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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이자 대출?…저축은행·대부업체 미끼물면 낚인다

송고시간2016-07-14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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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금융권 대출받는 순간 신용등급 급락, 은행 이용 어려워져

"무이자 기간만 이용하지…" 생각했다간 못빠져나와

[연합뉴스TV 제공]

[연합뉴스TV 제공]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최근 일부 저축은행과 대부업체들을 중심으로 무이자 대출 이벤트를 시행하고 있지만, 여기에 혹해 대출을 받았다간 신용등급이 크게 떨어져 다시는 금리가 낮은 은행을 이용하지 못할 수도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서울 강동구에 사는 새내기 직장인 하모(26.여)씨는 최근 급하게 300만원이 필요해 대출을 받으려 했다.

그런데 TV에서 여자는 30일까지 대출이자가 공짜라는 말을 듣고 바로 해당 대부업체에서 돈을 빌렸다.

대부업체라는 것이 좀 찝찝했지만 한 달 안에 갚으면 된다고 생각했다.

시간이 흘러 무이자 기간이 끝나가자 하씨는 은행을 찾아 마이너스 통장을 개설한 뒤 대부업체에서 빌린 돈을 갚으려 했다.

그러나 은행에서는 신용등급이 낮아 마이너스 통장을 만들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신용등급을 조회해 보니 이전까지 3등급이던 신용등급이 대부업체에서 대출을 받자마자 7등급으로 떨어져 있었다.

하씨는 지인들에게 돈을 빌려 겨우 빌린 돈을 갚을 수 있었다.

하씨는 "대부업체에서 돈을 소액 빌린 것만으로 신용등급이 이렇게 많이 떨어질 줄은 몰랐다"며 "어떻게 신용등급을 올려 다시 은행을 이용할 수 있을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저축은행 등이 실제로 이자나 수수료를 전혀 받지 않은 채 단기간 대출을 해주는 것은 사실이며, 이는 급한 돈이 필요한 이들에게 큰 유혹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신용등급 급락이라는 눈에 잘 보이지 않는 불이익이 숨어있기 때문에 지극히 조심해야 한다.

하씨와 같은 경우가 생기는 것은 개인 신용평가사들이 개인 신용 평점을 계산할 때 어떤 금융기관과 거래하는지를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이다.

개인 신용 평가 회사인 코리아크레딧뷰로(KCB)는 신용 평점을 매길 때 신용거래 형태를 가장 중요하게 보고 나이스평가정보는 두 번째로 중요하게 여긴다.

대출 규모가 같아도 은행에서 빌리는 것보다 저축은행이나 대부업체에서 돈을 빌리면 신용 평점을 더 많이 잃어 신용등급도 크게 떨어질 수 있는 것이다.

저축은행이나 대부업체들이 펼치는 무이자 대출 이벤트는 무이자 대출 기간이 끝나면 법정 최고 금리(연 27.9%)에 가까운 금리를 부담해야 한다.

처음에는 무이자라고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고금리 대출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고금리를 물기 전에 돈을 갚고 나오려는 생각에 대출을 받더라도 받는 순간 이미 은행권을 이용하기 어려운 신용등급이 돼 버려 2금융권에서 빠져나오기가 쉽지 않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이런 무이자 마케팅은 전형적인 미끼 상품으로 한번 발을 잘 못 디디면 금리가 아주 높은 2~3금융권의 늪에 빠질 수 있다"며 "저축은행이나 대부업체들도 무분별하게 대출을 유혹할 수 있어 자제해야 하고 감독 당국도 적절히 규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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