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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올랜도 총기난사, 샌버너디노 총격테러의 데자뷔 '섬뜩'

송고시간2016-06-13 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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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자 총격전 IS에 충성맹세"…미국 또 '테러 공포 속으로'

美 '테러 대응체계' 손질 불가피…총기규제 여론도 힘받을듯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김종우 특파원 = 미국 플로리다 주 올랜도 나이트클럽 총기 난사 사건을 수사 중인 연방수사국(FBI)이 12일(현지시간) 자생적 이슬람 극단주의자의 테러 가능성을 거론하면서 미국 사회가 또다시 '테러 악몽'에 빠졌다.

지난해 12월 로스앤젤레스(LA) 동부 샌버너디노 총기 테러 사건이 발생한 지 6개월 만에 유사한 사건이 발생했다는 점에서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대테러 전략'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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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 호퍼 FBI 특수조사팀장은 이날 사건 브리핑에서 "우리는 용의자가 지하드(이슬람 성전) 사상에 경도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면서 "모든 각도에서 범행 동기를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존 미나 올랜도 경찰국장도 기자회견에서 "(이번 사건은) 잘 조직되고 준비된 범행으로 보인다"면서 "용의자는 공격형 무기와 소총을 들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CNN은 용의자 오마르 마틴(29)이 "(극단주의 테러세력인) 이슬람국가(IS)의 동조자로 의심되는 수백 명 가운데 한 명으로 FBI의 탐지망에 포착된 인물"이라고 경찰 2명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실제로 FBI를 비롯한 수사당국은 이번 올랜도 총기 난사 사건과 샌버너디노 총격 테러 간 유사점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직장동료들에게 총을 난사해 14명을 죽이고 22명을 다치게 한 샌버너디노 총격 테러범인 사이드 파룩과 타쉬핀 말리크는 사건 전까지 대테러 당국의 용의선상에 오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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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룩은 미국이 파키스탄계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이슬람교도로 공무원이라는 안정된 직장도 갖고 있었다. 부인 말리크는 당시 6개월 난 아기를 키우며 사는 평범한 가정주부였다.

이번 사건의 용의자 마틴도 1986년 뉴욕에서 아프가니스탄계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나 2009년 결혼을 했으며, 이번 사건 이전까지 특별한 범죄기록을 갖고 있지 않은 평범한 시민이었다.

게다가 올랜도 총기 난사 용의자가 범행 전 이슬람국가(IS)에 충성을 맹세했다는 것도 샌버너디노 사건과 유사하다.

이와 함께 두 사건 모두 소프트 타깃을 노렸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소프트 타깃 테러는 상대적으로 경비가 허술한 장소를 겨냥한 것으로 공격이 어려운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한 '하드 타깃'과 대비된다.

실제로 샌버너디노 총격 테러는 샌버너디노 시의 발달장애인 복지·재활시설이었으며, 이번 올랜도 총격 사건은 유명한 나이트 클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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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공격형 무기를 사전에 준비했다는 점도 빼닮았다.

샌버너디노 총격 테러범은 사전에 공격형 소총 2정과 실탄 수천여 발을 동원했다. 이번 올랜도 총격 사건에서도 용의자는 범행에 'AR-15'라는 반자동 소총을 사용하고 권총과 폭발물까지 소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이 자생적 테러 사건으로 규정된다면 미국 정부의 대테러 전략의 손질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샌버너디노 사건 이후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미국의 대테러 감시·대응 체계를 강화한 상황에서 또다시 구멍이 뚫렸기 때문이다.

당장 미국 입국 절차와 이민·난민 심사, 대규모 군중이 모이는 행사 출입 절차 등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언론들은 벌써 이슬람 혐오와 공포 분위기가 더욱 팽배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샌버너디노 사건 이후 반(反) 이슬람 분위기가 확산하면서 이슬람교도들이 공격받는 사례가 적지 않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총기규제' 여론이 힘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정책 최우선 순위에 두고 있는 총기규제는 '테러와의 전쟁'에서 필요 조건이다.

의회조사국(CRS) 등에 따르면 현재 미국 민간에 유통되고 있는 총기는 3억6천여 정에 이르고 있다. 이는 미국 전체 인구 3억1천700만 명보다 많은 숫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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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ngw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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