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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김영란법 환영하면서도 '검찰공화국' 우려…복잡한 속내

송고시간2016-07-29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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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민주, 공수처 추진 박차 속 "초기부터 칼날 휘두르겠나" 견제

국민의당, 영장 재청구 사태로 끓는 속 내비치며 검찰개혁 강조

(서울=연합뉴스) 홍지인 이정현 기자 = 야권은 29일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합헌 결정에 일단 환영하면서도 검찰의 법 오·남용 가능성을 우려하며 복잡한 속내를 내비쳤다.

야권이 진경준 검사장 구속 사태 등을 계기로 검찰개혁 드라이브를 거는 상황에서 궁지에 몰린 검찰이 김영란법을 지렛대로 야당 인사들을 향해 보복성 또는 표적 수사의 칼을 무차별적으로 휘두를 수 있다는 경계감이 표출되는 모양새이다.

벌써부터 야권 안팎에서 "자칫 '검찰공화국'이 될 수 있다"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는 배경이다.

특히 국민의당은 전날 검찰이 박준영 박선숙 김수민 의원에 대한 영장을 재청구한 것을 두고 박지원 비대위원장이 나서서 '만행'이라고 표현할 만큼 검찰에 대한 감정이 악화한 상황이다. 김영란법 만큼이나 검찰개혁이 시급한 과제라고 강조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역시 국민의당과의 공조 속에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신설 등 검찰개혁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며 검찰의 권한을 분산시킬 방안 찾기에 몰두하고 있다.

더민주 박완주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김영란법이 검찰 기소독점·편의주의에 의해 악용될 소지에 대해 "일단 김영란법 시행을 해서 문제가 생기면 얘기를 해볼 문제"라고 말을 아꼈다.

그는 그러면서도 "검찰의 악용 우려는 김영란법이 국회에서 통과됐을 때부터 나온 얘기"라며 "검찰이 가뜩이나 기소독점권을 가졌으니 오남용 사례가 생긴다면 시대 흐름을 반영해 법을 명료화시킬 필요는 있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검찰개혁 추진을 주도하는 더민주 민주주의 회복 태스크포스(TF) 팀장인 박범계 의원도 통화에서 "김영란법은 공직사회 부패를 획기적으로 전환하는 것이니 필요하지만, 검찰 내부의 추태는 공수처 신설을 통해 견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김영란법이 자의적 잣대 가능성이 있어서 문제인데, 시행되면 다양한 판례들이 나올테니 각각의 판단 기준도 생길 것"이라며 "검찰도 현실을 도외시하고 법 시행 초기부터 칼날을 휘두르면 형평성 문제가 벌어질 수 있다. 기소 단계에서 시민이 참여하도록 하는 대배심제도의 활성화가 보완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野, 김영란법 환영하면서도 '검찰공화국' 우려…복잡한 속내 - 2

국민의당도 김영란법 취지 자체는 존중하면서도 검찰의 오·남용 가능성에 대해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박지원 비대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영란법이 시행돼 투명한 사회로 간다면 모든 고통을 감수해야 한다"면서도 "그런데 또 검찰이 '(김영란법 위반)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기소할까봐 겁난다"라고 비꼬았다.

같은 당 권은희 의원도 통화에서 "검찰 권한 남용이 김영란법의 부작용으로 걱정되는 점 중 하나"라며 "그런 것들이 이번에 꼭 검찰 개혁을 해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공수처 신설 TF 팀장인 이용주 의원도 "김영란법이 구체적으로 규제하는 행위가 뭔지 불명확하다는 취지로 위헌시비가 있었기 때문에 조만간 개정 논의가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다만 김성식 정책위의장은 "김영란법 자체는 부정부패 척결을 위해 제대로 해야 하는 것이고 기소독점주의 등 문제는 별도의 검찰개혁 과제"라며 "최근 검찰의 우리당 의원 영장 재청구 문제도 다른 문제"라고 김영란법과 검찰개혁 문제를 연관짓는 데 선을 그었다.

더민주와 국민의당은 다음 주 공수처 신설 법안을 공동발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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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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