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연합뉴스 최신기사
뉴스 검색어 입력 양식

北위협 대응 '핵잠수함' 건조론 부각…핵연료 획득·美설득 난제

송고시간2016-08-26 12:02

이 뉴스 공유하기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본문 글자 크기 조정

소형 원자로 기술은 갖춘 듯…농축우라늄 확보 쉽지 않아

일부 전문가 "정부 의지만 있으면 2∼3년내 가능"

지난 6월 13일 해군작전사령부 부산기지에 입항한 미국의 신형 핵추진 잠수함 미시시피호(버지니아급, 7천800t급) 입항을 환영하는 행사가 열렸다.[연합뉴스 자료사진]

지난 6월 13일 해군작전사령부 부산기지에 입항한 미국의 신형 핵추진 잠수함 미시시피호(버지니아급, 7천800t급) 입항을 환영하는 행사가 열렸다.[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이정진 기자 = 북한의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 위협이 현실로 다가오면서 우리 해군도 핵추진 잠수함을 보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은밀하게 움직여 기습 타격하는 잠수함 특성상 일단 기지를 빠져나와 잠항하고 나면 이를 찾아내기가 불가능에 가까워서 이를 방어하는 최선의 방법은 적의 기지를 24시간 감시해 유사시 선제 타격하는 것이다.

그러자면 사실상 무제한으로 수중작전이 가능한 핵추진 잠수함이 필요하다는 논리에서다.

기존의 디젤 잠수함은 축전지 충전용 산소 공급을 위해 수시로 수면으로 부상해야 하는데, 이런 '스노클링' 과정에서 적에게 발각돼 격침당할 가능성이 크다.

국내 잠수함 전문가인 문근식 한국국방안보포럼 대외협력국장은 "북한의 SLBM을 막을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방법은 핵추진 잠수함이 배치돼 북한의 잠수함 기지 동향을 계속 살피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우리 군도 과거 핵추진 잠수함 건조를 추진한 적이 있다.

노무현 정부 당시인 2003년 4천t급 핵잠수함을 건조하는 계획을 비밀리에 추진했지만 일부 언론에 이 사실이 공개되자 중단했다.

당시 이 계획에 참여했던 문근식 국장은 "핵추진 잠수함 건조계획이 보도됐던 당시 누구도 공식적으로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는데 우리 스스로 사업을 접었다"고 말했다.

우리 군 당국은 현재 핵추진 잠수함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말을 아끼고 있다.

군의 한 관계자는 "핵추진 잠수함 필요성에 대한 여론은 주시하고 있으며 필요성에 상당 부분 공감하고 있다"면서도 "여러 여건상 당장 추진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우리 군은 핵추진 잠수함을 건조할 능력을 상당 부분 갖춘 것으로 전해졌다.

군의 한 관계자는 "잠수함용 소형 원자로 제조 능력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문제는 원료로 쓰일 농축우라늄을 어떻게 확보할 것이냐"라고 말했다.

핵추진 잠수함에는 20∼90%로 농축된 우라늄이 원료로 필요하다.

현재 우리는 우라늄 농축시설이 전무하다. 작년에 개정된 한미 원자력협정에 따라 한미 양측이 서면 약정을 체결하면 미국산 우라늄을 20%까지 농축할 수 있지만, 미국이 용인할 가능성은 적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원자력협정 자체가 '평화적 이용'을 강조하고 있으며, 협정문에도 "어떠한 군사적 목적도 포함하지 아니한다"라고 명기되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당장 농축우라늄을 수입하는 길밖에 없다.

문근식 국장은 "20% 농축우라늄은 국제적으로 상용으로 거래된다"면서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술적 문제를 극복한다 해도 국제정치적 변수도 만만치 않다.

중국과 러시아 등 주변국의 반발은 차치하고라도 미국이 선뜻 이를 용인할 지도 미지수다.

일단 농축우라늄을 군사적 용도로 사용하는 것을 허용하면 다음 단계로 핵무장을 추진할 가능성을 우려해 반대할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

군의 다른 관계자는 "핵추진 잠수함 이슈에 대해 미국이 어떻게 나올지 예단하긴 힘들지만, 상당히 예민한 문제가 될 것임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문근식 국장은 "기술적 측면만 따지면 우리 군은 2∼3년 뒤에는 핵추진 잠수함을 건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정부의 결심"이라고 말했다.

transil@yna.co.kr

댓글쓰기
에디터스 픽Editor's Picks

영상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