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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신 주필리핀 대사 "'두테르테 효과' 교민범죄피해 줄어들것"

송고시간2016-06-28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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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필리핀 대통령, 친한파…수사에 한류 전파, 치안협력 강화"

"필리핀 GDP의 5%, 인프라 투자…한국기업 투자확대 여지 크다"

(하노이=연합뉴스) 김문성 특파원 = "필리핀에 만연한 범죄와 부정부패가 로드리고 두테르테(71) 대통령 당선인의 강한 리더십 아래에서 많이 사라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우리가 특히 우려하는 한인의 범죄피해도 줄어들 것입니다."

김재신 주필리핀 한국대사는 27일 오후 연합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필리핀 국민은 변화를 선택했다"며 필리핀 사회가 두테르테 정부 출범으로 전환점을 맞을 것으로 전망했다.

거친 언행으로 '필리핀의 트럼프'로 불리는 두테르테 당선인은 오는 30일 임기 6년의 16대 대통령에 취임한다.

필리핀 남부 다바오시 시장으로 기성정치와 거리가 멀었던 그는 범죄와 부패 척결을 내세우며 지난달 9일 대선에서 돌풍을 일으킨 끝에 승리했다.

김재신 주필리핀 대사 "'두테르테 효과' 교민범죄피해 줄어들것" - 2

김 대사는 "필리핀이 현 베니그노 아키노 정부 임기 때 연평균 6%대의 경제 성장을 했지만 서민 생활은 크게 나아지지 못했다"며 "이런 불만이 다바오 시에서 범죄 퇴치 등의 성과를 낸 두테르테 당선인 지지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두테르테 당선인은 마약상 등 강력범은 죽어도 괜찮다며 경찰과 군의 강력 대응을 주문하고 사형제 부활, 미성년자 야간 통행금지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김 대사는 "최근 필리핀에서 마약사범이 많이 잡히고 경찰에 사살도 되면서 범죄 활동이 크게 위축되는 분위기"라며 "강력한 단속 과정에서 문제 발생 가능성도 있지만 극단적으로 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두테르테 당선인의 범죄 소탕 노력으로 한인 범죄피해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를 위해 한인 사회와 함께 적극적으로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필리핀에서 살해된 한국인은 2012년 6명에서 2013년 12명으로 급증했으며 2014년 10명, 2015년 11명으로 3년 연속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서는 지금까지 3명의 한국인이 피살됐다.

김 대사는 "올해부터 3년간 한국국제협력단(KOICA) 사업의 하나로 필리핀에 순찰차와 감식장비 제공, 수사전문가 파견 등 660만 달러(78억 원) 규모의 수사 장비·역량 강화 지원을 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두테르테 당선인은 지난 2일 김 대사의 예방을 받은 자리에서 "한국 교민들과 친분이 있으며 한국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바오시 태권도협회 명예회장을 맡고 다바오시 경전철 사업 협력을 타진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한 적도 있다"고 말하는 등 한국과의 협력을 중요시한다고 김 대사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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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사는 "필리핀의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이 6.9%로 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할 정도로 경제가 발전하고 있다"며 "새 정부가 헌법상 외국인 지분 제한을 40%에서 70%로 완화할 계획을 세우고 있어 외국 기업의 투자 여건도 좋아지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김 대사는 "두테르테 당선인이 제조업과 농업 분야에서 한국과의 교역 확대를 희망한다"며 "매년 국내총생산(GDP)의 5%를 인프라에 투자할 계획이어서 도로, 철도, 공항, 항만 등의 분야에서 양국 협력 확대 여지가 크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는 건설수주지원단 파견 등 한국기업의 수주·투자 활동을 적극적으로 뒷받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김 대사는 북한 핵 문제와 관련, "필리핀이 지난 3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 직후 북한 화물선 진텅호를 압류하고 북한의 도발 행위 때마다 비판 성명을 발표하는 등 양국 공조가 잘 이뤄지고 있다"며 "두테르테 당선인도 북한 핵과 미사일 개발에 강력히 반대하는 입장이어서 기존 공조 관계가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사는 중국과 필리핀의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에 대해 "두테르테 당선인은 중국과의 대화 가능성을 열어놨지만 국제중재 결과를 중국이 존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중재 판결이 나와도 양국이 기존 입장을 고수하면 대립을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대사는 "두테르테 당선인을 짧게 만났지만 언론에 비친 모습과 달리 차분하고 지적이라는 인상을 받았다"며 "다른 국가의 대사 상당수도 그렇게 말한다"고 전했다.

kms123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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