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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인터뷰> 윤병세 "몰타, 북한 노동자에 신규비자 발급 중단"

송고시간2016-07-3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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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타와 워킹홀리데이 체결 합의…외교적 위상 높아진 伊와 협력 강화"

"재외공관, 유관부처와 공조해 브렉시트·테러 등에 면밀히 대응"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비자 연장을 불허하는 방식으로 최근 북한 노동자들을 사실상 추방 조치한 지중해 섬나라 몰타가 북한 노동자에 대한 신규 비자 발급도 중단할 방침을 밝혔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30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2016년 유럽지역 재외공관장회의' 직후 연합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윤 장관은 전날인 29일 한국 외교장관으로는 처음으로 내년 상반기 유럽연합(EU) 의장국인 몰타를 방문해 조셉 무스카트 총리, 조지 윌리엄 벨라 외교장관과 잇따라 만나 양국 현안을 논의했다.

벨라 외교장관은 이날 윤 장관에게 "몰타 정부는 최근 외국인 노동자 인권 문제에 단호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북한 노동자들의 비자 연장을 최근 중단한 것에 더해 신규 비자 허가도 더 이상 해주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몰타는 북한과 1971년 수교 이래 역사적으로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왔으나 이 같은 조치에 따라 앞으로 몰타에는 북한 노동자의 입국이 전면 중단된다.

몰타는 최근 들어 몰타의 북한 노동자들이 강제 노동과 인권 침해에 시달리고 있고, 이들이 벌어들이는 돈이 북한 정권 유지에 이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우리 정부와 유럽의 북한 인권 단체 등을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제기되자 전격적으로 이 같은 조치를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장관은 몰타를 시작으로 향후 북한 노동자들이 여전히 체류 중인 폴란드 등 기타 EU 국가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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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타는 아울러 우리 정부에 워킹홀리데이 협정의 조속한 체결과 인적 교류 확대를 제의하는 등 한국과의 교류를 확대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해 왔다고 한다.

윤 장관은 "몰타는 비록 면적이 서울의 반 정도에 불과한 소국이지만 유럽과 중동, 북아프리카를 연계하는 위치에 있어 지정학적 중요성이 크고, 내년 상반기 EU 의장국을 맡는 등 유럽 내에서 차지하는 의미가 크다"며 "경제적으로도 몰타는 해운과 조선, 선박 등록 등의 분야에서 강점을 지니고 있어 향후 두 나라가 정치·경제적으로 긴밀한 관계를 이어갈 가치가 크다"고 전망했다.

영어와 몰타어를 공식 언어로 쓰고 있는 몰타와의 워킹 홀리데이 협정이 체결되면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등 영어 사용 국가처럼 우리 젊은이들의 몰타 진출이 크게 늘 것이라고 윤 장관은 예상했다.

몰타를 방문하기 전 파올로 젠틸로니 이탈리아 외교 장관과도 양자 회담을 한 윤 장관은 "이탈리아가 국제사회에서 갖는 중요성과 잠재력을 최대한 활용할 필요가 있다"며 "창조경제, 국방·방산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작년 90억 달러(약 10조440억원) 남짓이던 양국 교역 규모를 100억 달러(약 11조1천600억원) 이상으로 확대하기로 하는 등 양국이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윤 장관은 "영국의 EU 탈퇴(브렉시트) 이후 독일, 프랑스에 이어 EU 내에서 이탈리아의 역할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며 "또, 이탈리아가 내년 주요 7개국(G7) 의장국이자 유엔 안전보장위원회 비상임이사국을 맡는 데다 내년에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 위원회 위원장을 맡을 가능성도 커 대북제재 등 국제 공조에 있어서 이탈리아와의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오는 10월 로마에 한국문화원이 설치돼 양국의 문화·인적 교류의 교두보가 될 것"이라며 "창조경제와 관련해서도 우리는 응용과학 분야에서 우위에 있고, 이탈리아는 기초 과학이 발전해 협력의 시너지가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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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내 30여 개국 대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이날 열린 유럽지역 공관장 회의에서는 브렉시트 대응 방안, 유럽에서 빈발하는 테러에 대비한 우리 국민 보호 방안, EU의 대북제재 이행 등 대북 압박 공조 방안에 대해 집중적인 논의가 이뤄졌다고 윤 장관은 설명했다.

윤 장관은 "브렉시트 이후 당장은 경제적인 측면에 초점을 맞추고 대응하고 있으나 브렉시트는 유럽의 질서, 더 나아가 국제 질서에 미치는 함의가 크다"면서 "일부에서는 브렉시트가 '퍼펙트 스톰'(여러 악재가 동시에 발생해 그 영향력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 현상)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하는 만큼 향후 영국과 EU의 탈퇴 협상 과정을 세심히 지켜보고, EU 내 기타 국가에서도 브렉시트와 유사한 사례가 확산될 가능성이 없는지 등도 면밀히 주시하면서 적절한 대응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장관은 테러에 대해서는 "테러가 과거에는 정부나 공권력에 대항한 것이었다면 지금은 무고한 민간인을 겨냥한 소프트타깃으로 그 대상이 바뀌고 있다. 올해 해외 여행을 나가는 우리 국민이 2천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이제 매일 전 세계 어딘가에서는 우리 국민이 위험에 처할 수 있다는 이야기"라며 "유럽에서 테러가 늘어나는 만큼 현지 공관이 중심이 돼 유관 부처와 공조를 강화해 위기 대응 능력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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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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