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연합뉴스 최신기사
뉴스 검색어 입력 양식

간토학살 93년…"조사하고 사죄·배상해야" 희생 조선인 추모

송고시간2016-09-01 15:20

이 뉴스 공유하기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본문 글자 크기 조정

일본 정부, 학살에는 주목 안 하고 지진재난 방지에 관심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간토(關東)대지진 때 일본인 자경단 등에 학살된 조선인 희생자를 추도하는 행사가 대지진 93주년인 1일 오전 일본도쿄도(東京都) 스미다(墨田)구 요코아미초(橫網町)공원의 조선인 희생자 추도비 앞에서 열렸다.

희생자 넋 위로
희생자 넋 위로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요코아미초(橫網町)공원에서 열린 추도식에서 김순자 한국전통예술연구원 대표가 진혼무를 추고 있다.

'간토대지진 93주년 조선인 희생자 추도실행위원회' 주관 행사에서 실행위원장인 요시다 히로노리(吉田博德) 일조협회도쿄도연합회장은 일본 정부 당국자가 "조선인이 폭동을 일으킨다거나 우물에 독을 넣는다거나 그런 이유 없는 유언비어를 유포했다"고 관련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그는 "계엄령을 선포하고 심지어 무기의 사용을 인정 엄청난 일을 저질렀다. 그 때문에 아무 죄도 없는 조선인이 6천 명 이상 살해당하고, 중국인이 700명 이상 살해됐으며 일본 사회주의자와 노동조합 활동가가 십여 명이 학살되는 큰 사건이 벌어졌다"며 일본의 국가 책임을 강조했다.

에노모토 기쿠지(가<木+夏>本喜久治) 가메이도(龜戶)사건 추도회 실행위원회 부실행위원장은 "군대·경찰뿐만 아니라 자경단을 자처하는 이들이나 동조하는 사람들에 의해 한 명 한 명이 학살됐다"며 "일본 정부는 그 진상을 감춘 채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고 사죄도 배상도 하지 않은 상태로 93년이 지났다"며 진상 규명과 사죄·배상을 촉구했다.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요시다 히로노리(吉田博德) 일조협회도쿄도연합회장이 추도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요시다 히로노리(吉田博德) 일조협회도쿄도연합회장이 추도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재일본대한민국민단(이하 민단) 도쿄지방본부는 도쿄에 있는 민단중앙회관에서 오공태 민단 단장과 이준규 주일본 한국대사 등이 참가한 가운데 '간토대지진 희생 동포 추념식을 열었다.

김수길 민단 도쿄본부단장은 "일본 관헌에 의해 날조된 유언비어와 이를 핑계로 우리 동포들은 무차별 학살한 일본인들의 만행은 인류역사의 치욕으로서 길이 남을 것이며 영원히 규탄될 것"이라며 최근의 헤이트스피치에 대한 우려도 밝혔다.

간토대지진 발생일을 '방재의 날'(防災の日)로 정한 일본 정부는 이날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주재로 난카이(南海) 해구에 거대지진이 발생하는 상황에 대응하는 태세를 점검하는 종합 방재훈련 및 회의를 했고, 조선인 학살에는 큰 관심을 두지 않는 분위기다.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도지사는 요코아미초공원의 조선인 추모행사에 보낸 추도사에서 "극도의 혼란 속에서 많은 재일 조선인이 이유도 없는 피해를 받아 희생된 사건은 우리나라의 역사 속에서도 매우 드물게 참혹한 사건"이었다고 밝혔으나 일본 측의 학살 책임은 언급하지 않았다.

sewonlee@yna.co.kr

댓글쓰기
에디터스 픽Editor's Picks

영상

뉴스