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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마신 술이…" 출근길 숙취운전 단속에 줄줄이 적발

송고시간2016-06-2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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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음주운전 전방위 단속…새벽·낮 시간대까지 확대

출근길 숙취운전자 음주단속
출근길 숙취운전자 음주단속

(서울=연합뉴스) 임헌정 기자 = 22일 이른 오전 서울 마포구 마포대교 북단에서 경찰관들이 음주운전 단속을 하고 있다. 경찰은 이날 서울 곳곳에서 출근길 운전자를 상대로 이른바 '숙취운전' 단속을 벌였다.

(서울=연합뉴스) 이효석 최평천 기자 = 22일 새벽, 동이 채 트기도 전인 오전 5시께 서울 지하철 5호선 마포역 인근에 마포경찰서 교통안전계 소속 경관들이 하나둘 모이더니 저마다 차량에서 경광봉과 음주감지기를 꺼내 들었다.

오전 5시30분부터 6시30분까지 출근시간대 불시 음주단속을 하기 위해서였다. 서울지방경찰청은 그동안 야간에 주로 하던 음주단속을 출근시간과 낮 시간대로 확대하는 방침을 세웠다.

한 경관은 모자를 눌러 쓰며 "출근시간에는 전날 마신 술이 덜 깬 채 운전을 하는 '숙취운전'이 주로 적발된다"면서 "숙취운전 생각보다 많이 잡혀요. 한 번 보세요"라고 호언장담했다.

아니나 다를까, 경찰이 강변북로에서 마포역 방향으로 빠지는 길목의 2개 차로에서 음주단속을 시작한 지 딱 10분 만인 오전 5시40분 첫 음주 감지음이 울렸다.

얼떨떨한 표정으로 차에서 내린 J모(31·여)씨는 "어젯밤에 술을 마셨다"면서 "소주와 맥주를 섞어서 7잔 정도 마시긴 했는데…"라며 조심스럽게 음주측정기를 불었다.

J씨는 혈중 알코올 농도가 0.045%로 측정돼 가까스로 면허 정지를 면했다. 그러나 지난해 말 음주운전으로 면허가 취소된 상태에서 운전을 한 사실이 드러나 도로교통법 위반(무면허운전)으로 입건, 경찰서로 향했다.

"어제 마신 술이…" 출근길 숙취운전 단속에 줄줄이 적발 - 2

그새 다른 한편에서는 직장인 B모(60)씨가 음주감지에 적발돼 측정을 받았다.

어젯밤 9∼10시께 모임에서 소주 1병 정도 마셨다는 그는 경관이 음주운전으로 나올 것 같다고 말하자 "그래요? 한번 해보죠, 뭐."라며 자신 있게 음주측정기를 불었다.

영상 기사 "음주운전은 살인행위"…경찰, 칼 빼들었다
"음주운전은 살인행위"…경찰, 칼 빼들었다

[앵커] 음주운전은 곧 살인운전이다, 이런 인식이 운전자들 사이에서 많이 확산되고 관련 사고나 사망자도 줄어드는 추세인데 여전히 근절되지는 않고 있습니다. 경찰이 음주운전과의 전쟁에 나섰습니다. 배삼진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서울 마포구의 한 도로. 이른 아침 경찰의 음주단속이 한창인데 여성운전자가 적발됐습니다. <음주운전 단속 경찰관> "0.1이 넘으면 면허 취소수치인데, 면허가 취소상태세요." 술을 마신 지 5시간이 넘었지만 아직 술이 덜 깬 채 운전을 하다가 단속에 걸린 것입니다. <현장음> "(술을 마지막으로 드신 게 언제세요?) 12시쯤 된 거 같아요." 남성 운전자 한 명도 적발됐는데, 혈중알코올농도 수치가 0.045%로 나와 가까스로 면허정지 처분을 면하고 훈방됐습니다. 경찰이 출근시간 서울 주요도로에서 불시 음주단속에 나섰습니다. 서울시내 음주 교통사고 사망자는 지난해보다 줄어들기는 했지만 여전히 근절되지 않고 있는 게 사실. 음주운전자 연령별로는 20대가 가장 많고, 50대 역시 증가추세에 있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서울경찰은 음주운전 근절을 위해 단속 시간을 늘리고, 전체 경찰서를 두 그룹으로 나눠 릴레이 단속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이서영 / 서울경찰청 교통안전계장> "경찰은 음주운전단속 시간을 확대해서 운영하고, 출근시간과 주야를 불문하고 전방위적인 단속을 실시해서 음주운전이 발붙이지 못하도록…" 경찰은 현행 음주운전 단속기준인 혈중알코올농도 0.05%에서 0.03%로 낮춰, 소주 한 잔만 마셔도 운전대를 잡지 못하게 하는 법안을 오는 8월 국회에 제출하기로 했습니다. 연합뉴스TV 배삼진입니다. 연합뉴스TV : 02-398-4409(제보) 4441(기사문의), 카톡/라인 jebo23

결과는 0.085. 면허 정지 수준이었다. 당황한 B씨는 "얼마 먹지도 않았는데, 정확한 거 맞느냐"면서 "채혈을 하겠다"며 짜증 섞인 말투로 항의했다.

그러나 100일간 면허 정지일뿐이라고 경관이 달래자 "그러냐"며 채혈을 포기하고 순순히 서류 작성에 응했다.

같은 시간 영등포구 경인고속도로교차로에서도 출근시간 불시 음주단속이 실시됐다.

단속에 걸려 혈중 알코올 농도 0.056%로 면허정지 처분을 받은 L모(53)씨는 "어제 저녁에 퇴근하고 소주 반 병, 맥주 1병 마셨다"면서 "자고 일어나면 괜찮은 줄 알았다"며 어리둥절해했다.

이날 1시간 만에 마포구에서는 총 4명이 음주측정에 걸려 1명이 면허정지 처분을 받았고, 영등포구에서는 음주측정을 받은 5명 중 면허취소 1명·면허정지 3명이 적발됐다.

"어제 마신 술이…" 출근길 숙취운전 단속에 줄줄이 적발 - 3

마포경찰서 최찬호 교통과장은 "저녁에 술을 많이 마시면 아침에 자고 일어나도 취기가 남아 있어 몽롱한 상태로 운전하거나 졸음운전을 해 위험하다"며 시민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경찰은 이달 14일 오후 9∼11시 전국 일제 음주단속을 하고 불과 1시간 뒤에 송파구에서 음주 사망사고가 발생한 것을 봤을 때 음주사고가 만연하다고 판단, 전방위적인 음주단속 확대를 결정했다.

경찰에 따르면 올해 1월1일부터 이달 20일까지 서울 시내에서만 음주운전 사고가 총 1천361건 발생해 15명이 사망하고 2천360명이 다쳤다.

hy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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