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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수용 방중, 대북제재 국면에 어떤 영향 미칠까…전문가 진단

송고시간2016-06-01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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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권 "비핵화가 목표지 동결이 목표 아니라는 점 분명히 해야"

조한범 "北,평화공세 펼치다 안되면 5차 핵실험 할 것"

장용석 "北,대화 자체를 거부하지 않는다는 메시지 中에 전달"

김흥규 "리수용 방중을 북중관계 근본적 개선으로 보는 건 무리"

北 리수용, 쑹타오 中 대외연락부장과 회담
北 리수용, 쑹타오 中 대외연락부장과 회담

(서울=연합뉴스) 리수용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31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쑹타오(宋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과 회담했다고 노동신문이 1일 보도했다. 2016.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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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상현 김효정 기자 =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리수용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의 중국 방문을 계기로 다양한 카드를 내걸고 중국과 관계 개선을 시도할 것으로 국제 및 외교, 북한 문제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1일 우리 정부가 미국·중국과 대화를 강화하면서 이번 대북제재 국면의 최종 목표가 다른 무엇이 아닌 '비핵화'라는 점을 강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김한권 국립외교원 교수 = 그동안 북한과 중국, 한국, 미국 간에 앞으로 대북제재 국면을 어떻게 이끌어 나갈지에 대한 시각의 차이가 존재했다. 한미는 북한이 선제적 비핵화 조치를 보여야 대화한다는 것이었고, 중국은 동시에 할 수 있다는 입장, 북한은 비핵화는 의제가 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그런데 미국의 입장이 약간 바뀌는 듯한 뉘앙스가 있었고 중국도 대화 국면으로 바꾸기 위해 노력하던 차에 당대회를 앞두고 북한이 무력 도발도 하지 않고 대화를 요구하는 모습을 보였다. 중국 입장에서는 비핵화·평화협정 논의를 병행하는 정책을 북한과 협의하고 미국을 설득할 수 있는 주변 환경이 만들어지지 않았나 하는 생각으로 북한과 대화를 시도해 보려는 것 같다. 일단 북중 간 대화는 한미 등 주변국이 지켜봐야 한다. 다만 이것이 정말 비핵화 의제를 다루기 위한 예비적인 만남인지 아닌지 명확히 해야 한다는 강한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 만약 제재 국면에서 벗어나기 위한 북한의 전술적 행위라면 한·미·일은 물론이고, 중·러가 이전과 같은 기만전술은 통하지 않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명확히 전달할 필요가 있다. 대화 국면으로 전환하려는 메시지를 중국에 던지며 미·중 사이에 균열을 일으킬 수 있다면 북한은 충분히 전술적 이득을 얻을 수 있다. 그래서 이번 국면의 목표는 비핵화이지, 절대 동결이나 다른 어떤 전략적 카드가 교환되는 것은 있을 수 없음을 한국이 분명히 해야 한다.

◇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북한이 당대회에서 핵보유국 선언을 하면서 대화를 제의해오는 것이나, 리수용이 중국에 간 날 무수단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의 의미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그러니까 이미 개발한 핵은 포기할 생각이 없고, 이제 핵보유국이 됐으니 미래의 핵에 대해서 협상과 대화를 하겠다는 것이다. 북한은 중국에 '우리가 협상국면으로 전환했다', '북중관계 정상화하고 싶다'는 의사를 표시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 입장에서는 대북 제재를 완화하고 남북관계 정상화하면 '김정은 정권'의 안정적 기반을 만들고 '국가경제발전5개년전략'을 추진할 수 있다. 북한은 평화공세를 벌이다 통하지 않으면 그걸 명분으로 5차 핵실험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 중국도 미국도 이미 과도적 합의를 이야기하는 측면이 있다. 양국은 사실상 핵동결 수준 협상도 크게 손해 볼 것이 없다는 입장일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북한이 5차 핵실험을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고, 미국은 비확산과 미국 공격능력 개발을 막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중국과 북한이 협상을 벌이고, 그것을 바탕으로 미·중간 채널이 가동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이런 전개로는 우리가 힘들어진다. 핵동결을 놓고 협상이 장기화되거나 북핵을 암묵적으로 용인하는 상황이 되면 우리는 끊임없이 불안할 수밖에 없다. 압박만으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닌 만큼 협상은 해야한다. 하지만 협상이 장기화하며 지지부진해지는 것을 막고, 주변국에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전제로 하는 협상을 강하게 요구해야만 한다.

◇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책임연구원 = 중국이 대화 자체를 거부한 적은 없다. 다만 핵 문제 등 부담이 있으니 당대회 이후 사절단이 가서 설명하는 식으로 리수용의 방문을 받은 것이다. 문제는 메시지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비핵화와 평화협정 병행 추진을 이야기했지만 북한이 비핵화를 수용하는 답을 가져왔을 가능성은 없을 것 같다. '조선반도 비핵화 논의가 죽었다'고 한 북한이 병진 노선에 배치되는 비핵화 언급을 꺼내기는 어렵다. 제재 자체를 완화시키려는 시도 측면에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비핵화를 꺼내기는 어렵지만 핵 문제 논의 등 좀더 포괄적 표현, 에둘러 가는 표현으로 대화 자체는 거부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중국에 전달할 가능성이 주목된다. 중국 측 요구와 북한 측 요구를 모두 담을 수 있는 다소 모호한 언술로 회담을 거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전달할 가능성이 주목된다. 중국 입장에서는 정세를 관리하면서 북한을 자제시키는 의미일 것이다. 대화를 위한 대화에 굉장히 부정적인 우리 정부는 곤궁한 입장에 빠질 수도 있다. 그러나 현재 국면에서 대화를 통해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에 대한 목표가 불확실하다는 점에서 중국도 심각한 고민이 필요하다. 국면에 따라 대화의 역할이 빛을 발할 수도 있고,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 김흥규 아주대 중국정책연구소장 = 북한이 당대회와 이후 움직임을 통해 핵무장은 계속 가져가되 민생과 경제에 치중하겠다는 메시지와 함께 중국에 관계개선 여지도 동시에 전달했다. 북한으로서는 중국과 관계개선이 제재와 국제적 고립 국면을 돌파하는데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중국이 어느 정도 호응했다. 중국 입장에서는 북핵문제를, 나아가 북한문제를 관리할 필요성을 느낀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양국이 이해관계가 맞아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 리수용이 비핵화와 관련된 메시지를 어느 정도나 가져왔느냐가 향후 행보를 결정한다. 일단 중국이 원하는 한반도 안정을 위한 조치, 즉 당분간 핵실험을 하지 않겠다는 전제를 두고서 중국이 리수용의 방문을 받아들였을 것으로 보인다. 향후 리수용 방중을 계기로 이해관계 균형을 맞추는 작업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김정은이 어떻게 반응하느냐에 따라 북중관계가 새롭게 업그레이드 될지 답보 상태를 유지할지 결정될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리수용의 메시지를 더 봐야 한다. 그의 방중을 곧바로 북중관계의 근본적 개선으로 보는 것은 시기상조다. 대신 유엔 제재 국면에서 제재와 협상, 회유가 맞물려 돌아가는 국면으로 전환하는 것으로 보인다. 곧 미중 전략·경제대화가 열린다는 측면에서 리수용 방중에 중국과 미국이 교감을 한 측면도 있는 것 같다. 이번 방문 내용을 바탕으로 전략·경제대화에서 어떻게 북핵 정책을 펼칠지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동북아 국제관계가 많은 변화의 가능성을 내포한 측면에서 대북 제재를 중심으로 북한의 양보를 끌어내려는 일관된 정책을 지닌 우리 정부로서는 상당히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결국 중국과 미국과 전략 대화를 강화하면서 소통을 통해 상호간 정책 공조를 계속 유지해나가야 한다.

hapyr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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