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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美클리블랜드 주민들, 공화 전당대회에 흥분·우려 교차

송고시간2016-07-18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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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경제 활성화 기대감…역대 3번째 공화 전당대회 개최 자부심트럼프에 대한 찬반 여론 팽팽…폭동 가능성엔 한목소리로 우려

(클리블랜드<오하이오주>=연합뉴스) 신지홍 심인성 강영두 특파원 = "말 그대로 흥분되고 기대된다.", "폭동이나 불상사가 날까 걱정된다."

미국 공화당 전당대회를 바라보는 오하이오 주(州) 주민들의 반응이다. 오하이오 주는 한때 잘나갔으나 지금은 쇠락한 대표적 '러스트 벨트'(Rust Belt)이며 이번 대선의 3대 승부처로 꼽힌다.

1964년 이후 이곳에서 이기지 못한 대선후보가 백악관 주인이 된 경우는 없었다.

특히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의 대관식을 치를 도널드 트럼프가 '보호무역'을 이번 대선의 최고 어젠다로 끌어올리면서 주민들 사이에서는 경기가 다시 살아날 수 있을까 하는 기대가 묻어났다.

하지만 그를 반대하는 기류도 만만치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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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3번째 공화당 전당대회를 개최하는 데 대해선 강한 자부심과 함께 지역경제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묻어났으나 트럼프를 둘러싼 찬반 시위가 격화되면서 자칫 폭동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데 대해서는 큰 우려를 나타났다.

클리블랜드 시내에서 처음 만난 50대 여성 매리 배스에게 '이번 전당대회를 어떻게 보느냐'고 질문하자 기다렸다는 듯 "매우 흥분된다"는 답이 돌아왔다.

배스는 클리블랜드가 역대로 1924년과 1936년에 이어 공화당의 3번째 전당대회를 개최하게 됐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이번 전당대회가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실제 트럼프 지지자와 반대파들 사이의 물리적 충돌 등 폭동 가능성이 고조되면서 막판 호텔 예약을 취소하는 사례가 잇따랐지만, 클리블랜드 시내는 물론 외곽의 호텔까지 동난 상태다. 숙박공유서비스 '에어비앤비' 회원사들도 대목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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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스는 그러나 폭동 가능성에는 적잖은 우려를 나타냈다.

그녀는 "방금 전 방송을 통해 알게 됐는데 오늘 루이지애나에서 또 경찰 저격사건이 일어났다고 한다. 우리도 걱정"이라면서 "전당대회장 주변에 왜 총기 휴대를 허용하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클리블랜드 당국은 퀴큰론스 아레나 주변 1.7마일(2.73㎞), 이른바 '전대 구역'에서도 총기 소유를 허용키로 했고, 이에 따라 흑인 과격단체 '신(新)블랙팬더당' 회원들은 총기를 휴대한 채 클리블랜드 도심에서 시위를 벌이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배스는 "분열적 발언을 일삼는 트럼프를 좋아하지 않는다"며 자신의 속내도 여과 없이 내비쳤다.

반면 트럼프의 열렬한 지지자로 '도널드트럼프패트리엇' 웹사이트를 운영한다고 밝힌 맥스 린(56)은 "공화당 전당대회를 우리 지역에서 여는 게 매우 자랑스럽고 흥분된다"면서 "특히 개인적으로는 트럼프를 후보로 지명하는 전당대회라 더욱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린은 "트럼프는 그동안 아무도 하지 못한 일을 해 냈다. 공화당 역사상 가장 많은 유권자를 끌어들였다"면서 "많은 사람이 트럼프를 비판하고 언론도 부정적으로 보도하는데 그들은 (기득권에 유리한) 지금의 정치적 역학구도가 깨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가 미국의 일자리를 다시 찾아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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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동 우려에 대해선 "아마도 큰 시위가 있을 수 있다"면서 "그러나 언론에 나오는 대로 큰 충돌이나 폭동 같은 것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시내 곳곳에 경찰이 2만5천 명이나 깔려 있다고도 전했다.

전당대회 장소인 '퀴큰론스 아레나' 건물을 지키는 한 흑인 여성 경찰은 자신을 "클리블랜드에서 태어나 자란 토박이"라고 소개하면서 "내 고향이 공화당 전당대회를 개최해서 좋고, 또 나는 내가 지금 하는 이 일도 너무 좋아한다"며 웃음을 지어 보였다.

폭동 가능성과 관련해선 "그런 얘기가 많이 나오는데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된다"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shin@yna.co.kr, sims@yna.co.kr, sim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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