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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CEO> 검찰 출두 앞두고 자살한 '롯데 2인자' 이인원 부회장

송고시간2016-08-2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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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끝 승부수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

(서울=연합뉴스) 재계팀 = 검찰 수사를 앞둔 롯데그룹의 2인자 이인원 부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검찰 수사 과정에서 자살하는 불행한 경영자의 사례가 하나 더 추가됐다.

그는 유서에서 "비자금은 없다"고 강변했지만, 앞으로 검찰의 칼끝이 어디를 겨눌지는 아직 미지수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한진해운의 자구안과 관련해 벼랑끝 승부수를 던졌다. 한진이 제출한 자구안에는 필요할 경우 조 회장의 개인적 유상증자 등으로 1천억원을 추가 지원해 총 5천억원을 보태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제 한진해운의 운명은 채권단의 최종 결정에 달렸다.

◇ 검찰 조사 앞두고 자살한 '롯데 2인자' 이인원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최측근인 이인원 롯데그룹 정책본부장(부회장)이 검찰 조사를 앞두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26일 오전 7시 10분께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산책로의 한 가로수에 이 부회장이 넥타이와 스카프로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운동 중이던 주민이 발견했다.

차 안에서 발견된 자필 유서에서 이 부회장은 "롯데그룹에 비자금은 없다. 이렇게 어려운 시기에 먼저 가서 미안하다. 신동빈 회장은 훌륭한 사람이다"라며 끝까지 조직과 신 회장을 옹호했다.

검찰은 이날 오전 9시 30분 이 부회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횡령 등 혐의의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었다.

이 부회장은 롯데그룹의 컨트롤타워 격인 정책본부 본부장을 맡아 신 회장과 함께 경영 전반을 이끌어온 롯데그룹의 2인자였다.

그는 롯데그룹에 43년간 몸담으며 창업주인 신격호 총괄회장에 이어 아들 신동빈 회장의 신뢰를 얻은 심복으로, 오너 일가를 제외한 전문경영인으로서는 처음 부회장 자리에 올랐다.

1997년 롯데쇼핑 대표이사를 맡은 이래 20여년간 롯데그룹에서 최고경영자(CEO)를 맡은, 국내 500대 기업 중 최장수 CEO이기도 하다.

임직원들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했던 이 부회장의 자살 소식에 롯데그룹도 충격에 휩싸였다.

내부에서는 롯데그룹에 대한 자부심이 남달랐던 이 부회장이 검찰 수사를 앞두고 심한 심리적 압박을 느낀 것 같다는 관측도 나왔다.

검찰은 다음 주 신동빈 회장을 비롯한 총수 일가를 불러 조사할 계획이었으나 핵심 인물인 이 부회장의 죽음으로 수사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 채권단에 공 넘긴 조양호 회장…한진해운 지켜낼까

유동성 위기로 벼랑 끝에 몰린 한진해운이 지난 25일 채권단에 추가 경영정상화 방안을 제출했다.

한진해운은 스스로 자구책을 마련할 사정이 못돼 사실상 한진그룹 차원의 지원책이 담긴 것으로, 조양호 회장이 결단을 내린 셈이다.

산업은행이 공개한 자구안에 따르면 한진그룹과 한진해운은 우선 대한항공[003490]이 두 차례 2천억원 유상증자를 하는 형태로 총 4천억원의 신규자금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만일 대한항공이 지원하는 4천억원에 채권단의 자금 지원을 더하고도 부족한 부분이 생긴다면, 그때 협의해서 그룹 계열사나 조 회장의 개인적인 유상증자 등으로 1천억원을 추가 지원하겠다는 뜻도 전했다.

그동안 관심이 쏠렸던 조 회장의 사재 출연 여부와 관련해 다소 포괄적인 언급이긴 하지만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이 밖에 대한항공이 보유한 영구채 2천200억원에 대해 출자전환·기한연장을 하거나 이자율을 조정해 한진해운의 부담을 덜어주고, 미국 소재 국제 터미널의 채권 600억원을 매각하는 방안 등을 제시했다.

조 회장은 장고 끝에 한진해운의 법정관리 여부를 결정지을 공을 채권단에 넘겼다. 이제 남은 일은 30일께 나올 것으로 보이는 채권단의 수용 여부 결정을 기다리는 것뿐이다.

자구안을 받은 직후부터 채권단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탓에 조 회장이 보완책을 마련할 수도 있지만, 그룹 여건상 '할 수 있는 노력은 다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어서 자구계획이 바뀔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한진그룹이 조중훈 창업자 때부터 육·해·공을 아우르는 통합물류기업을 지향해왔고, 조 회장 역시 지금까지 한진해운의 위기를 해결하고자 1조원이 넘는 자금을 쏟아부었다는 점에서 이 회사의 운명이 조 회장 개인이나 그룹 차원에 미칠 영향도 클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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