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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억 돈세탁 태국 승려, 수천명 '인의 장막' 치고 경찰 따돌려

송고시간2016-06-17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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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태국 불교계가 잇따른 추문으로 입방아에 오른 가운데 이번에는 수백억 원의 돈세탁 및 횡령 혐의를 받는 태국의 한 고승이 수천명의 신도를 동원해 경찰의 대규모 압수수색까지 무력화하는 일이 벌어졌다.

17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태국 법무부 산하 특별수사국(DSI)은 전날 대규모 병력을 동원, 방콕 북부 파툼타니주(州)에 있는 담마카야 사원에 대해 압수수색을 시도했다.

경찰이 태국 최대 규모의 이 사원에 대해 압수수색에 나선 것은 사원을 대표하는 승려로 거액의 자금 세탁과 공금 횡령 혐의를 받는 프라 담마차요를 검거하기 위해서였다.

압수수색 및 체포 영장을 발부받은 경찰은 대규모 병력을 동원해 사원 수색을 시도했으나 수천 명의 신도들이 경찰의 사원 진입을 가로막는 바람에 체면을 구기고 말았다.

경찰이 진입을 시도한 담마카야 사원은 무려 320만㎡에 달하는 부지에 150여 개 건물이 들어서 있다. 특히 사원은 황금빛의 거대한 우주선 모양을 하고 있어 관광지로도 손꼽힌다.

신도 수도 수백만 명에 달하고 각종 불교 기념일에 열리는 대규모 종교의식으로도 주목을 받는다.

문제는 이 절을 대표하는 승려인 프라 담마차요가 거액의 횡령 및 돈세탁 혐의를 받고 있다는 점이다. 언론보도와 당국의 수사 등을 통해 확인된 돈세탁 규모는 대략 14억바트(약 470억원)에 달한다.

특히 그는 한 신용협동조합이 발행한 11억3천700만바트(약 380억원) 상당의 수표를 자신의 개인 계좌에 보관하다가 들통이 났다.

그런데도 불교 원로회의는 자체 조사 끝에 프라 담마차요가 큰 죄를 저지르지 않았다며 그를 감쌌고, 정부도 이 돈을 사원 명의의 헌금으로 전환하겠다는 약속을 받고 무혐의 처리했다.

더욱이 지난해 10월 불법적인 자금 세탁 부분에 대한 수사에 착수한 DSI는 수차례 그를 소환했으나, 심부정맥 혈전증을 앓고 있는 그는 건강상의 문제를 들어 이에 불응했다.

태국은 국민의 95%가 불교도인 불교국가다. 승려들은 태국 국민의 존경을 받는다. 그러나 최근 교계에서 각종 추문이 쏟아지면서 불교와 승려에 대한 맹신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특히 올 연초에는 태국 불교 최고지도자인 승왕(僧王) 후보가 그의 절에서 고가의 수입차가 쏟아져 나오면서 부패와 탈세 스캔들에 휘말린 끝에 낙마했고, 또 최근에는 승려들이 운영하는 '호랑이 사원'이 야생동물 학대와 밀매 의혹에 휩싸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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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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