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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안, 남중국해로 분열…캄보디아는 친중 행보·말레이는 불참(종합)

송고시간2016-07-25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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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국간 상호 비방에 만장일치 의사결정 방식 회의론도

분쟁 당사국 말레이시아 외교장관, 회의 불참

(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문제를 두고 중국 편에 선 일부 회원국 때문에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이 또 다시 흔들리고 있다.

캄보디아 등 1∼2개 회원국 때문에 외교장관회담 공동성명 자체가 무산되는 상황이 빈발하자 '만장일치' 합의 원칙에 대한 회의론이 불거지고, 회원국 간의 상호 비방도 잇따르고 있다.

또 분쟁 당사국 가운데 하나인 말레이시아는 외교장관이 회담에 아예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25일 현지 언론과 외신 보도에 따르면 전날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개막한 아세안 연례 외교장관회담에서는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문제를 두고 밤늦은 시각까지 격론이 벌어졌다.

그러나 이날 회의에서는 남중국해 영유권 관련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 판결에 관한 아세안의 입장을 공동성명에 담는 문제에 관한 합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당사국인 필리핀과 베트남이 아세안의 공식 의견 표명을 요구했으나, 대표적 친중성향 국가인 캄보디아가 이를 강력하게 반대했기 때문이다.

아세안은 '만장일치'로 의사결정을 하기 때문에 1개 회원국만 반대해도 공동보조를 취할 수 없다.

이로 인해 아세안은 지난 12일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을 무력화한 PCA 판결 직후에도 공동성명을 내는 방안을 논의하다가 포기했고, 지난달 중국과 외교장관 특별회의에서는 캄보디아와 라오스의 반대로 공동성명을 채택했다가 돌연 철회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지난 2012년 캄보디아의 반대로 공동성명 발표 자체가 무산된 경험이 있는 아세안 내부에서는 '만장일치' 의사결정 원칙을 전면 재고해야 한다는 주장마저 나오고 있다고 싱가포르 일간 더 스트레이츠타임스가 전했다.

또 민감한 사안을 두고 의견이 다른 상대방을 공격하는 상황도 벌어지면서 회원국 간 결속도 급격하게 흔들리고 있다.

비공개 외교장관 회의에 참석했던 한 외교 관리는 AP통신에 "캄보디아는 진정한 'C 대국'(중국을 지칭)의 충신(royalist)"이라며 비꼬았다.

이런 가운데 아니파 아만 말레이시아 외교장관이 이번 회의에 불참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말레이시아에서는 24일 3차례 회의와 25일 긴급 회의에 장관을 대신해 이스만 하심 사무국장을 참석시켰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리는 "아니파 장관은 다른 긴급한 일정 때문에 불참했다"고 설명했다.

말레이시아는 필리핀, 베트남, 브루나이와 함께 중국과의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당사국으로, 지난달 중국과 외교장관 특별회의에서는 회원국간 미합의 상태에서 공동성명을 발표했다가 취소한 바 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자제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렛노 마르수디 인도네시아 외무장관은 "모든 회원국에 예외 없이 자제력을 발휘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아세안 외무장관들은 25일 오전 긴급회의를 열어 합의를 끌어내기 위해 노력했지만, 남중국해 문제에 관한 합의가 이뤄졌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와 관련 돈 쁘라뭇위나이 태국 외무장관은 기자들의 질문에 퉁명스러운 어조로 "성명은 읽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아세안 외무장관들은 25일과 26일 남중국해 문제로 극한 대치 중인 미국과 중국 외교수장을 잇달아 면담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아세안, 남중국해로 분열…캄보디아는 친중 행보·말레이는 불참(종합) -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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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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