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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노역 아들 19년만에 상봉 칠순 노모 "어디갔다 왔어" 눈물(종합)

송고시간2016-07-15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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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장애 모친, 행방불명됐다 돌아온 아들 부등켜 안고 하염없는 눈물

강제노역 축사 지근거리 청주 어머니 집서 상봉…이별 아픔 잊고 한집서 단잠

'12년 축사 강제노역' 지적 장애인이 생활한 쪽방
'12년 축사 강제노역' 지적 장애인이 생활한 쪽방

(청주=연합뉴스) 이승민 기자 = 14일 오후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의 한 축사 창고에 딸린 쪽방. 이곳에서 지적 장애인이 12년간 생활하면서 무임금으로 일한 것으로 알려져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016.7.14
logos@yna.co.kr

(청주=연합뉴스) 김형우 이승민 기자 = 행방불명된 뒤 남의 집 축사 쪽방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소를 키우는 강제노역을 해온 지적 장애인 '만득이' 고모(43)씨가 19년 만에 꿈에 그리던 어머니(77)와 상봉했다.

강제노역 아들 19년만에 상봉 칠순 노모 "어디갔다 왔어" 눈물(종합) - 2

그의 어머니 역시 고씨처럼 지적 장애 2급이었지만 19년 만에 만난 아들에 대한 기쁨의 감정을 분명하게 표현, 이를 지켜보던 경찰과 마을 주민들을 울렸다.

경찰은 극도의 불안감과 대인기피증을 겪는 고씨의 강제노역에 대한 피해를 조사하는 대신 가족을 찾아 주는 것이 우선이라고 판단했다.

지난 14일 9시께 경찰은 깔끔하게 목욕을 하고 단정한 옷으로 갈아 입은 고씨를 청주시 오송읍 어머니 집으로 고씨를 데려다줬다.

경찰은 고씨 모자가 상봉하는 것을 방해받지 않기 위해 만남을 언론에 공개하지 않았다.

이미 경찰의 연락을 받고 이장과 주민 10여명은 마을 입구에서부터 그를 기다렸다 반겼다. 이장의 손에는 커다란 수박이 들려있었다.

고씨 어머니는 방 2칸짜리 작은 단독 주택에서 누나와 함께 살고 있었다.

고씨가 행방불명된 이후 긴 세월이 흐른 탓인지 거실 어디에서도 고씨의 사진이나 흔적은 찾을 수 없었다.

축사 강제노역 지적 장애인이 생활한 쪽방
축사 강제노역 지적 장애인이 생활한 쪽방

(청주=연합뉴스) 이승민 기자 = 14일 오후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의 한 축사 창고에 딸린 쪽방. 이곳에서 지적 장애인이 12년간 생활하면서 무임금으로 일한 것으로 알려져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016.7.14
logos@yna.co.kr

무려 19년의 세월이 지난 뒤의 상봉이었지만 고씨 모자는 단번에 서로를 알아보고 눈물을 펑펑 흘렸다.

고씨 어머니는 "얼마나 보고 싶었는데 어디 갔다 이제 왔느냐. 많이 찾아다녔다"며 고씨를 끌어안고 놓을 줄 모르며 하염없이 눈물을 쏟아냈다.

지적 장애라 표현이 부족했지만, 어머니는 또렷하게 "주민등록 말소도, 사망신고도 안 하고 기다렸다"며 그동안 자식을 애타게 기다렸던 아픔을 쏟아내듯 목놓아 울었다.

경찰에도 "찾아줘서 고맙다"고 연방 감사의 뜻을 표했다.

고씨 역시 감정 표현은 못 했지만 어머니 품에 안겨 어눌하게 "나도 알어. 알어"라고 말하며 어머니와의 상봉을 반겼다. 그러나 극도의 불안감과 대인기피증이 있는 그는 심리적으로 불안한 탓인지 모자 상봉의 기쁨조차 제대로 표현하지 못해 지켜보던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고씨 어머니의 눈물은 20분간 계속됐다. 이를 지켜보던 경찰과 마을 주민들도 19년 만에 이뤄진 모자의 애틋한 상봉에 눈물을 흘렸다.

이들 부자는 마을 이장이 준비한 수박을 먹으며 재회의 기쁨을 나눈 뒤 19년 만의 고통을 잊고 단잠을 잘 수 있었다.

경찰은 고씨를 진료하고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장애인복지시설을 찾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고씨는 병원이나 시설에서 일정 기간 머물면서 전문가 상담 등을 거쳐 심리적 안정을 되찾으면, 어머니 집에서 함께 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vodcast@yna.co.kr

logo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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