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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문 찔끔 연다고 '녹조라떼' 잡히나…펄스방류 실효성 '논란'

송고시간2016-08-18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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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연합뉴스) 박정헌 기자 = 찌는 듯한 가마솥더위가 이어지면서 낙동강 일원에 녹조가 기승을 부리자 수자원공사는 낙동강 수계 보와 댐 6곳의 수문을 여는 댐-보 연계방류를 했다.

수문 찔끔 연다고 '녹조라떼' 잡히나…펄스방류 실효성 '논란' - 2

하지만 환경단체와 전문가들은 실효성이 떨어지는 대책일뿐더러 오히려 녹조 피해를 더 악화할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반면 수자원공사는 시범운영으로 실시한 연계방류이기 때문에 시간을 더 두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수자원공사는 지난 16일 오전 10시부터 13시간 동안 경북 칠곡보에서 경남 창녕함안보까지 5개 보 수문을 개방했다.

초당 900t의 물을 흘려보냈다. 총 수량은 3천400만t이었다.

이와 더불어 합천댐도 수문을 열고 지난 14일부터 5일간 총 900만t을 방류했다.

댐과 보의 수문을 동시에 개방해 녹조를 한꺼번에 하류로 밀어내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번 댐-보 연계방류처럼 많은 물을 한꺼번에 흘려보내 유속을 증대시키고 강물의 상·하층을 섞어주는 펄스(Pulse) 방류는 임시방편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성층 현상(수심별로 층을 이루는 현상)이 생긴 낙동강의 경우 8개 보를 완전히 개방했을 때 추정 유속인 초당 2천t 수준의 수량은 돼야 녹조 감소 효과가 제대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즉 8개 보를 완전히 개방해야 그나마 실효성 있는 녹조 대응책이 된다는 의미다.

인제대학교 환경공학과 조경제 교수는 "펄스 방류로 녹조가 8%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는 시뮬레이션 결과가 있다"며 "이는 녹조 발생 오차범위 내에 드는 것으로 효과가 없는 보여주기식 대책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초당 2천t 방류를 한다고 해도 수문을 닫고 일주일이 지나면 다시 녹조가 생기기 때문에 이마저도 근본적인 대책은 못 된다"며 "수량이 무제한은 아니어서 무작정 방류를 할 수 없을뿐더러 방류량을 늘려도 낙동강 흐름이 크게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사무처장은 "녹조가 발생한 뒤 사후약방문격으로 방류하면 강 하류에 녹조를 더 증식시킬 위험이 있다"며 "녹조는 강이 정체됐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라 녹조 발생 전에 미리 수문을 열어 강의 흐름을 되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이달 초 금강 3개 보(세종, 공주, 백제보)에서 펄스 방류를 진행한 바 있으나 오히려 녹조가 확산하는 결과로 나타나기도 했다.

당시 3개 보에서는 총 359만t의 물을 흘려보냈다. 상류에 있어 수량이 적은 세종·공주보는 초당 300t, 백제보는 초당 600t을 방류했다.

수자원공사는 펄스 방류처럼 물을 일시적으로 흘려보내는 것은 어디까지나 녹조관리 보조수단이며 시범운영인 만큼 지속적인 후속 조사로 적정 방류량을 찾아내겠다는 입장을 표했다.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펄스 방류의 목적은 남조류 증식을 억제하는 것이지 완전히 없애는 게 아니다"며 "시범운영인 만큼 누적 데이터를 계속 분석하면 실효성 있는 방류량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뭄, 공업·생활용수 사용 등 고려할 부분이 많아 무작정 많은 양을 방류할 수 없다"며 "지금은 해법을 찾아가기 위한 과정인 만큼 펄스 방류의 효과가 떨어진다고 섣부르게 단정 지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이에대해 다른 수질 전문가는 "수질은 오염물질이 유입되는 양에 따라 정해진다"며 "그렇다면 오염물질 농도에 맞춰 방류량을 찾는 게 과학적이지 무조건 몇 t 이상 흘려보내라고 주장하는 것은 과학적이지 않은 태도"라고 주장했다.

이어 "물이라는 것은 없을 때 더 큰 문제이기 때문에 정수할 수 있는 녹조보다는 단수가 더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강물의 양은 무한하지 않은 만큼 수자원확보 차원에서 과다하게 물을 흘려보내는 것은 반대한다"고 덧붙였다.

home12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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