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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뢰도발 부상' 하재헌 하사 "날 잊어도 北도발은 잊지 마세요"

송고시간2016-08-04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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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지뢰도발 1년 결의행사 참석…"장애인올림픽 도전할 것"

1년 후 다시 만난 DMZ 수색대 전우
1년 후 다시 만난 DMZ 수색대 전우

(파주=연합뉴스) 임병식 기자 = 4일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에서 열린 북한 비무장지대(DMZ) 지뢰도발 1주기 기념행사에서 육군 1사단 DMZ 수색대 전우 8인이 '평화의 발' 조형물 앞에서 천하제일 구호를 외치고 있다. 왼쪽부터 박준호 예비역 병장, 이형민 하사, 박선일 원사, 하재헌 하사, 김정원 하사, 정교성 중사, 최유성 예비역 병장, 문시준 중위.

(파주=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 "우리를 잊더라도, 북한이 지뢰도발을 일으킨 그 사실은 잊지 마시길 바랍니다."

작년 8월 북한군의 비무장지대(DMZ) 지뢰도발로 크게 다친 하재헌(22) 하사는 지뢰도발 1주년을 맞아 경기도 파주 DMZ 생태관광지원센터에서 열린 'Remember 804'(8월 4일을 기억하라) 행사에서 기자들을 만나 이렇게 말했다.

우리 국민이 북한의 도발을 기억하고 안보가 얼마나 소중한지 잊지 말아 달라고 당부한 것이다.

북한군이 군사분계선(MDL)을 몰래 넘어와 매설한 목함지뢰를 밟은 하 하사는 두 발을 모두 잃었다. 그는 재활 치료를 통해 의족을 착용하고 스스로 걸을 수 있게 됐지만, 아직 거동에는 불편이 작지 않다.

하 하사는 "지난 1년 동안 많이 힘들었지만, 두 다리로 걸을 수 있어 자랑스럽다"며 "그동안 성원을 보내준 국민에게 감사한다"고 강조했다.

활짝 웃는 DMZ 수색대 전우
활짝 웃는 DMZ 수색대 전우

활짝 웃는 DMZ 수색대 전우
(파주=연합뉴스) 임병식 기자 = 4일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에서 열린 북한 비무장지대(DMZ) 지뢰도발 1주기 기념행사에서 하재헌 하사(왼쪽)와 박선일 원사가 대화를 나누고 있다.

하 하사는 이번 행사에서 여러 차례 국민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시했다.

그는 행사 참석자들 앞에서 "지난 1년 동안 정말 많이 힘들었고, 아팠고, 고통스러운 순간이 많았지만, 멀리서 응원해준 국민 여러분, 가까운 곳에서 도움을 준 가족이 있어 이 자리에 서게 됐다"고 털어놨다.

지뢰도발로 극심한 고통의 나날을 보내야 했던 하 하사는 재활 치료를 모두 마치고 지난달부터 국군수도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다.

그는 "최전방에서 북한군과 싸우고 싶지만, 지금은 어렵게 됐다"며 "수도병원에서 일하며 저처럼 작전 임무를 수행하다가 다친 장병들에게 힘이 돼주고 싶다"고 말했다.

하 하사는 "수도병원에서 열심히 군 생활을 하고 장애인올림픽 국가대표로 나가는 것도 생각 중"이라며 "많은 응원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하 하사를 비롯해 지뢰도발 당시 대응 작전을 했던 육군 1사단 수색팀원 8명은 모두 이번 행사에 참가했다. 이들이 공식적으로 한자리에 모인 것은 작년 12월 수색팀의 공헌을 기리는 조형물 제막식 이후 처음이다.

지뢰도발 당시 오른쪽 다리를 절단한 김정원(25) 하사는 "지난 1년 동안 국민의 성원과 국군 장병의 응원 에너지로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며 "그 감사함으로, 크나큰 사명감으로 군 생활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하사의 고교 선배인 인연으로 김 하사와 하 하사를 지원해온 조윤선 전 여성가족부 장관도 행사에 참석해 수색 팀원들을 격려했다.

'전우야 함께 가자'
'전우야 함께 가자'

(파주=연합뉴스) 임병식 기자 = 4일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에서 열린 북한 비무장지대(DMZ) 지뢰도발 1주기 기념행사에서 육군 1사단 DMZ 수색대 정교성 중사(왼쪽)가 하재헌 하사가 일어서는 것을 도우며 기념촬영 자리로 이동하고 있다.

작년 10월 에이미 멀린스와 김 하사, 하 하사의 만남을 주선했던 조 전 장관은 멀린스가 이들에게 보내준 메시지를 소개했다.

멀린스는 선천적으로 두 다리가 없으나 의족을 찬 채 미국 육상선수이자 모델, 배우가 된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멀린스는 최근 조 전 장관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두 사람(김 하사와 하 하사)의 모습을 보며 우리 안에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강인함이 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며 "이것이 우리의 진정한 재산이며 이를 북돋우는 게 우리가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행사에는 김 하사와 하 하사의 가족들도 참석해 고통을 이겨낸 모습을 보여줬다.

하 하사의 어머니 김문자 씨는 기자들과 만나 작년 8월 4일을 회고하며 "아들이 다쳤다는 말만 듣고 병원으로 뛰어갔는데 그 처참한 모습을 보고 그 자리에서 정신을 잃을 정도로 절망했다"고 털어놨다.

김 씨는 "국민 여러분의 도움과 격려가 있었기에 버틸 수 있었다"며 "정말 감사한다는 말을 꼭 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ljglor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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