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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계 '금수저·흙수저론' 해법 모색하다

송고시간2016-06-15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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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언론인협의회 포럼·조계종 불교사회연구소 세미나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금수저·흙수저론'으로 대변되는 한국사회 불평등 문제의 해법을 모색하는 종교계 포럼과 세미나가 잇따라 개최됐다.

한국천주교 주교회의 매스컴위원회, 천주교 서울대교구 매스컴위원회는 한국가톨릭언론인협의회 주관으로 15일 서울 중구 태평로 1가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금수저·흙수저론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를 주제로 가톨릭포럼을 열었다.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는 '한국경제 틀을 다시 짜야 한다'는 제목의 발표문에서 "한국의 자본주의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나만 잘살면 된다'는 질서가 지배해 왔다"며 "그러한 질서는 사회적 재분배 기능이 거의 없는 사회 체제 속에서 빈부는 세습되고 계층 이동의 길은 거의 막혀 버리는 상황에 이르게 됐다"고 지적했다.

또 한국의 경제 상황과 관련, 박 전 총재는 "한국경제는 재정금융적 부양책으로는 치유될 수 없으며 성장과 분배의 구조를 동시에 개혁해야만 치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동안 한국의 경제성장을 이끌어온 제조업과 투자와 수출은 고비용 저효율 현상의 구조화로 경쟁력을 상실했다"면서 "오늘날 선진국들의 경제성장은 예외 없이 소비에 의해 결정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박 전 총재는 소득분배와 복지증대를 통한 국민 생활 수준 향상과 가계 소비 증대를 해법으로 제시했다.

이태철 천주교 서울대교구 청소년국 신부는 공동체 정신을 강조했다. 이 신부는 '서울대교구 청년사목의 현재와 나아갈 길'이라는 발표문에서 "예수님이 선포했던 하느님 나라는 공동체적이었다"며 "함께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어 갈 때 답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이 신부는 "우리 사회와 교회가 자비로워지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자문해 봐야 한다"면서 "교회는 사람들이 하느님의 자비를 느끼고 또한 하느님의 자비를 베풀 수 있도록 실천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한불교조계종 불교사회연구소도 이날 서울 종로구 견지동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한국사회 불평등과 종교의 역할' 세미나를 열었다.

이날 세미나에서 이정우 경북대 명예교수는 "피케티가 우려하는 세습자본주의가 한국만큼 잘 들어맞는 나라도 없을 것"이라며 "중산층은 서서히 몰락하고 계층의 양극화가 진행 중"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이 교수는 "자본주의라고 해서 반드시 배제와 박탈의 경제를 택해야 한다는 법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실정에 맞는 포용적 성장모델을 정립하여 현재 고착 상태에 빠져드는 저성장과 양극화의 늪을 탈출하지 않으면 안 된다"며 "지금 우리에게 절실히 필요한 것은 낙수효과와 반대되는 포용적 성장의 개념"이라고 했다.

또 "포용적 성장은 분배와 성장이 동행하는 개념"이라며 "포용적 성장의 핵심 내용은 밑으로부터의 수요를 창출하기 위해 소득분배를 개선하고, 복지를 확충하며, 지나치게 낮은 최저임금을 단계적으로 인상하는 것 등을 포함한다"고 설명했다.

윤성식 고려대 행정학과 교수는 불교계의 솔선수범을 주문했다. 윤 교수는 '한국사회 불평등과 종교의 역할'이란 토론문에서 "정치적인 측면과 경제적인 측면에서 불교 교단이 모범을 보여야 한다"며 "각종 선거나 의사결정에 있어서 교단 구성원의 권리와 소망이 가능하면 평등하게 구현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부터 갖추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불교는 사회에 불교의 이상을 주장하고 불교의 이상이 현실 정치와 경제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민주주의가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는 현실을 불교가 외면한다면 부처님의 정신을 외면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kih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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