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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민주 전대> 힐러리 지명 순간 환호와 열광…'인종의 용광로' 연출

송고시간2016-07-27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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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더스 '롤 콜' 투표전 대의원들의 '칭찬 릴레이'에 눈시울 붉어져

힐러리, 샌더스의 화끈한 지지에 '함께 하면 강하다' 영상으로 화답

샌더스 지지자들 "이게 민주주의냐" 항의…미디어센터서 침묵시위도

(필라델피아<美펜실베이니아주>=연합뉴스) 심인성 강영두 김세진 특파원 = "이제 투표를 중단하고 박수로 힐러리 클린턴이 대통령 후보에 지명됐음을 선언합시다(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여러분, 이 제안에 동의하십니까?(사회자)", "동의합니다(대의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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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현지시간) 오후 6시 56분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州) 필라델피아의 농구경기장 '웰스파고 센터'. 힐러리 클린턴 전 미 국무장관이 188년 전통의 민주당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대통령 후보로 선출되는 순간, 전당대회장은 떠나갈 듯한 함성과 환호로 '열광의 도가니'로 변했다.

특히 백인 중심이었던 공화당 전당대회와 달리 소수계를 적극적으로 포용하는 민주당을 반영하듯 백인과 흑인, 히스패닉, 아시아계 등 다인종이 하나가 돼 '힐러리'를 연호하는 감격의 장면이 연출됐다.

클린턴 후보를 대의원들은 발을 구르고 서로 포옹하면서 기쁨을 만끽했다.

샌더스 의원 지지자들은 아쉬움과 안타까움으로 망연자실한 표정이었고, 몇몇 지지자들은 눈물을 찍어내기도 했다. 하지만, 롤 콜 투표 저지 등 물리적 불상사는 없었고 후보 지명 절차를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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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의 대선후보를 선출하는 과정이자 전당대회의 백미로 꼽히는 대의원 공개투표 '롤 콜'(roll call·호명) 투표는 오후 4시 26분 시작됐다.

롤 콜은 알파벳 순으로 각 주 대표가 나와, 대의원 투표 결과를 공개로 발표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이미 경선 과정에서 클린턴 후보가 과반 대의원을 확보한 탓에 긴장감이 팽팽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양측 대의원과 지지자들은 주별로 클린턴 후보와 샌더스 의원의 득표 결과가 발표될 때마다 연호하며 손피켓을 흔들어댔다.

특히 패배가 '예고'된 것이나 다름없었지만, 워싱턴 주를 비롯해 몇몇 주에서 샌더스 의원이 앞서는 결과가 나올 때마다 그의 지지자들은 열광했다.

승부는 두 시간여가 흐른 오후 6시 38분 일찌감치 갈렸다. 테네시 주에서 힐러리가 50명, 샌더스가 23명의 대의원 표를 가져가면서, 힐러리 후보가 전체 대의원(4천763명)의 과반(2천382명) 표를 얻어 사실상 대선후보로 확정됐다.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누적 득표 상황을 지켜보던 힐러리 후보 측 대의원과 지지자들은 '힐러리'를 외치며 환호했지만, 연호가 그다지 오래 이어지진 않았다. 샌더스 의원 지지자들을 자극하지 않으려 극도로 자제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롤 콜은 곧바로 계속됐고 샌더스 의원의 지역구인 버몬트 주는 발표 순서를 바꿔 와이오밍 주에 이어 마지막으로 투표 결과를 발표했다. 당 화합과 통합의 상징적 의미를 보여주기 위해 당 지도부가 일부러 샌더스 의원이 마지막 결과 발표와 함께 후보 지명을 공식적으로 제안하는 감동의 자리를 만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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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몬트는 샌더스 의원의 지역구인 만큼 그가 '22대 4'로 낙승했다. 버몬트 대의원 대표가 이 같은 결과를 발표하고 마이크를 넘기자 샌더스 의원은 눈시울이 붉어진 채로 호명 투표 중단과 함께 클린턴의 대선후보 지명을 제안하는 내용의 준비된 원고를 읽어내려갔다.

전당대회장에 모인 1만여 명의 양측 지지자는 일제히 기립해 두 후보의 이름과 'USA'를 연호했다.

당 전국위원회(DNC) 도나 브라질 임시 위원장은 "위대한 샌더스 상원의원이 단합의 정신을 보여줬다"며 이의가 있는지를 물었고, 장내는 "없습니다"라는 함성이 울려 퍼졌다.

클린턴 후보와 샌더스 의원이 경선 과정의 앙금을 털어내고 민주당의 대선 승리를 위해 하나가 되는 순간이었다.

클린턴 후보는 후보지명 직후 곧바로 트위터에 샌더스 의원의 발언이 담긴 영상과 '함께 하면 더 강하다(Stronger together)'라는 대선 슬로건이 담긴 영상을 올리며 경선 결과에 깨끗이 승복한 샌더스 의원에게 고마움과 함께 연대의 정신으로 화답했다.

샌더스 의원은 후보 지명 절차 시작 전부터 부인 제인 여사와 함께 만감이 교차하는 듯 눈시울을 붉혔다. 롤 콜 투표 시작 전 지지연사들의 일제히 샌더스 의원의 대승적 결단에 감사와 함께 존경을 표시하면서 뭉클한 장면이 연출된 탓이다.

환호의 분위기 속에서 경쾌한 음악으로 열기가 고조되는 동안, 샌더스 의원 지지자들은 행사장에서 하나둘씩 자리를 뜨며 구호를 외치기 시작했다.

리더가 "민주주의가 뭔지 보여줘"라고 선창하면 지지자들은 "바로 이런 게 민주주의야"라고 외치며 행진했다. "슈퍼 대의원은 집에 가라"는 구호도 끊이지 않았다.

100여 명에 달하는 샌더스 의원 지지자들은 각국의 기자들이 있는 미디어센터에 진입해 침묵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샌더스 의원이 11월 대선 승리를 위해 이달 초 클린턴 후보를 공식 지지한 것을 시작으로 전날 전당대회 지지연설에 이어 이날까지 총 3차례에 걸쳐 클린턴 후보의 손을 확실히 들어줬음에도 그의 강경 지지자들이 지난 24일 전당대회 전날부터 연일 '반(反) 클린턴' 시위를 벌이면서 당의 진정한 화합은 요원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sims@yna.co.kr k0279@yna.co.kr smi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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