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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홍 스님 "기복신앙 탈피…신행혁신운동 전개해야"

송고시간2016-08-1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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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포교원, 포교종책 5대 기조 발표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종교에 대한 관심이 점차 멀어지는 데는 종교가 사회 요구 내용을 실행하지 못한 탓도 있습니다. 미래사회에 종교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또 어떻게 기복신앙을 극복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담아 신행(信行) 혁신을 새 포교종책의 중심에 뒀습니다."

대한불교조계종 포교원장 지홍 스님은 17일 저녁 서울 종로구 관훈동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 신행혁신운동 전개 △ 플랫폼 방식의 전법 허브 구축 △ 사찰 및 포교 신도단체들과의 수평적 네트워크 구축 △ 유대와 공존의 다양한 공동체 만들기 △ 나눔과 베풂의 선행문화 창출 등 5대 종책 기조를 발표했다.

종단의 전법(傳法) 종책을 이끄는 조계종 포교원장이 기자들을 상대로 새 포교정책을 발표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그만큼 출가자 감소와 고령화 등 불교의 위기를 심각하게 여기고 있다는 방증이다.

실제 조계종 출가자 감소는 우려할 만한 수준이다. 조계종에서 예비 승려인 사미(남성)·사미니(여성) 수계를 위해 교육받고 있는 사람은 2005년 319명이었으나, 2010년 278명과 지난해 205명으로 10여 년 새 100명 이상이나 줄었다. 지난해 출가자 수는 10년 전에 비해 3분의 2수준에 불과하다.

지홍 스님은 "불교를 비롯한 모든 종교가 기복적 차원에 머물러 있다"며 "불교의 경우 부처님께서 계시던 시절 '보살행'의 불교 수행 방식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살행을 통해 지혜를 받고 삶의 결과를 사회와 역사 속에 나누는 회향(廻向)이 본래의 가르침이란 것이다.

조계종 포교원은 젊은 불교, 앎과 수행이 일치하는 불교를 위해 신행혁신 로드맵을 마련하고 바람직한 불자상을 재정립할 방침이다. 또 수행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전국 사찰에서 불교 의례의 한글화가 정착되도록 힘쓸 예정이다.

지홍 스님은 한국불교의 자성도 촉구했다.

스님은 "자본주의 병폐에 물들어 사찰이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그리고 불교가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지 못했다"며 "기복신앙을 벗어나서 수행을 통해 자기 변화를 일으키고 삶의 질을 바꾸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종교를 위한 종교가 아닌, 사회와 이웃 그리고 국가를 위한 종교가 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포교원은 5대 정책 기조를 실현하기 위한 9가지 과제도 제시했다.

이들 과제에는 △ 신행혁신 운동과 새 불자상 확립 △ 플랫폼 방식의 포교자원·콘텐츠 발굴 △ 신도교육 내실화와 교재 개편 △ 포교·신도단체 자립·자율성 강화 △ 전법 중심 도량 확대개편 △ 미래세대를 위한 전법 대안 마련 △ 도심 및 농어촌 지역 사찰 공동체 모델 개발 △ 포교 지도(데이터베이스) 구축 △ 신행혁신을 위한 포교제도 및 종법령 재정비 등이 담겼다.

조계종은 종단 차원의 개방형 플랫폼을 구축, 다양한 포교 현장 프로그램을 발굴해 육성하기로 했다.

포교연구실장 원철 스님은 "사찰마다 각각의 특징과 개성을 살린 포교 프로그램이나 나름의 비법이 있다"며 "이를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어 쌍방소통으로 포교 프로그램의 완성도를 높여가겠다"고 말했다.

포교 지도 구축도 눈길을 끈다.

지역별 조계종의 포교자원과 포교 환경을 파악해 지도를 제작함으로써 전체 포교 현황을 진단하고 포교종책의 기초 데이터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전국 사찰과 불교대학, 종립학교와 병원 등 복지시설 그리고 각종 법회 현황을 파악해 지역별 거점을 마련하고 네트워크를 형성하겠다는 것이다.

한편 지홍 스님은 최근 현각 스님의 한국불교 비판 논란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지홍 스님은 사견임을 전제로 "원칙적으로는 현각 스님의 비판을 수용한다"고 밝혔다.

스님은 이어 "하지만 (현각 스님이) 더 적극적으로 책임 있게 이야기해야 한다"며 "페이스북이 아닌 보다 공식적인 입장에서 이야기해야 하고, 불교만을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한국사회 종교의 신행 형태를 함께 이야기해야 울림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현각 스님은 지난달 페이스북을 통해 한국불교의 기복신앙화 등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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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h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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