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NA' 꼬리 길이 분석 생명기원 밝힌다

(대전=연합뉴스) 박주영 기자 = 국내 연구진이 생명의 초기 배아 단계에서 성장 과정을 밝힐 수 있는 유전자 분석법을 개발했다.

IBS(기초과학연구원) RNA 연구단 김빛내리 교수팀은 전령RNA 꼬리의 길이를 분석해 생명체가 초기 배아 단계에서 꼬리를 늘린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발견했다고 28일 밝혔다.

전령RNA는 DNA의 유전 정보를 단백질로 전달하는 RNA의 일종이다. 전령RNA의 끝에 달린 '아데닌꼬리'는 생명의 시작 단계인 난모세포나 배아에 필요한 단백질을 생산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난모세포와 배아 시료를 확보하기 어려워 관련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지지 못했다.

연구팀은 2014년 자체 개발한 꼬리서열분석법을 전령 RNA에 특화해 '전령 RNA 꼬리서열분석법'을 새로 개발했다.

시료 속 RNA 가운데 아데닌꼬리를 가진 전령 RNA만을 모으는 기술을 이용해 극소량의 난모세포·배아에서 수천개 유전자의 아데닌꼬리를 측정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초파리의 난모세포와 초기 배아에 대한 실험에서 난모세포가 어느 정도 성숙한 뒤 대다수 전령 RNA의 꼬리 길이를 늘인다는 것을 처음으로 관찰했다.

또 아데닌꼬리가 길어질수록 유전자가 단백질로 생산되는 효율이 높아졌다.

즉 초파리 난모세포가 수정한 뒤 처음 배아 발생에 필요한 단백질을 효과적으로 만들어내기 위해 아데닌꼬리의 길이를 조절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 다양한 동물들의 난모세포·초기 배아 연구에 활용돼 생물 종 간 진화의 차이를 밝히거나 RNA의 생성과 소멸 등 연구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진스 앤 디벨롭먼트'(Genes&Development) 온라인판 지난 21일 자에 실렸다.

jyoung@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16/07/28 13:21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