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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김정은, 국무위원장 '셀프 대관식'…유일영도체제 완결

송고시간2016-06-29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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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독재체제 구축 완성해 본격적인 김정은 시대 진입"전문가 "국무위 기능, 정책 심의·집행·감독 포괄" 분석국방위, 국무위로 대체…'김정일 선군정치' 종식 의미

국무위원장으로 추대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으로 추대된 북한 김정은

(서울=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29일 열린 최고인민회의 제13기 제4차 회의에서 국무위원장에 추대됐다고 북한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국무위원회는 이번 최고인민회의 회의를 통해 구성된 북한의 기구로, 기존 국방위원회를 바꾼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김정은의 국가직책도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서 국무위원장으로 바뀌게 됐다. 2016.6.29 [조선중앙TV 캡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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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tzza@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봉석 홍국기 기자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기존의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라는 명칭을 버리고 '국무위원회 위원장'이라는 새로운 국가직에 오르면서 이 직책의 의미와 향후 권력운용 방식에 관심이 쏠린다.

김 위원장은 29일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열린 최고인민회의 제13기 4차 회의에서 개정된 헌법 수정을 통해 국방위원회에서 명칭이 변경된 국무위원회 위원장으로 추대됐다.

이로써 지난달 제7차 노동당 대회를 통해 '최고 수위' 자리인 당 위원장에 오른 김정은은 임시적인 성격이 짙었던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라는 직책을 버리고 새로운 국가직에 오름으로써 본격적인 '김정은 시대'을 열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회의가 유일영도체제, 즉 1인 독재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대관식의 완결판'을 마무리하면서 '김정은 체제'를 완성하기 위한 포석이었다는 것이다.

회의에 앞서 북한 전문가들은 '선군정치'를 앞세운 김정일이 비정상적으로 키운 국방위원회를 아들인 김정은이 정상적으로 되돌릴 것으로 점쳐왔다.

그동안 김정은이 새로 거머쥘 새 국가직책으로는 할아버지 김일성 주석이 맡았던 '중앙인민위원회'의 위원장을 점치는 전문가들이 많았으나 북한은 예상을 깨고 '국무위원회'라는 전혀 새로운 명칭을 들고 나왔다.

이는 앞서 7차 당 대회를 통해 비서국을 없애고 대신 정무국을 만든 것과 어느 정도 맥락을 같이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김정은이 비서국을 정무국으로 만들어서 정무국의 수장으로서의 노동당 위원장이 됐고, 당의 정치적 영도를 받아서 국가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것이므로 국무위원장 제도를 만든 것은 상당히 말이 된다"고 밝혔다.

기존 국방위원회를 대체하는 국무위원회의 신설은 '김정일 시대'의 선군정치에서 벗어나 '김일성 시대'의 사회주의 당-국가 체제로 돌아간다는 의미가 있다.

국무위원장으로 추대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으로 추대된 북한 김정은

(서울=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29일 열린 최고인민회의 제13기 제4차 회의에서 국무위원장에 추대됐다고 북한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국무위원회는 이번 최고인민회의 회의를 통해 구성된 북한의 기구로, 기존 국방위원회를 바꾼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김정은의 국가직책도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서 국무위원장으로 바뀌게 됐다. 2016.6.29 [조선중앙TV 캡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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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국방위는 1972년 12월 채택된 '사회주의 헌법'상 주권의 최고지도기관인 중앙인민위원회 산하 5개 위원회 중의 하나였으나 1998년 헌법이 개정되면서 '국가주권의 최고군사지도기관이며, 전반적 국방관리기관'으로 격상됐다.

선군정치를 표방한 김정일은 그해 김일성 유훈통치를 끝내고 국방위원회 위원장으로 재추대됐다.

결국, 김 위원장이 아버지 김정일의 선군정치를 종식하고 자신의 시대를 선포할 목적으로 국무위원회를 신설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사회주의 색채가 강한 중앙인민위원회가 아닌 국무위원회라는 국가기구를 신설한 것은 대외적으로 부드러운 이미지를 주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도 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교 교수는 "국무위원장이라는 호칭 자체가 중국도 리커창이 국무원 총리이고 한국도 국무위원회가 따로 있으며, 미국도 국무장관 있다"며 "북한이 늘 폐쇄적이고 긴장만 유발하는 국가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려는 행보로 읽힌다"고 말했다.

신설된 국무위원회가 어떤 위상을 가지고 있으며,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할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국무위원회는 국가의 최고 지도기관으로 일종의 정책 심의, 집행, 감독 기능을 모두 포괄한다고 볼 수 있다"며 "국방위원회는 국무위원회의 산하기구로 들어갔을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안찬일 세계북한센터 소장은 "김정은의 직책을 국무위원장으로 바꾼 것으로 볼 때 직책을 많이 손질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국방위원회의) 명칭만 바꾸고 기능이나 역할을 그대로 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김정은은 앞으로 군사 뿐만 아니라 경제와 대남정책, 대외정책 등까지 직접 챙기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북한 사정에 밝은 대북 소식통은 "일단 국무위원회라는 조직은 (북한에선) 처음인 것으로 보인다"며 "국방위가 폐지된 것인지 아니면 이름만 바꿨는지는 추가로 확인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anfou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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