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 광역단체 첫 '채무제로' 선포…1조3천488억원 갚아
송고시간2016-06-01 10:00
홍 지사 "경남미래 50년·서민복지 투자"…빚 경계 의미 담아 사과나무 심어
(창원=연합뉴스) 황봉규 기자 = 경남도는 1일 자로 광역자치단체 중 처음으로 빚이 한 푼도 없는 '채무제로'를 선포했다.
도는 이날 도청 신관 대강당에서 홍준표 지사를 비롯한 도청 공무원과 시장·군수, 도내 사회단체 대표 등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채무제로 선포식'을 열었다.
선포식에는 미래세대를 대표해 도로부터 서민자녀장학금을 받거나 기업과 대학을 연계한 청년일자리창출 프로젝트에 참가한 대학생도 자리를 함께 했다.
이날 행사는 홍 지사 취임 직후인 2013년 1월 기준으로 1조3천488억원의 채무를 3년 6개월간 갚아 나간 여정을 담은 동영상 관람으로 시작됐다.
이어 홍 지사와 함께 채무제로 정책을 이끌어준 김윤근 경남도의회 의장과 행정부지사로 재임 중 채무제로 정책에 공헌한 윤한홍 국회의원에게 감사패를 전달하는 등 채무제로 달성에 이바지한 기관과 유공자에 대한 시상이 진행됐다.
홍 지사는 기념사에서 "2003년 이후 10년 사이에 10배 이상 늘어난 채무를 갚으려고 강도 높은 행·재정개혁을 했다"며 "국가와 가계, 기업 등 경제 3주체의 부채가 5천조원을 넘어서 '부채공화국'으로 가는 국가현실이 안타까웠다"며 채무제로를 추진한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빚을 갚는 과정에서 비난과 비방, 오해도 있었지만, 경남도는 땅 한 평 팔지 않고 행정개혁과 재정개혁으로 빚을 갚았다"며 "앞으로 채무제로 성과를 토대로 경남미래 50년과 서민복지에 더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홍 지사는 선포식에 참석한 시장·군수, 각 단체 대표와 함께 빚을 갚는 과정을 모래시계로 형상화한 퍼포먼스를 펼쳤다.
또 도청 정원에 채무제로를 기념해 사과나무를 심었다.
도는 미래세대에 빚이 아닌 희망을 물려준다는 의미를 담아 20년생 홍로 품종 사과나무를 기념식수했다고 설명했다.
홍 지사는 "서애 류성룡 선생이 임진왜란 이후 자신이 겪은 환란을 교훈 삼아 닥쳐올 우환을 경계한다는 의미를 담아 징비록을 남겼다"며 "사과나무가 징비록이 돼 채무에 대한 경계가 됐으면 한다"고 희망했다.
bong@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16/06/01 10:00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