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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사냥 중"…에르도안 반대시민들, 대대적 숙청에 전율

송고시간2016-07-21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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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출된 정부 무력전복 반대하지만 희망 없어 나라 떠나고파"

(이스탄불 AFP=연합뉴스) 터키 최대도시 이스탄불의 최신 유행의 중심지이자 좌파들의 집결지인 베식타스 지역에는 음울한 분위기가 퍼지고 있다.

이곳에는 군사 정권의 지배를 경험한 적이 없고 쿠데타가 실패로 돌아간 것을 환영한 이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이들은 정부가 쿠데타 진압 이후 군과 경찰, 공무원 수만 명을 체포하거나 해고하면서 앞으로 벌어질 일들을 우려하고 있다.

"마녀사냥 중"…에르도안 반대시민들, 대대적 숙청에 전율 - 2

바텐더로 일하는 대학생 에므레(25)는 20일(현지시간) "마녀사냥이 이뤄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3년 전, 당시 에르도안 총리가 밀어붙인 이스탄불 도심의 게지 공원 재개발 계획으로 촉발된 전국적인 대규모 반정부 시위에 참여했던 그는 "정부를 지지하지 않지만, 쿠데타는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에 반대하는 나의 관점에는 변함이 없다"면서도 "모든 사람이 쿠데타 이후의 대응에 두려워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부분의 카페 테이블에서 이뤄지는 대화 주제도 단 한 가지였다.

영업 일을 하는 숨불 젤리크(32)는 쿠데타가 벌어졌던 지난 15일 밤의 상황을 이야기하며 "(이슬람 혁명을 이룬) 이란 체제가 생각났다"고 말했다.

그는 에르도안의 정책을 지지하지 않지만, 선출된 정부를 무력으로 전복할 수 있다는 생각에는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역시 3년 전 에르도안 반대 집회에 참석했었다는 젤리크는 "당시엔 희망에 차 있었다. 항의하는 많은 사람 속에서 자랑스러웠고 눈물도 흘렸다"고 회고했다.

하지만 "우리는 이제 아주 소수이고, 정부는 지배를 강화할 제도만 부활시킬 것"이라며 "지금은 이 나라를 떠날 방법을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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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청년은 "쿠데타가 완전히 가짜는 아니더라도, 정부는 그것을 이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렇게 많은 사람을 죽이는 것은 도움이 될 것"이라며 "감히 정부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는 사람은 남아있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네스린(18)은 거리로 나와 쿠데타 시도에 저항하라던 에르도안 대통령의 요구를 꼬집었다.

그는 "3년 전에는 거리에 나오는 것이 금지됐고 최루 가스를 퍼부었는데, 이제는 광장으로 나오라고 한다. 이런 모순이 어디 있느냐"며 "남아있는 자유마저 제한될까 두렵다"고 말했다.

mih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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