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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킹 선호', '몸매 따짐'…성매매업주 性 취향까지 기록 관리(종합)

송고시간2016-07-08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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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락처·직업·특징 등 기록…사업자등록증·명함으로 신분 검증해 가입

(전주=연합뉴스) 김진방 임채두 기자 = '스타킹 선호, 서비스 시간 짧고 깔끔, 두 명 찾는 손님.'

지난 7일 전북 전주에서 단속된 오피스텔 성매매업소 사무실 컴퓨터에서 나온 '고객 명단'에는 단골손님으로 드나든 고객들의 성적 취향과 직업, 선호하는 체형 등 상세한 영업 정보가 담겨 있었다.

업주 이모(37)씨는 철저한 신분 검증을 거친 뒤 가입시킨 고객 명단을 관리하며 주택가 원룸과 오피스텔에서 성매매를 알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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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씨는 지난해 11월부터 최근까지 원룸과 오피스텔 10곳을 임대해 운영하면서 한 차례에 15만원씩 접대비를 받고 모두 1억5천여만원의 수익을 올렸다.

경찰은 이씨가 구속된 것과 별도로 업소에서 관리하던 고객 명단에 주목하고 있다.

이 명단에는 전북지역 고객 4천여명의 신상 등 '다양한' 정보가 담겨 있다.

이씨는 다른 성매매업소들과 이 명단을 공유하며 영업을 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명단 속에는 고객의 연락처, 성별, 나이뿐 아니라 '성적 취향', '좋아하는 여성의 체형', '이용횟수', '가입 경로' 등 세세한 정보가 적혀 있었다.

엑셀파일로 정리된 이 명단에는 교수부터 일용직 노동자까지 다양한 직종의 사람들이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이 명단을 바탕으로 고객들을 관리하며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은밀하게 관리되는 명단인 만큼 명단에 들어가는 '가입절차'는 매우 까다롭다.

업주들은 신분증과 명함 인증은 기본이고, 확실한 신분 검증을 위해 사업자등록증까지 요구하기도 했다.

이 명단이 어떤 식으로 작성됐고, 언제부터 작성되기 시작했는지는 정확히 알 수가 없다.

명단 속에는 전북지역 고객 4천명 외에도 다른 지역 고객 수천명의 정보가 담겨 있었다.

이런 명단은 성매매 업주들 사이에 암암리에 거래되거나 공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주들은 까다로운 가입절차를 거치기만 하면 '고객만족'을 표방하며 확실한 보안을 바탕으로 취향에 맞춘 서비스를 제공했다.

일단 거래가 성립되면 고객의 차량이 있는 곳까지 직원을 보내 성매매가 이뤄지는 원룸이나 오피스텔로 안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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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원룸과 오피스텔은 경찰 단속이 심한 모텔이나 여관, 유흥가가 아니라 주택가에 있다.

심지어 이번에 단속된 성매매업소 10곳 중 몇 곳은 초등학교와 인접해 있는 곳도 있었다.

이들은 또 경찰 단속을 피하기 위해 원룸에 사무실을 차려 놓고 성매수자의 전화번호와 기존 고객 명단을 대조해 손님을 받고, 성매매업소 단속 기사 등을 검색해 단속 정보를 파악하기도 했다.

이번 사건을 통해 성매수자 고객 명단의 실체가 드러나면서 성매수자들에 대한 수사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특히 휴대전화 번호와 직업 등이 상세히 적혀 있는 만큼 현장에서 검거하지 않으면 성매수자의 혐의 입증이 어려운 다른 성매매 사건과는 양상이 다르다.

경찰 관계자는 "일단 확보한 명단을 가지고 금전 거래나 통신내역 등을 확인해 수사대상을 정리하고 있다. 명단에 적힌 직업과 신상 등이 진짜인지는 아직 수사 전이라 확인이 안 된 상태"라며 "기본적인 조사를 마친 뒤 입건 대상을 정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전북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지난 7일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업주 이씨를 구속하고, 직원과 성매매여성 등 10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또 압수한 고객 명단을 근거로 성매수자들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

chin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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