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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은 쿠데타ㆍ민주주의 죽음"…끝까지 맞선 호세프 '말말말'

송고시간2016-09-01 0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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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은 쿠데타ㆍ민주주의 죽음"…끝까지 맞선 호세프 '말말말'

'탄핵' 확정이라니…
'탄핵' 확정이라니…

(브라질리아 AFP=연합뉴스) 브라질 상원은 31일(현지시간) 전체회의를 열어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 탄핵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61표, 반대 20표로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호세프는 30일 안에 브라질리아 대통령궁을 떠나야 한다. 탄핵안 가결로 호세프는 1992년 브라질 역사상 처음으로 탄핵당한 페르난두 콜로르 지 멜루 전 대통령(현 상원의원)에 이어 24년 만에 탄핵을 당하는 두 번째 대통령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사진은 이날 호세프가 브라질리아의 알보라다 대통령 궁에서 비통한 표정으로 심경을 밝히는 모습.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브라질 첫 여성 대통령으로 재선에 성공해 현지 정치사에 한 획을 그은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68)은 탄핵 정국 내내 부당성을 호소하며 젊은 시절 좌파 게릴라 여전사다운 면모를 보였다.

그러나 호세프는 정치권의 탄핵 공세를 막아내지 못한 채 브라질 정치 무대에서 쓸쓸히 퇴장해야 하는 신세가 됐다.

호세프는 1기 집권 중이던 2014년 대선 당시 재정적자 규모를 줄이려 회계부정을 저질렀다는 혐의로 야권의 탄핵소추에 몰렸다.

민심도 집권세력이 연루된 부패 스캔들이 연이어 터지고 경제위기가 확산하자 한때 '서민의 어머니'를 자처한 호세프로부터 차츰 멀어졌다.

탄핵 비판 진영은 그러나 2014년부터 브라질 정국을 강타한 페트로브라스 정경유착 부패 혐의에 연루된 기득권 정치인들이 법적 처벌을 모면하려고 탄핵을 추진한다고 주장했다.

"탄핵은 쿠데타ㆍ민주주의 죽음"…끝까지 맞선 호세프 '말말말' - 2

다음은 탄핵 정국 속에 호세프가 남긴 주요 발언이다.

▲ "쿠데타 음모를 꾸민 주모자들의 모습이 하나씩 드러나고 있다. 미셰우 테메르 부통령은 쿠데타 주모자 중 한사람이다. 그들은 합법적으로 선출된 대통령을 쫓아내려는 음모를 드러내 놓고 진행하고 있다"(2016.4.12, 브라질리아 대통령궁 행사)

▲ "아무런 근거 없이 탄핵이 추진된다는 사실에 분노한다. 나는 충분한 용기와 힘이 있으며 누구도 나를 쓰러뜨리지 못할 것이다. 내 모든 인생에서 그랬던 것처럼 끝까지 싸울 것이며 그들은 내 희망을 꺾지 못할 것이다"(2016.4.18, 하원 탄핵 가결 다음 날 TV 중계 연설)

▲ "브라질의 뿌리 깊은 여성혐오 문화가 이번 탄핵의 강력한 요소가 됐다. 그들(탄핵 추진세력)은 남성에게는 보이지 않을 태도로 나를 대했다. 여성에 대한 편견이 얼마나 심한지 깊이 개탄한다. 이번 탄핵 절차는 부패 의혹에 쫓기고 복수심에 찬 힘 있는 라이벌들의 쿠데타다"(2016.4.19, 하원 탄핵안 가결 이틀 후 열린 기자회견)

▲ "브라질이 매우 위중한 시기를 맞았다. 브라질은 권위주의를 극복하고 민주주의를 견고하게 구축했으며, 브라질 국민은 자유를 원한다. 브라질 국민은 과거로 회귀하려는 어떠한 시도도 막아낼 것으로 믿는다. 민주적 질서가 붕괴하는 상황이 오면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에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2016.4.22, 파리기후변화협정 서명식 참석을 위해 방문한 미국 뉴욕 유엔본부 연설)

▲ "미국도 마찬가지겠지만, 인기가 없다고 (민주적으로 선출된 대통령에 대해) 탄핵 절차에 들어가는 법이 어디 있느냐. 지지도가 낮은 것은 주기적 현상일 뿐이다. 인기가 없다는 이유로 탄핵 절차에 들어간다면 실업률 20%를 겪은 유럽 국가의 대통령이나 총리는 모두 그 대상이 됐을 것이다"(2016.4.28, CNN 인터뷰)

▲ "범죄가 입증되지도 않았는데 상원이 탄핵심판 개시를 결정하고 대통령의 직무를 정지했다. 이는 헌법 훼손 행위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역사적인 과오가 될 것이다"(2016.5.12, 상원의 탄핵심판 개시 표결 이후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올린 글)

▲ "테메르 임시정부가 모든 것을 바꾸려 하지만, 이는 정당성이 없는 행위다. 국민투표가 테메르 정부의 오점을 씻어내는 유일한 방법이다. 국민투표가 대선을 앞당겨 치르는 길을 열어줄 것이다. 새로 대선을 치러야 한다면 나 역시 찬성하겠다. 상원 표결을 통해 탄핵안이 부결돼 대통령직에 복귀하면 새로 대선을 치르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2016.6.10ㆍ15, 현지 방송 인터뷰)

▲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의 이미지를 깨뜨리려는 시도가 숱하게 이뤄지고 있으나 그는 여전히 브라질 국민으로부터 가장 사랑받는 정치인이다. 나는 그가 다음 대선에 나설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2016.6.30, 프랑스 시사주간지 렉스프레스 인터뷰)

▲ "나는 법률적·정치적 위선의 희생자다. 탄핵을 당할 만한 범죄 행위를 저지르지 않았다. 현재 진행 중인 탄핵심판은 무고한 여성을 처벌하려는 것이다. 상원은 정치적 잣대가 아닌 법률적 근거에 따라 판단해주기 바란다. 2014년 대선 결과대로 남은 임기를 마치기 위해 싸우겠다"(2016.7.6, 변호인인 주제 에두아르두 카르도주 전 법무부 장관을 통해 상원 탄핵특별위원회에 보낸 메시지)

▲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는 (테메르 대통령 권한대행이 개막 선언을 하고, 내가 외국 정상·정부대표들과 나란히 앉아 개막식을 지켜보는 장면이 연출되므로)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하기 어렵다"(2016.7.26, 프랑스 국제라디오 방송 RFI 인터뷰)

▲ "대선을 앞당겨 시행하는 방안에 대해 국민의 의사를 묻는 투표가 이뤄지도록 끝까지 싸우겠다"(2016.8.1, 영국 BBC 인터뷰)

▲ "브라질 헌법에 정의된 대통령제하에서 명백한 위법행위를 입증하지 않은 채 탄핵을 추진하는 것은 쿠데타다"(2016.8.17, 상원과 국민에 보내는 편지)

▲ "탄핵은 '정치적 사형선고'나 마찬가지다. 경제적 기득권이 아닌 민주주의에 투표해달라. 탄핵은 쿠데타이자 정권찬탈 행위다. (의회) 쿠데타를 용인하지 말아달라. 민주주의의 죽음이 두렵다"(2016.8.29, 상원 최후 변론)

"탄핵은 쿠데타ㆍ민주주의 죽음"…끝까지 맞선 호세프 '말말말' - 3

penpia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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