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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영국, '스위스 모델' 브리처랜드 가능할까

송고시간2016-06-24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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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지지측 근거…정작 스위스는 EU 장벽에 어려움 호소


브렉시트 지지측 근거…정작 스위스는 EU 장벽에 어려움 호소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영국이 23일(현지시간) 국민투표로 유럽연합(EU) 탈퇴를 결정하면서 유럽 대륙 한복판의 비 EU 국가인 스위스가 주목받고 있다.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탈퇴)를 주장했던 측은 그동안 줄곧 스위스를 영국이 모델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브렉시트를 이끈 보리스 존슨 전 런던 시장은 2012년 시장직에 있을 때 스위스 잡지 '벨트보헤' 인터뷰에서 "나는 브리처랜드(Brizerland:브리튼(Britain)과 스위처랜드(Switerland)의 합성어)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브렉시트> 영국, '스위스 모델' 브리처랜드 가능할까 - 2

그의 구상은 영국도, 스위스처럼 EU밖 국가가 새로 연합해 유로존과 자유로운 왕래가 가능하게 하고 무역 협상 발언권을 갖겠다는 것이었다.

'브리처랜드'는 이후 브렉시트 논의가 계속되면서 EU 이탈을 지지하는 쪽의 논리적 근거가 됐다.

영국 대중지 '더 선'은 2014년 11월 '브리처랜드에 온 것을 환영한다'는 기사에서 "우리가 EU를 떠난다면 스위스가 길을 보여주고 있다"는 부제를 달았다.

그러나 스위스 안팎에서는 영국의 앞날이 스위스와 같을 수 없고 '브리처랜드'는 환상에 불과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브렉시트에 반대하는 영국 언론인들이 만든 '인팩츠(infatcs)'의 편집장 휴고 딕슨은 스위스 공영방송 스위스인포 인터뷰에서 금융 시장 규모나 자유로운 이동과 관련해 양국의 상황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는 "스위스나 영국 모두 가장 중요한 산업이 금융인데 EU의 일부분인 영국은 전 유럽에 직접 금융 서비스를 제공해왔지만 스위스는 그러한 '여권'을 갖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스위스의 큰 투자 회사도 런던 밖에서 금융 활동을 해야 했는데 영국이 스위스를 따른다면 유럽 대륙으로 금융 산업을 이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스위스 수출의 55%가 EU를 상대로 하고 있지만 EU 수출은 6%만 스위스가 차지하는 등 무역 불균형도 문제다.

스위스 정부는 2009년 12월 발간한 금융전략 보고서에서 "EU시장 접근을 막는 장벽이 스위스에 불이익이 된다"고 인정할 정도다.

당시 스위스 정부는 EU에 진출하려는 스위스 은행들은 '회색 지대'에 존재하기 때문에 EU 내 자회사를 두는 식으로 운영되고 있고 결국 일자리와 가치창출, 세금 등에서 손해를 보고 있으며 규모의 경제에도 실패하고 있다고 밝혔다.

EU라는 시장에 접근하려면 권역 내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해야 하는데 브렉시트 진영이 이런 조건을 수용할 가능성도 없다.

파스칼 쿠슈팽 전 스위스 내무부 장관은 올 3월 영국 경제일간지 기고문에서 "스위스는 EU와 210개의 쌍방 조약을 갖고 있는데 하나를 협상하는데도 수년이 걸린다"며 비효율성을 우려했다.

스위스 정부는 EU 출범 때부터 몇 차례 가입을 시도했으나 국민투표에서 부결돼 가입하지 못하고 있다.

1992년에도 EU 회원국 가입을 신청했으나 그 해 12월 국민투표에서 유권자 50.3%의 거부로 부결됐고, 2001년에도 사회당 정부의 EU 가입 협상안이 국민투표로 부결됐다.

반면 2014년에는 10년전 EU와 체결했던 EU 시민권자의 스위스 취업을 보장하는 조약을 철회하고 3년 내 분야별 취업 상한선을 두는 '반이민법'을 국민투표에서 통과시켰다.

mino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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