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연합뉴스 최신기사
뉴스 검색어 입력 양식

"서필리핀해, 나투나해, 동해…" 남중국해 아전인수 작명전쟁

송고시간2016-08-25 13:52

이 뉴스 공유하기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본문 글자 크기 조정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서필리핀해, 나투나해, 동해, 남해…"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을 부인한 국제 상설중재재판소(PCA) 판결 이후 '남중국해'의 이름을 둘러싼 이해 당사국들의 줄다리기에 다시 불이 붙는 모양새다.

25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정부는 현재 자국 영해와 인접한 남중국해 일부 영역을 '나투나 해(海)'로 명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올해 6월 중국 정부가 인도네시아의 배타적 경제수역(EEZ)인 나투나 제도 주변 해역을 "중국 어민의 전통적 어장"이라고 주장하고 나선 데 따른 대응 행보다.

루훗 판자이탄 해양조정부 장관은 "이 해역이 역사적으로 인도네시아 영역이었다는 점을 보다 명백히 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인도네시아는 조만간 나투나 제도 주변 200마일 해역에 나투나 해란 이름을 붙이는 방안을 유엔에 제안할 것으로 알려졌다.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로 중국과 정면대결을 벌여 온 필리핀은 이미 2012년 스프래틀리 군도를 비롯한 남중국해 동쪽 해역의 명칭을 '서필리핀해'로 공식 변경했다.

필리핀 서쪽에 위치한 바다인 만큼 남중국해로 통칭하기보다 '서필리핀해'로 구분해 부르는 것이 적절하다는 주장이다.

반대로 베트남은 남중국해 서쪽 해역을 자국 동쪽이란 이유로 '동해'로 부른다. 베트남은 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는 유커에게서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이 담긴 지도와 출판물을 압수할 정도로 민감한 반응을 보여 왔다.

이렇게 동남아 각국이 내세우는 이름의 공통점은 자국 지명이 포함돼 있거나, 자국의 위치를 기준으로 동서남북 방위를 붙였다는 것이다. 이는 해당 해역이 자국 소유란 점을 강조하는 동시에 중국의 영유권 주장을 배제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중국 역시 국내적으로는 남중국해를 '남해'로 지칭하고 있다.

동남아 각국이 경쟁적으로 '바다 이름짓기'에 나선 배경에는 1930년대 미국 지도제작자에 의해 생겨난 이래 국제적으로 통용돼 온 '남중국해'란 명칭이 중국의 '역사적 권원'(權原) 주장에 악용되고 있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위안 유바이 중국 인민해방군 해군 중장은 지난해 영국 런던 안보회의에서 "남중국해는 그 이름이 가리키듯 중국에 속한 해역"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일각에선 남중국해 이름 논란이 불필요하게 역내 긴장을 고조시킨다면서 남중국해 대신 '중간해' 등 중립적 의미를 가진 다른 이름을 붙여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서필리핀해, 나투나해, 동해…" 남중국해 아전인수 작명전쟁 - 2

"서필리핀해, 나투나해, 동해…" 남중국해 아전인수 작명전쟁 - 3

hwangch@yna.co.kr

댓글쓰기
에디터스 픽Editor's Picks

영상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