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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 부실 책임' 홍기택 前회장, AIIB부총재직 유지할까

송고시간2016-06-15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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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감사결과 인사혁신처에 통보…공직 진출 막혀

김용환 농협금융 회장에도 수출입은행장 시절 책임 물어

(서울=연합뉴스) 박초롱 기자 = 감사원이 산업은행 '직무 태만'의 책임자로 홍기택 전 산은 회장을 지목하면서 홍 전 회장의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책임론에 부닥친 홍 회장이 국제금융기구 고위직인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부총재를 계속해서 맡을 수 있겠느냐는 지적 때문이다.

감사원은 15일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042660]의 재무상태를 제대로 점검하지 않아 기업회생을 위한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를 바탕으로 감사원은 홍기택 전 산은 회장 등 3명의 전·현직 임원에 대한 감사 결과를 인사자료로 활용하도록 금융위원회에 통보했다.

산은 회장은 금융위원장이 제청해 대통령이 임명하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홍 전 회장에 대한 감사 결과는 금융위는 물론 인사혁신처에도 통보돼 공직 후보 관리에 활용된다.

앞으로 홍 전 회장의 공직 진출이 사실상 막히게 됐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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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홍 전 회장이 현직인 AIIB 부총재직에서 당장 내려와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홍 전 회장은 지난 2월 AIIB의 리스크 담당 부총재(CRO·Chief Risk Officer)로 임명되면서 산은을 떠났다. 불과 4개월 전이다.

정부는 중국 주도의 국제금융기구인 AIIB의 지분 확보와 고위직 진출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다.

홍 전 회장 선임 후 기획재정부는 "한국이 국제금융기구 부총재를 수임한 것은 2003년까지 아시아개발은행(ADB)에서 부총재를 맡았던 이후 13년 만의 일"이라면서 "이번 수임은 박근혜 대통령의 적극적인 지원과 범정부 차원의 노력이 결실을 본 것"이라고 홍보에 나서기도 했다.

홍 전 회장이 지난 8일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청와대와 금융당국이 (산업은행) 자회사 인사의 각각 3분의 1씩을 내리꽂았다"고 주장했지만, 홍 전 회장 자신도 AIIB 부총재로 갈 때 국제금융 전문 관료들을 제치고 간 '청와대 낙하산'이라는 비판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홍 전 회장은 중앙대에서 경제학과 교수로 있다가 제18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경제1분과 인수위원을 맡았다.

그러나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신인도 하락 등을 고려하면 홍 전 회장이 쉽게 AIIB 부총재직에서 내려올 수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홍 전 회장의 거취는 청와대의 결정에 달린 것으로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감사원은 조선업 부실과 관련해 김용환 전 수출입은행장 등 2명의 수출입은행 전·현직 임원에 대한 감사 결과도 인사자료로 활용하도록 기획재정부에 통보했다.

김 전 행장 역시 향후 공직에 진출하기가 어려워졌다.

김 전 행장은 3년 임기를 마친 후 1년 2개월 만인 작년 4월 농협금융지주 회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조선사 부실로 국내 산업계가 휘청이고 있는 가운데 관련 기업을 제때 구조조정하지 못했던 채권은행의 책임자들이 여전히 고위직을 맡고 있는 셈이다.

김 전 행장은 농협금융 회장 취임 이후 '빅 배스(Big bath)'를 언급하며 조선·해운업종 지원에 따른 부실 털어내기에 나섰으나 내부 반발에 부딪힌 상태다.

빅 배스는 목욕탕에서 묵은 때를 벗겨내듯 기업이 한 회계연도에 부실을 일괄 반영하는 것을 일컫는다.

농협은 다른 시중은행보다 뒤늦게 해운·조선업계 대출에 뛰어들어 지난해 말 기준으로 13개 해운·조선 기업에 5조6천억원 규모의 돈을 빌려준 상태다. 시중은행 중 충당금 적립 부담이 가장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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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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