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치기·권력남용·폭거" 화난 與지도부…'야성' 발휘?
송고시간2016-08-31 12:04
연일 對野 강경 발언…뒤바뀐 여야 구도에 '속수무책'
(서울=연합뉴스) 류미나 기자 = "합의를 무시한 날치기를 좌시하지는 않을 것이다" "의석수의 힘으로 권력을 남용하고 있다"
과거 야당의 전용 '관용어구'처럼 여겨졌으나 여소야대 지형으로 재편된 20대 국회 들어서는 거꾸로 집권여당인 새누리당 지도부의 입에서 이 같은 비난성 발언이 쏟아지고 있다.
정기국회에서 진행될 내년도 본예산 심사·처리의 '전초전' 성격이 강한 추가경정 예산안 처리가 여야 간 잇단 합의에도 불구하고 계속 지연되자 더이상 '거대야당'에 밀려선 안된다는 위기감에서 초강경 발언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당 핵심 관계자는 31일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야당은 자기들이 소수일 때는 국회선진화법을 무기로 발목을 잡고 억지를 부리더니 이제 국회 의석 숫자가 많아지니까 다수의 횡포를 부린다"면서 "이렇게 되면 우리가 야성(野性)을 발휘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20대 국회를 협치의 국회로 만들자고 약속한 게 얼마나 됐다고 야당은 스스로 '집권야당'이라고 할 정도로 안하무인"이라면서 "야당의 폭거라고 밖에 할 수 없으며, 더이상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정현 대표도 전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두 야당을 겨냥, "숫자의 힘으로 권력을 남용하는 것을 용납하고 응석으로 받아들인다면 대한민국 정치의 미래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원칙과 정도를 사정없이 무너뜨리는 야당에 대해 아주 단단한 각오를 갖고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진석 원내대표도 이 자리에서 "상임위원회와 예산결산특위에서 보이는 야당의 행동은 위헌적 폭거"라며 "정치적 목적을 위해 위헌을 일삼는 야당은 국정을 담당할 자격이 없다"고 힐난했다.
당 소속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들은 지난 29일 전체회의에서 야당이 추경안을 단독 처리하자 이를 "협치를 무시한 야당의 날치기 강행"으로 규정하면서 강력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이런 강경 발언에도 불구하고 20대 국회의 첫 정기국회를 앞둔 당 지도부는 '거대 야당'을 견제할 뾰족한 대책이 없어 속앓이만 하는 모습이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의총에서 야당의 '합의 파기'를 거듭 비난하면서도 "그러나 우리는 집권여당"이라면서 "인내를 갖고 계속 추경안 처리를 위한 협상을 해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대표는 이날 의총에 참석했으나 별다른 발언을 하지 않았으며, 이에 진행을 맡은 이양수 의원은 "이 대표의 말씀 순서가 있으나 야당의 행태가 기가 막히고 어이가 없어서 말씀을 하지 않겠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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