함을 노정했지만, 보완을 거쳐 앞으로도 계속 발사 도발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북한의 리수용 부위원장은 수십 명의 대표단을 이끌고 중국 베이징을 전격 방문했다. 그는 시진핑 국가 주석도 만날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초 4차 핵실험 이후 교착상태에 빠진 중국과의 관계를 복원해 외교적 고립에서 벗어나려는 것으로 보인다. 리수용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스위스 유학을 할 때 집사 역할을 한 최측근이어서 상당한 무게가 실렸다고 봐야 한다. 김정은의 특사로 중국과의 관계를 궤도에 올리기 위한 모종의 메시지를 휴대했을 가능성이 크다.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강도 높은 제재는 갈수록 북한의 숨통을 죄고 있다. 이런 흐름은 이미 현실화했다. 중국의 교역 통계에 의하면 지난달 북중 무역액은 작년 동기 대비 10% 이상 감소했다. 특히 북한의 대중 수출액은 22%나 급감했다. 북한의 돈 줄인 석탄 수출은 38%나 줄었다. 주력 품목인 광물 수출 감소는 북한의 외화난을 가중할 것이다. 이미 북한은 해외 식당의 매출 부진, 한국의 개성공단 폐쇄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매달릴 수 있는 곳은 중국밖에 없다. 김정은이 최근 평양에서 열린 중국 올림픽 남자농구팀과 북한군 농구팀과의 친선경기장에 모습을 보인 것도 중국에 대한 유화 제스처라고 볼 수 있다.

중국이 북한의 핵 포기를 목표로 하는 유엔의 대북 제재에 몸을 실은 터여서 북한과 어느 정도 관계를 진전시킬 것인지는 지켜봐야 한다. 북한이 중국과의 관계를 정상화하려면 기존 핵 정책의 변경 등 가시적인 성의 표시가 필요하다. 하지만 김정은 정권이 중국의 체면을 세워주기 위해 이 정도의 '선물'을 준비할 가능성이 현재로썬 낮아 보인다. 북한은 당 대회에서 핵 보유를 기정사실로 한 데다 핵개발과 미사일 발사를 계속하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국제사회의 제재가 한창 진행되고 있는 국면에서 꼬리를 내릴 경우 내부 지도력에도 큰 흠이 될 수 있다.

북한이 비우호적인 안팎의 현상타파를 위해 동분서주하는 것은 그만큼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우리로서는 미국, 일본 등 우방은 물론 중국, 러시아 등과 협력해 국제적인 대북 제재의 전열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단단하게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중국의 동향을 각별하게 주시할 필요가 있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리수용의 방문과 관련 "북한은 중요한 이웃으로 정상적 협력관계를 희망한다"고 했다. '혈맹'인 양국 관계는 언제든 복원될 수 있다는 뜻이다. 대북 제재의 그물망이 뚫린다면 중국에서 비롯될 확률이 높다. 김정은 정권이 코너에 몰릴수록 미국과 일본을 상대로도 파격적인 대화공세에 나설 가능성이 있는 만큼 북한의 수를 미리 읽고 대비하는 순발력이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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